퀸틴 롯지를 출발하여 트레킹 종착점인 샌드플라이 포인트에 도착한 후 보트를 이용하여 마이터 피크 롯지까지 이동하는 코스이다.
아서강을 따라 내려가며 아름다운 맥케이폭포를 지나 에이더호수를 조망하고 자이언트 게이트 폭포에 도착하여 점심을 먹는다. 종착점인 샌드플라이 포인트에서는 모기와 같이 극성스러운 샌드플라이에 물리지 않도록 조심해야 하며, 보트에 승선하기 위해 오후 4시 이전에 도착해야 한다.
트레킹을 완주한 후 기념으로 완주증이 제공되며 세계 각국에서 온 트레커 들과 함께하는 종주 축하 행사가 있다. (산행거리 21km, 약 6~8시간 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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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포드 트랙 4일차 트레킹 코스
21km의 긴 산행거리지만 완만한 내리막 길로 조성되어있어 페이스를 유지하며 걷는다면 큰 어려움이 없는 코스다.
11/29 07:51
어제 하루 반짝 개였던 날씨가 다시 비를 퍼붓고 있다. 4일 중 빗줄기가 가장 거세다.
앞서 걷는 동료가 출발부터 미리 준비한 우산을 펴들었다.
덤플링 헛까지 1시간, 종착지 샌드플라이 포인트까지 7시간 거리다.
출발 후 2마일 이상을 앞만 보고 걸었다.
구름에 묻혀있는 산봉우리가 가끔 모습을 드러내기도 하지만
비도 내리고 그다지 눈길을 끌만한 경관이 없어 숲속을 마냥 걷기만 했다.
덤플링 헛(Dumpling Hut) 도착
출발한지 50분이 채 안 걸렸다. 부슬비가 계속 내린다.
헛에 도착하여 카메라를 꺼내드니 낯선 일행이 고맙게도 포즈를 취해준다.
나이가 지긋하신 분들이 이런 격의없는 행동을 보이는 것도 문화적 차이인 듯...
덤플링 헛을 지나 10여분 거리에 넓은 개활지를 지나며...
구름속에서 암벽을 타고 흘러내리는 실폭포들의 향연이 펼쳐지고 있다.
25마일 지점을 지나며 다시 온대 우림의 숲길로 이어진다.
이런 숲길을 맑은 날씨에 걸으면 얼마나 신선하고 상쾌할까
평소 착한 일로 덕을 많이 쌓아야 가능한가 보다.
운무에 휩싸인 산봉우리의 모습이 나름 운치있어 보인다.
보트쉐드 대피소(Boatshed Shelter)에 도착
이곳은 보트를 보관하던 곳으로 트랙에서 가장 오래된 건물(1928년)이라고 한다.
퀸틴 롯지에서 약 6마일 거리로 2시간 20분이 소요되었다.
따뜻한 차 한 잔 마시기 위해 실내에 들어가니 샌드플라이 쫓는 약 냄새가 역겹다.
밖에는 벌떼같이 달려드는 샌드플라이 때문에 잠시도 머물기 어려울 정도인데
태연히 앉아 쉬고있는 동료의 모습이 부럽다.
보트쉐드를 출발하여 10여분 거리에 강을 건너는 구름다리를 만난다.
구름다리 위에서 보이는 아서강(Arthur River)의 물빛이 예술이다.
빙하가 녹으며 섞여든 입자들의 영향 때문인지 짙은 초록색을 띤 강물이 너무나 아름답다.
아마도 햇빛의 정도에 따라 그 색의 농도가 다르게 보이지 않을까 생각된다.
여유가 있을땐 이곳에서 송어와 장어 등의 물고기를 관찰할 수도 있다고 한다.
다시 10여분 걸으면 맥케이 계곡(Mackay Creek)을 건너는 구름다리를 만난다.
맥케이 계곡을 흐르는 맑은 물이 갈증을 해소해 주고 마음까지 정화해 주는듯 하다.
맥케이폭포(Mackay Falls)
높이 25m의 캐스케이드형 폭포로,
도널드 서덜랜드와 함께 처음 밀포드 트랙을 개척한 존 맥케이의 이름을 따서 지어졌다고 한다.
폭포 중간에 생긴 물보라가 말해주듯 사진보다 실제로는 상당히 웅장하다.
벨 락(Bell Rock)
맥케이 폭포에 오르는 길 옆에 종 모양처럼 생겨 안을 들여다 볼 수 있는 바위이다.
강건너 산 구경...
산허리에 드리운 구름 아래로 호수처럼 잔잔하게 초록빛 강물이 흐른다.
28마일과 29마일 사이의 포세이돈 계곡(Poseidon Creek)을 건너는 구름다리
포세이돈 계곡을 흐르는 물살
다정히 걷던 노부부가 잠시 멈춰서서 인사를 건넨다.
두런두런 얘기하며 함께 걷는 모습이 참으로 보기좋다.
카메라를 들면 기꺼이 모델이 되어주려는 모습에서도 순수함이 묻어난다.
29마일을 지나서 바위 절벽 사이로 난 가파른 언덕
초기 트랙을 개발할 때 노동자들이 바위를 폭파하고 손으로 다듬어 길을 내었다고 한다.
힘들게 오르는 난코스지만 발아래 펼쳐진 아서강과 에이더호수의
멋진 풍경을 조망할 수 있는 아름다운 길이다.
30마일을 지나 자이언트 게이트 직전에 도착했다.
붉은색 가이드 복장의 이 친구는 밀포드 트랙에 처음 가이드로 나선 듯 하다.
다른 가이드들과 달리 타이즈를 입은 모습을 보면 왠지 웃음이 나온다.
자이언트 게이트 계곡을 건너는 구름다리
이 구름다리 위가 폭포를 조망하기에 좋은 위치이다.
자이언트 게이트 폭포 (Giant Gate Falls)
밀포드 트랙의 끝자락에 위치한 30m 높이의 폭포이다.
엄청난 양의 물이 쏟아지며 일어나는 물보라가 주위를 뿌옇게 감싸고 있다.
카메라 렌즈에 빗방울이 맺힌 흔적도 보인다.
폭포에서 흘러내린 물은 이 계곡을 지나 결국 아서강과 합류하게 된다.
폭포 아래의 바위가 있는 공간은 휴식을 하기에 아주 좋은 장소지만
극성스럽게 달려드는 샌드플라이 때문에 가만히 앉아 있을 수가 없다.
유독 샌드플라이에 민감하다보니 점심을 먹는 동안에도 준비했던 망사를 얼굴에 덮어써야 했다.
에이더호수(Lake Ada)
32마일을 지나며 메인트랙에서 벗어나 호숫로 나아가는 길이 있는데
빗물이 불어난 탓인지 더 이상 호수 가까이 접근할 수가 없다.
넓고 고요한 에머랄드빛 호수를 기대했던 것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다.
이제 마지막 날 트레킹도 거의 종착지에 다다르고 있다.
종일 걷느라 지친 상태지만 마음만은 아름다운 자연속에 좀 더 머물고 싶어진다.
그런 아쉬움과 미련때문인지 숲속의 풍경들에 더 관심이 끌린다.
샌드플라이 포인트까지 마지막 2마일의 넓고 평탄한 길은 1890년도에 45명의 죄수들에 의해 지어졌다고 한다.
캠프오븐 계곡(Camp Oven Creek)
마지막 거리 표시목인 33마일(53.1km) 마커를 지나며 건너는 계곡이다.
샌드플라이 포인트(Sandfly Point)에 도착
테아나우 호수에서 출발하여 맥키넌 패스를 거쳐 샌드플라이 포인트까지
33.5마일이라는 숫자가 선명하게 적혀있다.
아침에 퀸틴 롯지를 출발하여 7시간 20여분이 소요되었다.
출발할 때와는 달리 중간에 비가 약해졌고 가끔 그치기도 하여 그나마 다행이었다.
샌드플라이 포인트 쉼터 (Sandfly Point Shelter)
간발의 차이로 3시에 출발하는 마이터피크 롯지행 보트를 놓쳐 결국 1시간 가까이 쉼터에서 기다려야 했다.
일행 중 가장 나이가 많은 노부부로 70대 중반쯤 되어 보인다.
항상 맨뒤에서 터벅터벅 느리게 걸었지만 무사히 완주한 것에 박수를 보낸다.
샌드플라이 포인트에서 보이는 밀포드 사운드
아서강을 타고 흘러온 물은 종착지인 이곳 분지(Deepwater Basin)에서 밀포드 사운드로 합류한다.
오후 4시에 출발하는 마이터피크 롯지행 보트에 승선
보트가 이동하는 동안 비가 계속 내리고 바람이 부는 추운 날씨인데
동승한 반바지 차림의 가이드가 선실에 들어오지 않고 갑판위에 혼자 앉아있다.
배안으로 들어오라고 손짓해도 가이드의 의무감 때문인지 전혀 움직이지 않는다.
열악한 환경에서도 가이드로서 의무를 다해 인내심을 발휘하는 순간이다.
여자라고 연약할 것이라는 선입관은 버려야 한다.
이동중에 밀포드 사운드의 명물중의 하나인 보웬폭포((Bowen Falls) 앞을 지나간다.
구름속에 가려진 밀포드 사운드
밀포드 사운드 크루즈 여행 시 이용하는 여객선 터미널
내일 아침 다시 이곳에 나와 배를 타고 밀포드 사운드를 한바퀴 둘러보게 된다.
저녁 나절이 되어 비바람이 더욱 거세진 창밖의 풍경
이곳은 관광지임에도 불구하고 통신 수준이 열악해 인터넷 뿐만아니라 휴대폰 통화도 안 된다.
문명은 사람들에게 편리함을 제공해 주지만 그 적정 수준이 어디까지일까를 생각하게 한다.
트레킹을 마친 일행들이 롯지에서 한가로이 휴식을 취하고 있다.
3박 4일간 밀포드 트랙을 걸으며 겪었던 일들과 느낌은 이들에게 평생 추억이 될것이다.
가이드가 주관하는 종료 행사가 열리고 있다.
첫날 글레이드 하우스에서 촬영한 단체 사진과 함께
밀포드 트랙 완주 증서(Certificate of achievement)를 참가자들에게 수여한다.
자신의 느낌과 감사의 표현을 담은 글을 스스로 낭독하는 사람도 있다.
해질녘 롯지 앞 풍경
잠시 비가 멈추고 구름에 덮힌 하늘에 노을빛이 감돈다.
낮이 긴 여름철이기 때문에 저녁 9시가 넘어야 비로소 노을이 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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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포드 트랙 가이드 맵
전체 루트를 보면 항상 그렇듯 지나온 길이 꿈만 같이 느껴진다.
4일 중 하루를 제외하고 계속 비가 내렸지만 1년중 200일 이상 비가 내리는 지역이라고 하니
이곳에서 비를 만나는 것은 어쩌면 당연시 해야 할것 같다.
시기마다 다를 수 있겠지만 이번 트레킹에서는
비가 내려도 대부분 부슬비 정도라서 트랙을 걷는데는 큰 어려움이 없었다.
날씨를 고려한다면 이곳을 여행하는 가장 좋은 시기는 1월중순쯤이 될것 같다.
뉴질랜드의 다른 유명한 트랙들도 꼭 걸어볼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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