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대리 자작나무 숲은 인제 국유림 관리소에서 1990년대 초에 병충해 피해목을 베어내고 자작나무 묘목 70만 그루를 심어 가꾼 숲으로, 일반인들이 들어갈 수 있는 트레킹 코스로 조성된 것은 2012년 8월이다. 약 25년의 긴 세월이 지나면서 이렇게 아름다운 숲으로서 전국적인 인기를 끌게 될 줄은 아마 그 당시 나무를 심던 사람들도 정확히 예상치는 못했을 것이다.(2014년 탐방객 인원수 115,000명) 후손을 위해 자연을 보존하고 가꾸는 일이 얼마나 소중한 일인가를 느낄 수 있는 사례가 아닐 수 없다. 지금도 일반 차량 출입을 통제하고 입구 안내소에 비치된 방명록에 이름과 연락처를 기록해야 출입이 허용되며, 산불조심기간인 봄철(2월 1일 ~ 5월 15일)과 가을철(11월 1일 ~ 12월 15일)에는 출입을 통제하는 등 철저하게 숲을 관리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자작나무숲길은 입구 안내소에서 3.2km의 임도를 포함하여 4개의 트레킹 코스가 조성되어 있어 순백의 자작나무 정취를 만끽하고 천연림과 자작나무숲의 어우러짐 속에서 트레킹을 즐길 수 있다.
안내소를 출발하여 ‘속삭이는 자작나무 숲’이라 명명된 숲 속교실까지 임도를 따라 오르는 길에는 때마침 피어난 구절초, 쑥부쟁이, 벌개미취 등 가을꽃들이 길가에서 반기고, 속살을 드러내듯 하얀 빛깔로 길게 뻗어 오른 자작나무들이 아름답게 숲을 장식하고 있어 지루할 틈이 없이 금세 목적지에 도착하게 된다.
‘속삭이는 자작나무(숲)’이라는 푯말이 세워져 있는 숲속교실 입구에 도착하면 눈앞에 펼쳐진 자작나무 숲에 탄성이 저절로 나온다. 어쩌면 저렇게 가는 나무들이 곧고 길게 뻗어 오를 수 있을까? 그런 순백의 나무들이 빽빽이 들어선 숲을 보면 과연 명품숲이라 부르는 데에 충분한 이유가 있었음을 알게 된다.
이곳 자작나무 숲은 원래 숲유치원으로만 활용되던 곳이였으나 점차 인기를 끌게 되면서 2012년에 산림청에서 트레킹길을 조성했다고 한다. 주요 시설로는 숲 속교실, 생태연못, 전망대, 인디언 집, 탐방로, 화장실 등이 있다.
아이들이 숲에서 맘껏 뛰어놀고 오감을 통해 자연과 교감할 수 있도록 인제군 관내 22개 유아교육기관을 대상으로 체험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다는데, 도시에서 자라나는 아이들이 경험하기 어려운 매우 훌륭한 교육 기회로서 부러움을 살만한 일이다.
마른나무가 ‘자작자작’ 소리를 내며 불에 잘 탄다고 하여 이름 붙여진 자작나무는 강원도 이북의 깊은 산 양지에서 자란다. 높이 20m에 달하고 흰색의 나무껍질이 옆으로 얇게 벗겨지는 특징이 있으며 목재는 박달나무처럼 단단하여 가구를 만드는데 쓰이는데, 팔만대장경도 이 나무로 만들어졌다고 한다.
임도를 따라 내려오며 숲 속에서 들리는 특이한 소리에 바라보니 얼룩다람쥐가 내는 울음소리다. 저 귀여운 모습에서 어찌 저런 소리를 낼까. 처음 들어보는 다람쥐 울음소리도 놀라운 경험이었다. 그리 험한 코스가 아님에도 힘들어하는 일행들의 입장을 고려하여 탐방로 코스를 걸어보지 못하고 임도를 따라 다시 돌아오게 된 것이 아쉬움으로 남는 자작나무숲 체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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