배롱나무
Lagerstroemia indica
7~9월에 꽃이 피는 부처꽃과/배롱나무속의 낙엽 활엽 교목
붉은 꽃이 백일 이상 계속 피고진다 하여 백일홍나무 혹은 목백일홍(木百日紅)이라고도 하는데, 우리말의 발음상 연음 현상으로 인해 “백일홍-배기롱-배이롱-배롱”의 단계를 거쳐 배롱나무가 되었다. 배롱나무는 고려말에 중국으로부터 들어왔으며, 한자어로 자미화(紫薇花)라 하고 나무줄기의 수피를 긁으면 잎이 흔들린다 하여 간지럼나무라 부르기도 한다. 꽃말은 ‘부귀’ 이다.
“배롱나무의 꽃이 지면 가을이 온다 하여 '떠나간 벗을 그리워함'이라는 의미를 갖고 있다. 그래서 산소나 사찰, 사당 주변에 주로 심는다. 나무줄기의 매끄러움 때문에 여인의 나신을 연상시킨다는 이유로 대갓집 안채에는 금기시되었던 수목이기도 하였으며, 배롱나무가 껍질을 다 벗어 버리듯 세속을 벗어버리길 바라는 마음에서 절간에 심기도 하였다. 불가에서 배롱나무는 무욕의 상징이었으나 유학자들은 청백리를 떠올렸다고 한다.”
목백일홍 / 도종환
피어서 열흘을 아름다운 꽃이 없고
살면서 끝없이 사랑받는 사람 없다고
사람들은 그렇게 말을 하는데
한여름부터 초가을까지
석 달 열흘을 피어 있는 꽃도 있고
살면서 늘 사랑스러운 사람도 없는 게 아니어
함께 있다 돌아서면
돌아서며 다시 그리워지는 꽃 같은 사람 없는 게 아니어
가만히 들여다보니
한 꽃이 백일을 아름답게 피어 있는 게 아니다
수없는 꽃이 지면서 다시 피고
떨어지면 또 새 꽃봉오릴 피워 올려
목백일홍 나무는 환한 것이다
꽃은 져도 나무는 여전히 꽃으로 아름다운 것이다
제 안에 소리 없이 꽃잎 시들어 가는 걸 알면서
온몸 다해 다시 꽃을 피워내며
아무도 모르게 거듭나고 거듭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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