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구산(座龜山,△657m)은 충청북도 증평군 증평읍 율리에 위치해 있는 산이다. 보은군 속리산 천왕봉에서 경기도 안성 칠장산에 이르는 한남금북정맥 중 최고 높은 봉우리(해발 657m)로 청주시와 증평군의 경계를 이루고 있다. 좌구산 정상에서 서쪽 방향으로 뻗어 내린 산줄기의 약 2.5km에 있는 망월산에서 올려다보면 산의 모양이 건강과 장수를 상징하는 거북이처럼 생겼다고 하여 자리좌(座), 거북구(龜) 자를 써서 좌구산이라고 부른다.
△산행코스 : 좌구산자연휴양림→천문대→제1쉼터→제2쉼터→돌탑봉우리→좌구산정상 (동일 코스로 하산)
△산행거리 : 왕복 약 7km (약 2:30분 소요)
자연휴양림에 숙박을 하며 신비로운 우주의 모습을 감상하는 것도 좋은 추억이 될 듯하다.
휴양림 길을 걸으며 이 고장의 문인으로 알려진 조선조 김득신의 시비가 군데군데 세워져 있어
옛 시인의 풍류와 한시의 멋을 느끼며 걸을 수 있다.
栗峽道中(율협도중) / 밤티골 가는 길에 (김득신)
客子發淸曉(객자발청효) / 맑은 새벽길 떠나는 나그네
行行壟坂長(행행롱판장) / 가도 가도 언덕은 길기만 하네
冷烟生古寺(냉연생고사) / 찬 연기는 오랜 절에서 나고
群木立層岡(군목입층강) / 뭇 나무들은 층층 언덕에 서 있네
巖底鳴泉響(암저명천향) / 바위 아래 샘물 소리 울리고
木間射月光(목간사월광) / 숲 사이에 달빛이 비치네
逢春猶未返(봉춘유미반) / 봄을 맞아도 아직 돌아가지 아니함은
只爲避豺狼(지위피시랑) / 이리와 승냥이를 피하기 위함이라네
백곡(栢谷) 김득신(金得臣).. 1604~1684 (선조~숙종). 조선시대 시인으로 본관은 안동, 자는 자공(子公), 호는 백곡(栢谷), 구석산인(龜石山人)이며, 진주목사 김시민의 손자, 부제학 김치의 아들로 증평(옛 청안현)에서 태어나 성장하였으며, 증평읍 윤리 밤티마을 좌구산 자락 아래에 그의 묘가 있다. 그는 머리가 나빠 어릴 적 늘 우둔하다고 놀림을 받았으나, 피나는 노력을 통해, 39세가 돼서야 사마시(司馬試)에 합격하여 진사가 되고, 환갑이 다된 59세의 늦은 나이에 증광문과에 급제하여 벼슬길에 오른 대기만성(大器晩成)의 노력가로서 「백이전」은 무려 11만 3천 번 읽고, 1만 번 이상 읽은 책만도 36편으로 다산 정약용조차 "문자가 만들어진 이래 종횡으로 수천 년과 3만 리를 다 뒤져도 대단한 독서가는 김득신이 으뜸"이라고 했을 만큼 가히 다독(多讀)의 독서왕으로 알려져 있다.
빽빽이 들어선 나무들 사이로 솔솔 불어오는 봄바람을 느끼며...
큰 바위가 마치 칼로 베어낸 인공 조형물 같이 특이한 모양이다.
소나무들 중에는 이렇게 베인 자국이 남아있는 나무들이 종종 보인다.
소나무에 남겨진 아픈 역사의 흔적.. 소나무의 줄기에 상처를 내어 송진을 채취한 흔적으로, 일제강점기에 군수자원을 얻고자 우리나라 국민들을 혹사시켜 송진을 채취하였는데, 나무에 V자로 홈을 파고 도구를 사용해 드럼통에 송진을 공출하였다고 합니다. 이때 고사되거나 잘려나간 나무도 적지 않았다고 합니다. (안내문에서)
이런들 어떠하리 저런들 어떠하리 만수산 드렁칡이 얽어진들 어떠하리...
연리지(連理枝)는 뿌리가 다른 나무가 서로 엉켜 마치 한 나무처럼 자라는 매우 희귀한 현상으로 남녀 사이 혹은 부부애가 진한 것을 비유하며 "사랑나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또한 효성이 지극한 부모와 자식을 비유하기도 하며, 부부애와 효성이 처음부터 끝까지 한결같기를 바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안내문에서)
가파른 고갯길에 도열하듯 늘어선 나무들
정상 부근의 가파른 오르막을 오르며 오른쪽에 보이는 전나무 숲
정상에 이르는 길목을 지키려는 듯.. 뾰족뾰족하게 날을 세운 칼춤 바위들
칼춤은 "검무, 검기무, 황창랑무"라고 부릅니다. 그 옛날 사냥이나 전쟁을 목적으로 추는 무기무용에서 시작하여, 궁중에서 큰 잔치 때에 추는 예술무용의 하나이며, 호국보훈의 의지를 담은 춤의 한 종류입니다. 좌구산을 오르다 바라보는 이 바위의 형상이 마치 칼춤을 추는 모습을 하고 있어서 "칼춤바위"라고 명명하여 부르고 있습니다. (안내문에서)
정상까지 약 1시간 10분이 소요되었다.
미세먼지로 시계가 깨끗하게 트이지 않는다.
왔던 길로 다시 내려와 인근에 산책로가 조성되어 있는 삼기저수지를 둘러본다.
좌구산 아래 율리 마을에 있는 저수지로 둘레에 약 3km의 산책로가 조성되어 있다.
산책로 곳곳에 김득신의 시비와 석조 관음보살입상 등이 세워져 있다.
題佰夷傳(제백이전) / 백이전에 쓰다 (김득신)
奇哉馬史佰夷傳(기재마사백이전) / 기이하구나 사기의 백이전
厓老山翁讀萬番(애로산옹독만번) / 서애와 오산은 만 번을 읽었다네
吾亦讀之充億數(오역독지충억수) / 나 또 한 억 번이나 읽었으니
胸中疑翳豈伊存(흉중의예기이존) / 가슴속에 의심 나고 어두운 게 있을 쏜 가
龍湖(용호) / 용호에서 (김득신)
古木寒雲裏(고목한운리) / 고목은 찬 구름 속에 잠기고
秋山白雨邊(추산백우변) / 가을 산엔 소낙비 들이친다
慕江風浪起(모강풍랑기) / 저무는 강에 풍랑이니
漁子急回船(어자급회선) / 어부가 급히 뱃머리 돌리네
次韻(차운) / 차운하다 (김득신)
曲江遷客幾時廻(곡강천객기시회) / 곡강으로 옮긴 나그네 몇 번을 오갔나
怫鬱離懷苦未裁(불울이회고미재) / 불울과 이회의 괴로움 헤아릴 수 없네
赤日上山銷薄霧(적일상산소박무) / 붉은 해 산 위에 떠오르니 옅은 안개 걷히고
淸泉走壑吼輕雷(청천주학후경뢰) / 골짜기 흐르는 시냇물 소리 가벼운 우리 소리인 듯
頻成吉夢題僧壁(빈성길몽제승벽) / 자주 꾸는 길몽을 절벽에 쓰며
强覓新詩倚石臺(강멱신시의석대) / 애써 새로운 시상을 떠올리며 석대에 기대었네
可惜春光今己盡(가석춘광금기진) / 아쉽구나 봄날이 이제 벌써 다 스러져가니
紛紛花瓣委蒼苔(분분화판위창태) / 꽃잎들이 푸른 이끼 위에 어지러이 지네
頭陀寺(두타사) / 두타사 (김득신)
爲訪頭陀古寺來(위방두타고사래) / 일부러 두타의 옛 절 찾아오니
耽看泉石不知廻(탐간천석부지회) / 경치 구경에 빠져 갈 길 몰라 하노라
層厓鶴去已多歲(층애학거이다세) / 층층 바위엔 학 떠난 지 오래고
唯有碧桃花自開(유유벽도화자개) / 오직 벽도화만 혼자서 피었어라
摩挲倦眼獨憑危(마사권안독빙위) / 지친 눈 비비며 위태로운 곳에 의지하니
政是淸秋宋玉悲(정시청추송옥비) / 바로 이 맑은 가을 송옥의 슬픔 자아낸다
白日峽中雷雨黑(백일협중뇌우흑) / 한낮 협곡엔 천둥 치고 캄캄하니
靈湫應有毒龍移(영추응유독룡이) / 신령스런 못엔 아마도 독룡이 왔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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