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 출발지인 운흥리 마을앞에서 묘봉 능선의 그림같은 산세가 한눈에 들어온다.
산행은 오른쪽 능선으로 올라 주 능선상의 각 봉우리를 차례대로 지난 후 맨 왼쪽 묘봉까지 이어지는 코스이다.
△산행코스 : 운흥리(08:53) ―1.9km→ 안부삼거리(09:38) ―2.0km→ 상학봉(11:45) ―0.9km→ 묘봉(12:28, 중식) ―0.6km→ 북가치(13:30) ―1.0km→ 미타사갈림길(13:58) ―2.6km→ 운흥리(15:08) .. (약 9km, 6:15분 소요)
마을 입구 벽면에 그려진 빛바랜 등산안내도가 오늘의 여정을 확인해 주고 있다.
이곳을 두부마을이라 부르는 이유는 바로 옆에 두부공장이 있기 때문인 듯하다.
마을로 들어서서 앞쪽의 마을회관을 지나 오른쪽으로 나아가면
삼거리에 ‘속리산 국립공원 안내도’가 보이고 묘봉까지 4.7km로 표시된 이정표를 확인할 수 있다.
숲으로 이어지는 길목에 심장돌연사를 경고하는 현수막이 눈에띈다.
산행의 목적이 정상을 오르는 ‘등산(登山)’보다는 자연속에서 심신을 맑게하는 ‘입산’에 있음을 상기해준다.
모든 산을 오르기 위해서는 반드시 비탈진 급경사를 극복해야 하지만
초록의 나무들과 이끼 돋은 바위들, 그 사이에 떨어져 쌓인 낙엽들 속에서 어찌 서둘러 오르기만 할 것인가...
힘에 부치는 오르막길에서도 단지 앞만보고 걸음을 옮기기보단
초록의 숲을 둘러보며 그 숲이 주는 자연의 신선함을 충분히 느끼며 걸을 일이다.
계속되는 비탈길에서 더 험난한 난코스를 만나게 되거든
잠시 걸음을 멈추고 숨을 고르며 뒤를 돌아볼 수 있는 여유도 가져보자.
출발한지 약 45분이 지나 능선 안부의 삼거리에 도착했다.
2km 남짓 오르막길이 비교적 완만한 경사로 이루어져 큰 어려움 없이 오를 수 있었다.
대부분의 코스가 그러하듯 능선 안부까지 오르면 힘든 구간은 거의 지나간 셈이 된다.
이 삼거리에서 오른쪽은 매봉, 미남봉으로 이어지고 왼쪽이 묘봉으로 향하는 길이다.
능선 안부에서 10여분 오르니 비탈길 위에 성벽처럼 둘러진 거대한 암반이 앞을 가로막고
비로소 정상부에 형성된 암릉지대에 이르렀음을 시사해 주는 듯하다.
다시 20여분 오르니 기암괴석의 암봉이 훤히 건네다 보이는 전망터가 나온다.
저곳이 어느 봉우리일까 궁금하던차에 지나가는 사람들이 토끼봉(모자바위)이라고 알려준다.
토끼봉에 오른 사람들이 마치 개미가 움직이듯 작게 보인다.
전망터 왼쪽(北)으로는 산아래 운흥리 마을이 까마득히 내려다 보이고
멀리 가운데에 낙영산(△746m), 그 왼쪽에 조봉산(△687m), 오른쪽에 백악산(△855m)이 위치해 있다.
지나치는 암봉들이 푸른 소나무들과 어우러져 절경을 이루고..
어느새 토끼봉이 뒤쪽으로 멀어지는데
이곳에서 보니 정상부의 바위모습이 토끼의 형상을 닮은 것 같기도 하다.
등산로 오른쪽 북서 방향의 전경..
시계가 그다지 좋지는 않지만 탁 트인 조망이 시원하게 다가온다.
북쪽에 지나온 능선..
주능선에서 뻗어내려 솟아오른 미남봉(△656m)이 오른쪽에 보인다.
투박한 암릉의 바위지대를 조금 벗어나면
초록빛 싱그러움이 산행의 즐거움을 더해준다.
비로봉(△830m)을 지나며 암릉 너머로 상학봉이 보이고
왼쪽 뒤로 속리산 관음봉과 문장대가 눈에 들어온다.
절벽에 걸친 듯 위태로운 비로봉의 바위 사이를 통과하고..
암봉 사이의 협곡을 지나..
상학봉과 뒤쪽에 속리산 문장대..
바위전망터에서 주변 조망을 다시한번 둘러보고..
바위를 내려서며 문득 돌아보니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서있는 소나무가 조화롭다.
상학봉을 오르는 능선 안부 삼거리의 독특한 방향 표지판..
상학봉을 오르며 돌아보니 대슬랩을 이루는 비로봉의 암봉 또한 절경이다.
옛날에 학(鶴)들이 모여드는 봉우리라 하여 상학봉이라 부른다.
정상 표지석 뒤로 비석처럼 서있는 커다란 바위가 인상적이다.
상학봉을 내려서자 왼쪽으로 특이한 형상의 바위가 반기는데
정식명칭의 표지판은 보지 못했지만 사람들은 ‘스핑크스바위’라고 부른다.
상학봉을 지나며 바라본 묘봉 방향의 능선..
맨 뒷쪽에 속리산 능선이 펼쳐지고 묘봉 바로 앞에는 875봉의 거친 바위들이 보인다.
몇개의 암봉을 우회하도록 설치된 데크 계단에는 아직 페인트 냄새가 남아있다.
곳곳에 절경을 이루는 기암괴석의 암봉들을 감상하며..
잠시 암봉들 사이를 잇는 숲길을 지나고..
바위사이를 비집고 나아가면..
어느새 묘봉 정상이 눈앞에 다가온다.
특이한 형상의 묘봉 정상 암릉위에 앞서 오른 사람들이 오락가락 하고 있다.
묘봉을 오르며 돌아보니 북서로 뻗어내린 능선들이 그림처럼 펼쳐진다.
좀더 우측(북)으로 왼쪽부터 875봉, 상학봉, 비로봉, 토끼봉이 한눈에 들어온다.
좀더 당겨본 비로봉과 토끼봉의 모습..
묘봉은 거대한 바위로 형성되어 있는 오묘한 봉우리이다.
충청북도 보은군 속리산면과 경상북도 상주시 화북면의 경계에 있는 산으로 일명 두류봉이라고도 한다.
속리산 연봉 북쪽에 접해있어 속리산을 모산(母山)으로 하는 봉우리이며 주능선 일원에는 기암괴석의 거석들이 즐비하다.
동(東)으로는 관음봉과 문장대에 이르는 속리산 능선이 이어지고 북서(北西)로는 그림같은 암봉들이 병풍처럼 둘러져 있다.
묘봉의 묘할 ‘묘(妙)’자를 토끼 ‘묘(卯)’자로 혼동할 수 있으나 토끼봉은 따로 있고
1750년대 초반에 제작된 『해동지도』에 표기된 이름이 현재까지 사용되고 있다고 한다.
왼쪽 문장대에서 오른쪽 천왕봉으로 이어지는 속리산 주능선이 보이는 동쪽 전경
좀더 당겨본 관음봉과 문장대..
당겨본 속리산 주능선..
마을 건너편에 뾰족한 남산 뒤로 낙영산 능선의 거친 암릉들이 보인다.
정상 한켠에는 故 고상돈 산악인을 추모하는 작은 비목이 세워져 있다.
북가치를 거쳐 출발지인 운흥리로 향하는 하산길..
울창한 수림의 맑고 신선함을 느끼며 여유롭게 걸을 수 있는 완만한 길이다.
미타사 방향으로 내려오다가 갈림길에서 왼쪽 계곡을 건너게 되는데, 계곡에는 물이 전혀 흐르지 않는다.
계절에 따라 다양하게 피어나는 야생화들은 산행이 주는 또하나의 값진 선물이다.
조팝나무 중 유일하게 꽃이 붉은 색이다.
산행을 마치며... 묘봉은 기암괴석이 이루는 수려한 암봉들과 울창한 수림의 아름다운 경관을 큰 어려움 없이 체험할 수 있는 속리산 일원의 훌륭한 산행지 중의 하나이다. 원점 회귀에 대한 문제와 체력적인 부담이 없다면 토끼봉으로 올라 묘봉을 거친 후 문장대까지 이어가는 것이 가장 이상적일 듯하다. 문장대 ~ 관음봉 ~ 북가치의 2.9km 구간이 위험한 암릉구간으로 통제되고 있지만 날씨 좋은 계절에 꼭 시도해 보고 싶은 코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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