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이어지는 폭염을 뒤로하고 친구들과의 울릉도 여행을 위해 강릉에 왔다.
이번 여행은 지난해 가을 기상악화로 취소된 뒤 두 번째 도전인 셈이다.
저녁무렵 경포대에 도착하여 저녁을 먹고 산책삼아 경포해변에 나서본다.
여기저기 쏘아올리는 폭죽들이 밤바다를 수놓고
여행의 설레임속에 경포해변은 잠못이루는 여름밤이 되고 있다.
다음날 새벽..
일출을 보기 위해 다시 경포해변으로 나서는데,
여명속에 경포대의 랜드마크처럼 우뚝한 스카이베이호텔이 인상적이다.
여명이 드리워진 경포해변에는
청결한 아침을 맞기 위한 환경미화원들의 움직임이 분주하다.
점차 여명이 밝아오고 오리바위를 배경으로 일출을 기다리는데,
오늘은 수평선 끝의 검은 구름대로 선명한 일출은 기대하기 어려울 듯하다.
예상대로 일출 시간이 훨씬 지난 뒤에야 구름층 위로 솟아오른 아침해를 볼 수 있었다.
오늘도 뜨거운 하루가 예고되는 가운데
한여름 경포해변의 아침이 차분하게 밝았다.
아침을 먹고, 울릉도로 출발하기 위해 강릉여객터미널에 도착했다.
저녁을 강릉에서 보내니 아침 시간이 여유롭다.
배시간을 기다리며 잠시 손님맞이 준비를 끝낸 안목해변을 바라보는데,
물결이 잔잔한 걸 보니 오늘 운항에서 배멀미 걱정은 안해도 될듯하다.
8:20분에 출발하는 울릉도행 여객선이다.
예상과 달리 저 배는 운항중에 선실 밖으로 나갈 수가 없었다.
답답한 선실내에서 3시간을 보낸 뒤 울릉도 저동항에 무사히 도착했다.
오후 일정은 독도관광이다.
배에서 내려 황급히 점심을 먹고 다시 같은 배로 독도로 출발한다.
기상 여건상 년중 독도에 접안할 수 있는 날이 많지 않다는데,
오늘은 날씨가 좋아 독도에 내릴 수 있다고 하니 다행이 아닐 수 없다.
저동항을 출발한지 두 시간여 만에 독도의 동도나루에 도착했다.
20여분간 짧게 시간이 허용됐지만 독도를 마주할 수 있는 소중한 순간이었다.
동도(東島) 전경..
독도는 동도와 서도 그리고 89개의 부속도서로 이루어진 섬이다.
동도에는 등대와 초소, 헬기장 등의 시설이 있다.
동도의 등대.. 1954년 8월 15일 점등을 시작했다고 한다.
동도의 정상은 우산봉(98.6m)으로
조선시대에 독도를 ‘우산도’로 불렸던 사실에 근거한 명칭이다.
부채바위와 망월대..
보는 각도에 따라 모습이 달라보이는 부채바위를
포효하는 호랑이를 닮았다 하여 호랑이바위라 부르기도 한다.
서도(西島) 전경..
서도에는 어민숙소 시설이 있으며,
정상 대한봉(168.5m)은 경사가 심해 접근이 어려워 보인다.
서도와 탕건봉, 촛대바위, 삼형제굴바위..
동도 해안에서 바라본 서도..
독도 갈매기와 해녀바위..
‘대한민국 동쪽 땅끝’이라 새겨진 동도의 해안 접안시설 준공비다.
한편, 한국전쟁 직후 일본인들의 독도 침범으로부터 독도를 수호하기 위해
1954년 동도 해안에 ‘대한민국 경상북도 울릉군 독도지표’라 새긴 영토표석을 세웠다고 한다.
아쉬운 발길을 돌리며..
단지 아름다운 자연경관에 감탄하고 돌아서기 보다는
우리의 소중한 국토임을 마음에 굳게 새기는 계기로 삼아야겠다.
먼 뱃길에 비해 짧은 독도 관광을 마치고 다시 울릉도로 돌아왔다.
해거름속 저동항..
저동항 방파제와 촛대바위..
노을지는 저동항구..
울릉도에서 노을을 보기 위해서는 저동 반대편의
현포전망대나 석포전망대가 있는 북쪽 해변으로 가야한다.
다음날 새벽..
다시 일출을 보기 위해 촛대바위가 있는 방파제로 향한다.
원래 저동항은 오징어잡이 배의 불빛으로 야경이 아름다운 곳이라고 한다.
이틀 연속 바다위로 떠오르는 일출을 맞이하는 순간..
은은하게 빛나는 수평선 너머 새벽노을이 형언할 수 없는 빛으로 다가온다.
잠시 배경이 되어줄만한 대상을 찾아 북저바위쪽을 바라보지만
해가 뜨는 위치와 너무 멀리 떨어져 있다.
맑은 하늘가에 곱게 물든 새벽노을을 보니
바다위로 떠오르는 둥근 해를 제대로 볼 수 있을 것 같은 예감이 든다.
이윽고 수평선 위로 아침해가 얼굴을 내밀고..
금빛 노을속에 휘황찬란하게 아침해가 떠오르는 감동의 순간을 맞이한다.
박차고 솟은 아침해가 온 누리를 밝히니..
하루 중 하늘이 가장 아름답게 빛나는 순간이다.
어둠속에 잠겼던 촛대바위도 아침 햇살로 반짝이고..
먹이를 찾아 날던 갈매기도 잠시 멈춰서서 아침해를 반긴다.
일출과 함께 울릉도에서의 첫 아침을 맞이하며
또 어떤 풍경들을 만나게 될지 기대와 설레임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거북바위..
아침을 먹고, 기사분이 관광안내를 겸하는 버스에 올라
울릉도 투어를 시작하는데, 나리분지까지 이동한 뒤 나머지 일정을 취소하고
몇몇이 성인봉에 오르기로 한다.
왼쪽 꼭대기에도 작은 거북이 형상이 보이고..
통구미 마을 부근에 있는 이 거북바위는
보는 방향에 따라서는 날카로운 송곳바위로 보이기도 한다.
주마간산 식으로 일주도로를 돌아 현포항에서
코끼리바위를 바라보는데 너무 멀리 있어 자세히 볼 수가 없다.
현포항 위쪽에는 노인바위가 서있는데
암벽에 형성된 결이 노인의 주름살처럼 보인다 하여 노인바위라고 한단다.
풍광이 아름다운 현포항..
이어서 나리분지에 도착하여 산행을 준비한다.
성인봉 산행을 겸한 울릉도 여행으로 1박2일은 너무 짧다.
어렵게 배를 타고 멀리 와서 허겁지겁 떠난다는 것이 아쉽기만 하다.
현재 경비행기가 운행할 수 있는 공항도 건설중이라니
울릉도 여행이 좀 더 편리해 지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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