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 미세먼지 보통 수준으로 회복된 주말에 충주호를 배경으로 암릉미와 전망이 뛰어난 신선봉을 찾았다. 산행과 함께 능강계곡의 얼음골을 만나보는 것은 무더운 여름철이 제격일듯 하지만, 미세먼지가 개선되자 지난번 작은동산에서의 아쉬웠던 충주호 주변 경관을 기대하며 한겨울에 신선봉을 찾게 되었다.
△산행일자 : 2019년 01월 26일 (토)
△산행코스 : 능강교→조가리봉→미인봉→학봉→신선봉→단백봉→능강계곡→능강교
△산행거리 : 14.7km (GPS측정 기준)
△소요시간 : 8시간 10분 (휴식/사진촬영 1시간 14분 포함)
신선봉 능선은 능강계곡(자드락길 3코스-얼음골생태길)이 널리 알려지면서 암릉산행과 계곡산행의 장점이 결합되어 많이 찾는 곳이라고 한다. 북쪽 학현리 방향에서는 다양한 코스를 선택할 수 있는데, 오늘은 남쪽 능강교를 출발하여 조가리봉에 오른 다음 능선을 타고 단백봉까지 이어간 뒤 능강계곡으로 원점회귀하는 산행을 해본다.
미세먼지가 약화되며 다시 추위가 찾아온 토요일 아침이다. 능강교 주변의 텅빈 주차장이 쓸쓸한 겨울 분위기를 자아낸다.
날씨를 보니 영하 10도에 미세먼지 농도 60으로 겨우 보통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조가리봉 들머리 E.S리조트
조가리봉은 능강교에서 정방사쪽으로 오를 수도 있지만.. 언덕위에 보이는 E.S리조트쪽 들머리를 이용하기 위해 능강교를 건넌다.
E.S리조트 내 등산로
리조트에 들어서며 때마침 관리인을 만나 조가리봉 가는 길을 쉽게 찾을 수 있었다.
리조트에서 오른쪽 염소농장을 돌아오르니 곧이어 전망탑이 보인다.
리조트 시설인 듯한 전망탑에서 충주호로 둘러진 경관이 내려다 보인다.
원경이 그리 선명치는 않지만 오늘 날씨는 어느정도 조망을 기대해도 좋을 듯 하다.
등로로 이어지는 산책로
계속해서 리조트 내 산책로를 따라 명상의집 방향으로 편안한 숲길을 걷는다.
명상의집 부근.. 진행방향으로 전망이 트이고, 왼쪽 조가리봉에서 신선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이 올려다 보인다.
올라설 조가리봉.. 바위로 둘러진 거친 산세가 드러나고, 무성하게 자라는 소나무 숲이 계절을 잊게 한다.
명상의집을 지나자 산책로 끝 지점에 다시 두 번째 전망탑이 나온다.
전망이 트인 서쪽으로 충주호 주변의 산들이 펼쳐 있고.. 오른쪽 망월산 뒤로는 비봉산도 보인다.
전망탑에서 리조트의 산책로가 끝나고 정방사를 가리키는 이정표 방향으로 등로가 이어진다.
이후 첫 바위전망터에서 월악산을 바라본다. 산행 초반부터 멋진 전망에 발걸음이 지체되기만 한다.
길은 비교적 뚜렷한 편이지만 드문드문 설치된 정방사 이정표가 방향의 확신을 갖게한다.
가파른 사면에서 기암을 만나 첫 휴식을 취하며 다시 충주호 주변 경관에 빠져든다.
이후 조가리봉까지 몇차례 유사한 경관을 볼 수 있는 전망터들이 나온다.
조가리봉은 제천시 청풍면과 수산면의 경계에 있는 산이다.
원래는 낫가리 형상의 적속봉(積粟峰)이라 불렀는데 언제부턴가 조가리봉으로 변했다고 한다.
조가리봉 아래에 정방사가 있으며, 하학현에서 시작하는 금수산 산악마라톤코스가 이어지기도 한다.
정상 바위틈에 기묘하게 자라는 작은 소나무 뒤로 왼쪽에 신선봉, 오른쪽에 금수산과 망덕봉이 보인다.
신선봉 능선은 굴곡이 심하고 기암절벽의 난코스들이 많은 대신 경관이 뛰어나다.
오랫동안 잘 알려지지 않은 산행지였으나 제천시 주최 산악마라톤 코스로 포함되면서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고도 한다.
정방사 갈림길을 지나 이어지는 산악마라톤코스
조가리봉에서 잠시 내려서자 정방사 갈림길이 나온다. 능강교에서 정방사로 오르면 만나는 곳이다.
능선을 지나며 기암절벽과 어우러진 멋진 노송들을 감상하는 것도 신선봉 산행의 장점 중 하나이다.
신선봉 능선은 왼쪽 동산과 오른쪽 금수산 사이에서 서쪽 청풍면 방향으로 뻗어내린 산줄기이다.
조가리봉에서 미인봉까지는 약 1.2km.. 앞뒤로 펼쳐지는 수려한 경관과 기암절벽 사이의 멋진 노송들을 만날 수 있는 길이다.
미인봉은 바위 능선이 많아 그 모습이 미인의 형상을 닮았다 하여 등산객들이 붙인 이름이라고 한다.
본래 이름은 저승봉으로 이곳에 저승골이라는 협곡이 있어 마을사람들이 저승봉이라 불렀다는 설과 멧돼지가 많이 살아 돼지 저(猪) 자를 써서 저승봉(猪昇峰)이라 불렀다는 설이 있다.
미인봉 정상의 기암
미인봉에서 잠시 내려서니 거대한 너럭바위가 나타난다.
비교적 평평한 너럭바위 왼쪽(北)은 아찔하게 절벽을 이루고 바위틈에는 멋진 노송들이 자라고 있다.
미인봉~학봉(3.4km) 능선은 조금 길지만 암릉을 지나며 재미있는 형상의 바위들을 만날 수 있다.
다시 충주호 전망이 내려다 보이는 바위전망터에서 점심과 함께 휴식을 취하며 주변 경관을 둘러본다.
실로 혼자 보기 아깝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멋진 전망이 이어진다.
774봉에서 뒤쪽 학봉 전망데크까지.. 다시 스릴을 느낄 수 있는 험준한 암릉코스가 이어진다.
774봉 아래 기이하게 솟은 손바닥바위를 보고 발길의 흔적을 따라 다가가 보지만 오르기에는 너무 위험스러워 보인다.
기암 우측에 지나온 능선 끝으로 미인봉과 조가리봉이 솟아있고, 그 오른쪽에 작은동산~외솔봉 능선이 보인다.
원경이 선명치 못한 것이 아쉽지만 충주호와 함께 시원하게 펼쳐진 주변 경관을 한동안 바라본다.
이제 학봉 전망대가 올려다 보이고 오른쪽 뒤로 금수산이 보인다.
앞쪽의 마지막 난코스를 지나 학봉에 오르면 이후부터는 평탄한 숲길이 이어진다.
암벽을 가로지르는 트래버스 구간에서는 아찔한 공포가 느껴지기도 하지만 안전하게 지날 수 있는 로프와 발판이 마련되어 있다.
길은 거칠고 험하지만 감탄을 자아내는 경관들이 충분한 보상이 되어준다.
능선을 지나며 계속해서 조망되는 월악산이 보이는 충주호쪽 경관이다.
발아래 능강계곡이 충주호로 이어지고 그 너머 크고 작은 산너울 끝에 월악산 마루금이 솟아있다.
잠시 협곡으로 내려와 학봉 바위절벽의 철계단을 오른다. 철계단을 오르며 대둔산 삼선계단이 연상되기도 한다.
긴장된 마음을 진정시키며 학봉 전망데크에 올라서니 전망대에 홀로선 이정표가 반긴다.
이후 신선봉까지는 전망 없는 숲길이니 굳이 원점회귀가 아니라면 여기서 학현마을로 내려서는 것도 좋을 듯하다.
학봉은 산세가 학이 비상을 준비하는 것처럼 보인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고 하는데..
정상에는 표시석이 없고 높이가 774m로 소개되고 있는 것으로 보아 지나온 774 암봉을 학봉이라 칭하고 있는 듯하다.
무덤이 있는 학봉에서 신선봉 정상까지는 순탄한 흙길로 이어지고 숲이 우거져 주변 조망은 없다.
신선봉은 충북 제천시 청풍면과 수산면의 경계를 이루는 산이다.
신선들이 쉬어 갈 만한 신선대가 있어 붙여진 이름이라고 하는데 신선대가 어딘지는 확인할 수가 없다.
신선봉을 일명 ‘학바위봉’으로도 불리는데, 학봉이라 불리는 774봉이 마치 날아오르는 학을 닮았다는 데서 유래됐으며,
산 아래 마을 학현리의 이름도 이 바위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신선봉 정상은 나무들이 우거져 조망은 없다. 계속해서 900봉이라 표시된 단백봉으로 이어간다.
단백봉은 신선봉 능선 맨 위쪽의 가장 높은 봉우리지만 역시 정상이 나무숲에 가려 조망은 없다.
단백봉에서 보이는 금수산과 하산길 숲의 경관
단백봉에서 능강계곡으로 하산하기 위해 나뭇가지 사이로 금수산을 바라보며 안부로 내려선다.
능강계곡 하산길
단백봉과 금수산 사이의 안부에서 능강계곡 얼음골생태길까지는 등로가 선명치 않다.
다행히 노란 안내 리본이 간간이 달려있어 큰 어려움 없이 내려설 수 있었다.
출렁다리와 소폭포
자드락길 3코스인 얼음골생태길에 접어든 뒤부터는 잘 조성된 계곡길을 걷는다.
계곡에서 250m 거리에 있는 얼음골은 해지기 전에 정방사에 도착해야 하기에 시간상 패스한다.
능강9곡 취적담
능강구곡의 맨 위쪽에 위치한 취적대(翠滴臺)의 폭포와 담(潭)은 능강구곡의 정점을 이루는 최고의 절경이라고 한다.
1960년대 화전민 정리기간 이전까지 총26세대가 거주했던 곳이라고 한다.
산전민들은 참나무 숯을 구워서 내다 팔고, 나뭇짐을 짊어지고 능강나루 건너 청풍장과 수산장에 팔아 생계를 유지했다고 한다.
와불(臥佛)과 능강8곡 만당암(晩塘岩)
계곡 안쪽에 있는 5m 정도의 자연석 암반을 와불이라 하는데.. 약간의 상상력이 필요해 보인다.
만당암은 능강리 상수도 발원지로 보를 막았던 곳으로 너른 반석에 ‘만당(晩塘)’이란 글귀가 새겨져 있다고 한다.
긴 계곡의 끄트머리에서 숲을 벗어나자 하늘이 열리고 길가에 돌탑들이 도열해 있다.
돌탑하면 마이산 탑사의 천지탑이 최고지만, 자연석을 이용하여 정교하게 탑을 쌓은 기술과 정성이 놀랍기만 하다.
돌탑을 지나자 곧이어 능강교가 나온다. 능강교 주차장에 도착해 산행을 마치고 일몰을 보기 위해 정방사로 이동한다.
신선봉 산행안내도 (출처 : www.joytrai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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