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이작도 작은풀안 해변에서
분기마다 모임을 갖는 친구들과 함께 1박 2일간의 섬 여행으로 대이작도에 다녀왔다. 대이작도는 인천항에서 44km 떨어진 섬으로 고속 페리를 타고 약 한 시간 반 거리에 위치한다. 출발 전 제1호 태풍 '우딥'의 영향으로 전국에 비가 내려 걱정이 되었지만, 다행히 출발 당일 오전부터 구름 사이로 파란 하늘이 열려 맑은 날씨 속에 여행을 즐길 수 있었다.

대이작도의 조형물
대이작도는 소이작도와 함께 ‘이작도’로 불리는 섬이다. 고려 시대에는 말을 사육하던 곳이었고, 조선 말기까지 군마를 훈련하며 국가의 안보를 뒷받침하던 장소였다. 임진왜란 당시에는 왜적의 핍박을 피해 이곳으로 피란 온 이들이 정착하였고, 그중 일부는 해적이 되어 섬에 은신하며 살아갔다. 그로 인해 ‘이적도’라 불리던 섬은 세월 속에서 지금의 ‘이작도’라는 이름을 갖게 되었다.

대이작항
오후 1시 반경, 대이작항에 도착하여 예약해 둔 숙소에서 제공되는 차량을 타고 고개 너머 장골마을로 이동했다.
규모가 작은 섬인 대이작도에는 대중교통수단이 없어 현지인의 차량에 의존해야 한다.

작은풀안 해변의 전망대
숙소에서 운영하는 식당에서 점심을 먹고, 인근 작은풀안 해변의 데크로드를 따라 전망대로 향한다.

전망대에서 바라본 풀등
풀등(하벌천퇴)은 대이작도의 대표적인 관광 포인트이다. 썰물 때만 드러나는 시한부 모래섬으로 하루 중 단 3~5시간만 볼 수 있다고 한다. 바람이 불고 파도에 밀려온 모래가 수천 년을 켜켜이 쌓이고 쌓여 바다 한가운데 풀등이 만들어진 것이다.

전망대에서 바라본 작은풀안해변
작은풀안 해수욕장은 섬 중앙에 위치한 대이작도의 대표적인 해변으로 수심과 경사가 완만하고 수온이 차지 않아 해수욕장으로 최적이라고 한다. 해변 뒤쪽 소나무 숲에는 지정 캠핑장이 있고 양쪽으로 산책로가 조성되어 있다.

전망대에서 바라본 큰풀안해변과 오른쪽 사승봉도
큰풀안해수욕장과 계남마을까지 해변으로 이어지는 길은 없고, 장골마을에서 포장도로를 따라가야 한다.

갯메꽃(Calystegia soldanella)
갯메꽃의 꽃송이는 메꽃과 비슷하지만 잎의 모양이 다르다. 메꽃은 방패 모양인 반면 갯메꽃의 잎은 사진과 같이 동그란 모양이다.

사진제목
해변 산책을 마치고 다시 장골마을로 돌아와 오른쪽 송이산으로 향한다. 장골마을에서 바라본 송이산은 높이에 비해 제법 가파르게 솟아 있어 더운 날씨에는 많은 땀을 흘려야 오를 수 있는 산이다.

송이산 정상의 정자 전망대
대이작도에서 가장 높은 송이산(188.7m)은 속리산이라 불리기도 하며, 여자산 부아산과 달리 산 정상이 뾰족하여 남자산이라 불리기도 한다.

송이산에서 바라본 승봉도
송이산 정상에는 작은 정상석과 함께 동쪽 승봉도 방향을 중심으로 조망되는 섬들의 위치를 표시하는 안내도가 설치되어 있다.
대기가 맑은 날에는 왼쪽으로 인천대교와 강화도까지 조망해 볼 수 있다.

송이산에서 부아산 방향으로 이어지는 등산로
바람이 시원한 송이산 정상의 정자에서 한동안 휴식을 취한 뒤 부아산으로 향한다. 송이산에서 부아산을 오르기 위해서는 다시 해변으로 내려서야 한다.

송이산을 내려서며 보이는 부아산

장골 아래해변에서 바라본 장골부리

장골 아래해변에서 부아산 오르는 길

해당화(Rosa rugosa)
해당화는 바닷가 모래땅이나 산기슭에서 흔히 자란다. 해당화라는 이름에 '바닷가에서 자라는 장미 같은 꽃'이라는 의미를 품고 있다. 꽃이 아름답고 특유의 향기를 지니고 있으며 붉게 익는 열매도 아름답다.

부아산 구름다리
부아산 구름다리는 대이작도 팔경 중 하나로 신선들이 걷는 다리라고 한다. 이른 새벽안개가 그윽할 때 신선들이 세인의 눈을 피해 걷는다는 구름다리로 대이작도 내 유명한 장소 중 하나이다.

부아산 봉수대
부아산 봉수대는 해안가 및 도서지역에 설치된 연변봉수이며, 해상 요충지에 설치하여 적선 출현과 접근을 알리는 역할을 했다.

부아산 정상(△162.8m)
부아산(負兒山, 162.8m)은 마치 여인이 어린 아기를 등에 업고 서 있는 모양과 흡사하다고 해서 ‘부아령산’, 또는 ‘부아산’이라고 불린다. 뾰족하게 솟아 남자산이라 부르는 송이산에 대비하여 부아산은 여자산이라고도 한다. 산 정상에는 주변 섬들을 한눈에 조망해 볼 수 있는 전망대가 설치되어 있다.

소이작도가 내려다 보이는 서쪽 조망
하트 모양의 해안선으로 둘러진 이작도의 지형은 소규모 해적 집단의 은신처로 활용되었다고 한다.
소이작도 뒤로 왼쪽에 문갑도, 오른쪽에 덕적도가 보인다.

당겨본 영흥도 방면 조망
전망이 시원하게 열리는 부아산이지만 시계가 흐린 탓에 자월도와 영흥도가 있는 북동쪽 방향은 카메라에 잘 잡히지 않는다.
날씨가 좋은 날에는 바다와 어우러진 멋진 노을을 볼 수 있는 명소가 될 듯하다.

송이산과 승봉도가 보이는 동쪽 조망

부아산을 내려와 장골마을로 향하는 길
부아산에서 다시 장골마을로 내려와 대이작도 첫날 트레킹을 마친다. 비교적 짧은 거리를 여유롭게 걸었지만 더운 날씨인 만큼 그리 만만치 않은 여정이었다. 대이작도의 해안선은 총 18km로, 곳곳에 데크로드가 잘 조성되어 있지만, 오후에 도착하여 다음날 오후에 떠나는 1박 2일의 일정으로는 섬 전체를 둘러보기에 턱없이 짧은 시간이다.

어선들이 정박해 있는 대이작항
둘째 날 오전은 바다낚시가 예정되어 있다. 일출을 볼 수 있을까 하는 기대에 새벽녘에 눈을 떴지만 구름이 많고 짙은 안개가 하늘을 가렸다. 멋진 저녁노을과 일출의 장관을 보지 못한 것이 아쉽지만 비가 내리지 않은 것만도 다행이라 생각하며 하루를 시작한다.

바다로 나서며 바라본 큰마을 전경
대이작도에는 큰마을, 장골마을, 계남마을 3개의 마을이 있다. 마을마다 밝은 주황색 지붕이 인상적이다. 항구가 있는 큰마을에서 반대쪽 끝에 위치한 계남마을까지 도로가 이어지며 약 3.4km 거리에 도보로 한 시간이면 닿을 수 있다.

낚싯배
현지인 선장의 안내로 인근 해역으로 나서는데, 섬 자체가 육지에서 멀리 떨어져 있기 때문에 바다낚시를 위해 섬에서 멀리 이동할 필요가 없다고 했다.

낚시에 걸려든 놀래미와 이를 탐하는 갈매기
낚시는 나와는 거리가 먼 취미였다. 처음엔 구경만 할 생각이었지만. 선장의 간단한 설명과 주변 분위기에 이끌려 낚싯대를 드리우게 되었다. 그런데 웬일인지 처음 던진 낚싯줄에 제법 큰 고기가 걸려들었다.

만선의 풍요(?)를 싣고 복귀하는 어선
우리는 섬을 멀리 벗어나지 않고 배를 옮겨 다니며 두어 시간 남짓 낚시를 했고, 결과는 예상 이상이었다. 잡히는 어종은 주로 놀래미였고, 큰 것은 어른 팔뚝만 한 크기였다.

오형제바위
낚시를 마치고 우리가 직접 잡은 물고기로 점심 식탁이 차려졌다. 방금 잡아 올린 자연산 회는 보기에도 싱싱했고, 함께한 일행들은 그 맛에 감탄을 아끼지 않았다. 나로선 회를 좋아하지 않지만, 분위기를 해치지 않으려 함께 기뻐하는 마음으로 젓가락을 들었다.

손가락바위(소이작도)
남은 생선은 손질해 포장했고, 친구 중 한두 명은 그것을 기념 삼아 집으로 가져갔다. 이처럼 낚시를 즐기고, 잡은 물고기로 식사를 하고, 또 전리품까지 챙기게 되니 그야말로 일석삼조의 경험이었다.

영화 '섬마을 선생' 노래비
대이작도 모양을 형상화한 이 노래비는 영화 '섬마을 선생'에서 이미자 선생의 노래인 '섬마을 선생님'을 기념하는 뜻에서 만들어진 기념비이다. 1967년 제작된 이 영화는 당대 최고 인기 배우들이 출현했으며, 영화 속에서 섬마을을 남해의 낙도라고 설명하고 있지만 실제 촬영지는 이곳이었다고 한다.

대이작항을 떠나며
항상 그렇듯, 이번 여행도 모임을 주관하는 친구의 꼼꼼한 계획과 배려 덕분에 가능했고, 그 결과는 충분히 만족스러웠다. 새로운 경험을 통해 우리의 자연을 조금 더 알아가는 시간은 언제나 설레는 일이다. 다음 여행에서는 또 어떤 장면과 감정을 마주하게 될까. 더 나은 날씨, 더 좋은 기회가 있기를 기대해 본다.

연안부두와 인근 섬을 오가는 여객선
돌아오는 길, 대이작도를 출발한 배는 여러 섬을 들르며 사람들을 태웠고, 어느덧 배는 거의 만석이 되었다. 창밖으로 스쳐 지나가는 섬들을 바라보며, 문득 이런 아름다운 섬을 자주 찾을 수 있는 인천 주민들이 부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륙에 살며 바다로 향하는 일은 결코 간단한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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