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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과사진

[밀포드 트레킹 2일차] 글레이드 하우스 - 폼포로나 롯지

by kelpics 2014. 11. 27.

 

클린튼 강을따라 오르다 하이리어폭포 근처에서 점심을 먹고, 아름다운 클린튼 계곡의 감탄을 자아내는 바위산을 조망하며 폼폴로나 롯지(Pompolona Lodge)에 도착하는 코스다. (산행거리 16km, 약 5~7시간 소요)

 

 

 

 

 

밀포드 트랙 2일차 트레킹 코스

 

오늘이 사실상 밀포드 트레킹을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날로, 폼포로나 롯지까지 16km의 긴 거리지만
경사가 완만한 길이기 때문에 날씨만 문제 없다면 큰 어려움 없이 여유있게 걸을 수 있는 구간이다.

 

 

 

 

 

 

글레이드하우스의 아침 풍경이다.
부슬비가 내리는 가운데 구름의 생김새가 곧 개일 것 같은 느낌을 준다.
이곳 날씨는 악천후 속에서도 늘 이렇게 희망을 안겨주는 속성이 있는듯 하다.
밤새 내렸으니 이제 그칠 때도 됐지 않았나 싶은 생각으로 하루를 기대해 본다.

 

 

 

 

 

 

비가 오던지 말던지 이제 출발이다!
일행들이 첫날 밤을 보낸 글레이드 하우스를 떠나 본격적인 트레킹에 나서고 있다.

 

 

 

 

 

 

글레이드 하우스를 출발하면서 곧바로 첫 구름다리를 만나는데 앞으로 이런 다리를 여럿 지나게 된다.
흐린 날씨의 분위기를 반영하듯 강물의 빛깔이 짙은 녹색으로 무겁게 보인다.

 

 

 

 

 

 

구름다리를 건넌후부터 클린튼 강(Clinton River)을 오른쪽에 두고 강을따라 계속 걷게된다.
매 마일(1.6km)마다 거리 표시 막대가 세워져 있는데 오늘은 총 10개, 종착지까지는 33개를 지나야 한다.
3월부터 10월까지 동계기간에는 눈사태 위험이 있어 이 코스의 트레킹을 금지한다고 한다.

 

 

 

 

 

 

강을 따라 늘어선 울창한 자연림이 싱그럽게 다가온다.

 

 

 

 

 

 

2 마일을 지나면서 〈Site of Mackinnon's - Two Mile Hut, 1889〉라는 표지판이 보인다.
매키넌이 이 트랙을 개척할 당시 2마일 지점에 오두막을 세웠던 터라고 한다.
강을 따라가며 새로운 길을 개척해 나아갔을 당시의 상황을 상상해 본다.

 

 

 

 

 

 

흐린 하늘빛의 반영인듯 흐르는 강물이 검게 보이지만 매우 맑고 깨끗한 물이다.
쾌청한 날씨였다면 청량한 에머랄드빛 강물과 전면의 하얀 산봉우리들이 어우러져
더 아름다운 절경을 이루었을 것이다.

 

 

 

 

 

 

습지 (Wetland)

글레이드 하우스에서 약 40분 거리에 있는 습지탐방 코스다.
메인 트랙에서 벗어난 곳에 있어 갈림길에 배낭을 벗어두고 돌아볼 수 있다.

 

 

 

 

 

 

비가 내리니 더더욱 온 숲이 습지 같은데..
이곳은 이끼류의 습지식물이 군락을 이뤄 번창하고 있는 특별한 지역이다.
뉴질랜드에서도 10%만 남아있는 습지대라고 한다.

 

 

 

 

 

 

가이드가 먼 산을 가리키며 뭔가 설명을 하는데... 구름에 가려 풍경을 제대로 담을 수가 없다.

 

 

 

 

 

 

습지대는 지반이 약해 길에서 벗어나면 위험할 뿐만 아니라 생태계 보호를 위해
이렇게 판자길을 따라 이동해야 한다.

 

 

 

 

 

 

닐번(Neale Burn) 분기점

강을 건너 닐번 밸리로 이어지는 루트가 있었던 곳인듯 하다.
닐번 계곡에는 트레커들이 이용하는 오두막(Hut)도 있었던 것 같은데 현재는 작은 표지판만 보인다.

 

 

 

 

 

 

코스를 걸으며 자주 목격하게 되는 숲속의 이끼식물 군락이다.
이끼식물은 지구상에서 최초로 육상생활에 적응한 식물군으로 약 2만 3000종이 있다고 한다.

 

 

 

 

 

 

자갈같은 작은 돌멩이로 평탄하게 조성된 숲길이 걷는 내내 편안함을 준다.

 

 

 

 

 

 

클린튼 산장 (Clinton Hut)

개별 트레커들이 묵는 숙소로 3마일 거리목 직전에 있다.
가이드 없이 트레킹하는 사람들은 첫날 이곳까지 와서 숙박을 한다.
잠시 휴식을 취하며 물을 채우고 화장실을 이용할 수 있는 곳이다.
산장 근처에는 좋은 계곡 수영장도 있다는데 들러보지는 못했다.

 

 

 

 

 

 

트레킹 시 유의해야 할 것 중 하나는 시간에 너무 쫒기지 말고 마음의 여유를 갖는 것이다.
성급한 마음은 이어지는 아름다운 풍경을 무감각하게 여기게 되고
남들과 보조를 맞춘다거나 남은 거리에 조바심을 내어 서두르다 보면 앞만 보고 걷게 된다.
기상조건에 따라 다르겠지만 밀포드 트랙의 진수를 느끼고 싶다면
빨리 가는 것보다 그 속에 충분히 머물러 좀 더 많은 것을 둘러보며 가는 것이 좋다.
그렇게 해도 하루동안 주어진 목적지까지 도달하는데 시간이 충분하기 때문이다.

 

 

 

 

 

 

4마일을 지나서 넓은 강가로 접근할 수 있는 길이 나온다.
무슨 내막이 있는 강변인 듯 한데 설명을 들을 기회가 없다.
오늘 코스의 절반에 조금 못미치는 곳으로 잠시 강가에 머물며 지친 발을 담그고 휴식을 취하기 좋은 장소다.

 

 

 

 

 

 

계속해서 울창한 숲으로 이어지는 길을 따라가는데,
길의 폭이 두 사람이 동시에 걷기 어려울 정도로 좁아 보이지만 다른 곳에 비해 넓은 편이다.
한 방향으로만 걷는 길이니 자연을 훼손하면서 불필요하게 길을 넓힐 이유가 없는 것이다.

 

 

 

 

 

 

클린튼 강의 분기점(Clinton Forks)
클린튼 강의 북쪽 지류와 만나는 곳으로 분기점이라기 보다는 합류점이라고 해야할듯.

 

 

 

 

 

 

길을 걸으며 강물을 만나면 여지없이 다가서서 바라본다.
연초록 맑은 물이 작은 소(沼)를 이루거나 물살을 일으키며 흐르는 모습이 보기좋기 때문이다.
클린튼 강은 이처럼 급물살을 이루는 곳도 간혹 있지만 대부분 완만한 흐름을 보인다.

 

 

 

 

 

 

대략 6마일을 지나는 지점이다.
푸른 이끼류가 온 숲속을 덮고 있는 온대성 우림지역의 전형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숲을 지나 넓게 트인 지형으로 나서니 좌우로 솟아오른 웅장한 바위산들이 위압적으로 다가오고
곳곳에 희미한 능선을 타고 흘러내리는 가는 실폭포들도 보인다.

 

 

 

 

 

 

하이리어 쉼터(Hirere Shelter)에서의 점심 식사
준비된 도시락을 먹는 동안 샌드플라이가 정신없이 달려든다.
그러고보니 지금까지 샌드플라이 외에는 다른 동물들은 전혀 보지 못했다.
특히 뉴질랜드에는 뱀이 거의 없다고 한다.

 

 

 

 

 

 

쉼터 옆에서 보이는 하이리어 폭포(Hirere Falls)
2단으로 이루어진 계단형 폭포로 높이가 420m에 달한다고 하는데,
왼쪽에 이름없는 폭포가 훨씬 더 높아 보인다.
오늘은 가까이 접근할 수 있는 기회가 없어 먼 발치에서만 바라본다.

 

 

 

 

 

 

점심을 먹고 다시 출발..
두 그루의 거대한 나무가 양쪽에 버티고 서서 지나가는 사람들을 맞이하고 있다.

 

 

 

 

 

 

이끼들의 천국...
숨막힐 정도로 고목을 뒤덮고 있지만 파릇파릇한 색감이 생명력이 넘쳐보인다.

 

 

 

 

 

 

저 폭포줄기 아래에 히든 레이크(Hidden Lake)가 있다.
히든 레이크는 지진과 산사태로 빙하가 떨어지며 만들어진 호수라고 하는데,
호수 주변이 매우 위험한 산사태 지역이라 길이 폐쇄되어 있다.
메인 패스에서 10분이면 닿을 수 있는 거리지만 숨겨진 비경을 안타까워하며 그냥 지나친다.

 

 

 

 

 

 

9마일을 지나면서 나뭇가지 틈사이로 보이는 클린튼 강의 맑은 물

 

 

 

 

 

 

온 몸에 이끼를 두르고 장승처럼 우뚝선 고목들

 

 

 

 

 

 

바위 절벽을 타고 층층이 떨어지는 폭포수가 일품이다.
가까이 접근할 수 있는 길이 있지만 비가오니 모두들 그냥 지나쳐버려 혼자서 갈 용기가 나질 않는다.

 

 

 

 

 

 

앞서 가던 일행이 다리 건너 멋진 풍경 앞에 포즈를 취하지만 줌이 아니라서...

 

 

 

 

 

 

다리를 건너며 뒤돌아보니 V자 협곡 위로 푸른 하늘이 보인다.
이미 지나온 길은 개이고 앞으로 나아갈 길은 계속 비가 내린다.

 

 

 

 

 

 

수많은 폭포수들이 바위절벽을 타고 내려와 이렇게 강을 이루어 협곡을 지나간다.
너무도 맑고 깨끗해 이런 물속에는 물고기도 못살 것 같다.

 

 

 

 

 

 

다시 훤히 열린 초원지대를 지난다.
비로소 매키넌 패스와 폼포로나의 빙하를 조망할 수 있는 곳이지만 앞에 놓인 산봉우리들이 여전히 자취를 감추고 있다.
날씨만 좋았다면 그림같은 풍경에 힘이 절로 날텐데... 종일 궂은 날씨속에 이제 서서히 지쳐갈 싯점이다.

 

 

 

 

 

 

버스 정류장 쉼터(Bus Stop Shelter)

버스가 올 때가 아직 안 됐는지 정류장 안이 텅비어 있다.
산중에 버스 정류장이라... 이름도 재미있게 지어놨다.
실은 바로 다음에 건너게될 멀리너 계곡의 다리가 폭우에 잠겼을 때 이용하는 대피소라고 한다.
이렇게 산행중에 폭우로 위험한 경우에는 헬기로 하산시켜 주는데... 실로 불행한 일일듯.

 

 

 

 

 

 

오늘의 최대 난코스 멀리너 계곡(Marlene’s Creek)이다.
원래 철골구조의 다리가 놓여있었는데 폭우에 휩쓸려 떠내려가 이 돌무더기 계곡을 직접 건너가야 한다.
다행히 폭이 그리 넓지 않고 물이 넘치지 않아 무리없이 건너갈 수 있다.

 

 

 

 

 

 

계절상으로는 이미 여름이지만 계곡 돌틈 사이에는 아직 잔설이 남아있다.
앞서서 계곡을 건너가던 일행이 막바지에 비를 못참고 결국 우산을 펴 들었다.

 

 

 

 

 

 

폼폴로나 산장(Pompolona Lodge)

글레이드 하우스를 출발한지 약 6시간만에 목적지에 도착했다.
개별 트레커들의 숙소인 민타로 헛(Mintaro Hut)까지는 여기에서 1시간 반을 더 가야 한다.
한 시간 정도 앞선 클린튼 헛에서 출발했으니 총 거리는 거의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
내일 도전하게 될 매키넌 패스까지는 3시간 반이 걸린다.

 

 

 

 

 

 

폼포로나 롯지는 깎아지른 듯 솟은 바위산에 둘러싸여 있다.
흰 눈을 이고 구름속에 솟아있는 희미한 봉우리들이 꽤 위압적이다.

 

 

 

 

 

 

트레킹을 마친 일행들이 휴식을 취하고 있다.
장시간 빗속을 걸으며 사진 한 장 담기조차도 쉽지 않은 하루였지만
도착해서 시간여유가 생기니 미처 못보고 지나쳐온 광경들이 더 아쉬워진다.
젖은 옷과 신발을 말리고 휴식을 취하며 내일을 기대하는 마음으로 하루를 마무리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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