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산행과사진

[문경] 운달산 .. 햇볕 따사로운 초겨울 산행

by kelpics 2015. 12. 12.

 

 

 

 

 

 

운달산(雲達山)은 경북 문경시 산북면에 위치한 높이 1,097m의 산으로 주변에 주흘산(1108m), 대미산(1115m), 백화산(1063m) 등과 인접해 있는 문경에서 세 번째로 높은 산이다. 겉으로 보기에 정상이 두드러져 보이지 않아 부드러운 육산(陸山)으로 보이지만 정상에 닿기 위해서는 몇개의 암벽을 오르내리는 스릴 있는 코스가 숨어 있기도 하다. 남쪽 기슭의 울창한 송림에 신라 진평왕 10년(588년) 운달조사가 창건한 고찰 김룡사(金龍寺)있으며 김룡사 일원의 운달계곡은 문경8경의 하나로 꼽히고 있다.

 

△산행코스 : 김룡사일주문 주차장 → 냉골 → 장구목 → 운달산 정상 → 헬기장 → 화장암 → 김룡사 → 일주문주차장 .. (약 9.4km, 6:14분 소요)

 

 

 

 

 

 

 

 

 

입구의 전나무 숲..

 

주차장에 들어서며 마주하는 전나무 숲이 참으로 인상적이다. 김룡사 숲이 이렇게 잘 보존된 이유는 운달산이 능묘의 제사에 쓰이는 향목과 목탄을 조달하기 위해 수목을 보호하던 향탄봉산(香炭封山)이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수령 300년이 넘는다는 이 아름드리 전나무 숲을 보며 이곳에 존재해 왔던 오랜 역사의 숨결이 느껴지는 듯 하다.

 

 

 

 

 

 

 

 

 

김룡사 일주문..

 

‘雲達山金龍寺(운달산김룡사)’ ‘紅霞門(홍하문)’ .. 入此門內 莫存知觧(입차문내 막존지해), 無觧空器 大道成滿(무해공기 대도성만) .. 이 문에 들어오거든, 안다는 것을 버려라. 비우고 빈 그룻에, 큰 깨달음이 가득 차리라 .. 굳이 수행을 위해 사찰에 들지 않더라도 산행을 출발하는 싯점에 한 번쯤 되새겨 볼만한 글귀이다.. 붉은 노을을 뜻하는 홍하문의 ‘홍하’는 ‘붉은 노을이 푸른 바다를 뚫는다(紅霞穿碧海)’에서 유래한 말로 불국토의 세계를 의미하며, 홍하문은 불국토인 부처의 세계에 들어감을 상징하는 문이라고 한다.

 

 

 

 

 

 

 

 

 

울창한 수림속을 지나며..

 

운달계곡을 따라 이어지는 넓고 완만한 숲길이 한동안 이어진다. 운달산은 비교적 교통편이 나빠서 덜 알려진 산중의 하나로 오염되지 않은 자연의 정취를 만끽할 수 있는 깊은 산이라고 소개되고 있다.

 

 

 

 

 

 

 

 

 

작은 폭포로 흘러내리는 냉골 계곡물..

 

겨울이지만 시원한 물줄기를 바라보며 계곡을 오르니 기분이 더욱 상쾌해진다. 바람 없이 온화한 겨울 날씨도 자연의 정취를 느끼게 하는데 한몫을 하고 있다. ‘냉골’은 여름철에 많은 피서객들이 찾아 오는데, 계곡을 흐르는 물이 맑고 차갑기가 얼음 같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 한다. 그리 큰 계곡은 아니지만 상류까지 길게 이어지는 계곡에 끊임 없이 물이 흘러 녹음이 우거진 여름철에는 인기 명산으로서도 손색이 없을 듯 하다.

 

 

 

 

 

 

 

 

 

 

 

 

 

 

 

 

낙엽을 밟으며..

 

계곡을 따라 이어지는 등로에 낙엽이 수북히 쌓여 있다. 대부분 길이 잘 나있지만 낙엽으로 덮인 곳이나 바위틈을 지나 계곡을 건너는 일부 구간에서는 길이 모호한 지점도 있어 사람들의 발길이 매우 드문 곳임을 알 수 있다. 오늘도 주말임에도 정상에 도착할 때까지 아무도 보이지 않는 조용하고 호젓한 산행을 하게됐다.

 

 

 

 

 

 

 

 

 

낙엽이 쌓인 돌틈 사이로 실개천이 흐르고..

 

 

 

 

 

 

 

 

 

한 시간 넘게 이어지는 계곡..

 

 

 

 

 

 

 

 

 

계곡물이 잦아드는 상류지점에 이르니 능선부가 열리고..

 

 

 

 

 

 

 

 

 

조릿대가 자라는 서어나무숲 너머로 정상부가 엿보인다..

 

운달산은 활엽수 원시림이 하늘을 가리고 전나무 숲과 서어나무 군락지가 꽉 들어차 웅장하면서 포근한 느낌이 드는 신비로운 산이라고 소개되고 있는데, 녹음이 우거진 계절에 보면 그 설명대로 실감이 날 듯 하다.

 

 

 

 

 

 

 

 

 

장구목(△877m)..

 

표지판에 왼쪽 운달산 정상이 1.1㎞, 오른쪽 장구령이 1㎞ 로 표시되어 있고 운달산 정상과 장구령을 잇는 이 능선길이 문경대간 등산로 임을 알려준다. 능선 안부를 이루는 이곳 장구목까지 전방 약 2백여 미터의 구간이 매우 가파른 비탈길이었지만 하산하게 될 화장암 방면의 능선길에 비해 비교적 완만한 경사를 이루고 있어 큰 부담 없이 오를 수 있는 코스이다.

 

 

 

 

 

 

 

 

 

바위전망대에서 바라본 동쪽 전경..

 

장구목에서 능선을 따라 약 20여분 오르면 두 개의 바위전망대가 잇따라 나온다. 운달산 산행중에 유일하게 조망을 즐길 수 있는 곳이다. 지도를 보니 운달계곡 너머 가운데에 솟은 산이 갓산(673m), 그 왼쪽 뒤로 솟아오른 산이 공덕산(914m)인 듯 하다. 하늘은 구름 한 점 없이 맑지만 박무의 영향인지 원경이 조금은 아쉬운 풍경이다.

 

 

 

 

 

 

 

 

 

바위전망대에서 오른쪽으로 보이는 운달산 봉우리..

 

 

 

 

 

 

 

 

 

바위 전망대에서 바라본 북쪽 전경..

 

좀 더 오르니 등로를 벗어나 왼쪽으로 두 번째 바위전망대가 나온다. 이곳에서는 왼쪽(北)으로 좀 더 시야가 열려 전면에 대미산(1,115m)과 그 오른쪽 뒤에 하얀 슬랩들이 눈에 띠는 황장산(1,078m)이 건네다 보인다.

 

 

 

 

 

 

 

 

 

바위전망대에서의 동북쪽 파노라마..

 

 

 

 

 

 

 

 

 

푸른 하늘을 향해..

 

전망바위를 지나 정상으로 향하는 등산로는 갑자기 절벽에 막혀 끊어진다. 설치된 로프를 이용해 절벽을 내려서야 하는데, 바위면에 얼어붙은 로프가 떨어지질 않아 애를 먹었다. 나무처럼 딱딱한 로프를 잡고 겨우 내려서서 보니 오른쪽에 우회로가 보인다. 주변을 살필 겨를 없이 앞만 보고 걷다가 겪게 되는 쓸데없는 고생들이다.

 

 

 

 

 

 

 

 

 

운달산 정상(△1,097m)..

 

운달(雲達)이라는 산 이름은 김룡사를 창건한 운달조사의 이름에서 유래했다는 설이 있으며, 운달은 ‘해탈의 경지에 오른다’ 는 의미를 담고 있다. 운달산은 옛 이름으로 용암산(龍岩山) 또는 용뢰산이라고도 불렀다고 한다.

 

 

 

 

 

 

 

 

 

정상의 전망바위에 서서..

 

 

 

 

 

 

 

 

 

정상 전망바위에서 보이는 서쪽 문경읍 방향 전망..

 

정상 전망바위에 올라서자 서쪽 문경읍 너머로 백화산~황학산 능선이 역광에 박무의 영향으로 희미하고 오른쪽 주흘산은 전망이 제한적이다.

 

 

 

 

 

 

 

 

 

정상부에 늘어선 바위들..

 

 

 

 

 

 

 

 

 

 

 

 

 

 

 

 

정상을 지나 하산길로 들어서며..

 

 

 

 

 

 

 

 

 

화장암 방면 하산길..

 

 

 

 

 

 

 

 

 

화장암(華藏庵)..

 

화장암은 본래 중암(中庵)이라 불렸으나, 영조 34년(1758년)에 백련(白蓮)화상이 중건하여 화장암으로 개칭하였다. 영조 44년(1768년)에 영파성규(影波聖奎)화상이 영각(影閣)을 건립한 이후 중수를 거듭하였으며, 현존 건물은 법당과 요사, 정문 등이며 법당에는 여러분의 진영이 모셔져 있다고 한다. (화장암 이야기 중에서)

 

 

 

 

 

 

 

 

 

화장암 앞뜰의 12월의 목련..

 

 

 

 

 

 

 

 

 

화장암 옆을 흐르는 계곡수..

 

 

 

 

 

 

 

 

 

운달산의 상징 곧게 뻗은 전나무..

 

 

 

 

 

 

 

 

 

 

 

 

 

 

 

 

김룡사(金龍寺) 전경..

 

김룡사는 신라 28대 진평왕 10년(588년)에 운달조사(雲達祖師)가 초창하였으며 그후 임진왜란으로 전소하고, 조선조 16대 인조 2년(1624년)에 혜총선사(慧總禪師)가 중창 한 후 태휴(太休) 등 세분대사가 삼창하였으며 건평이 1188평에 48동의 건물과 14개의 암자가 있었다고 하나 지금은 화장암, 양진암, 대성암, 금선대 등이 있고 나머지는 유지(遺趾)만이 전할 뿐이다. (김룡사 안내문)

 

 

 

 

 

 

 

 

 

금강송에 둘러싸인 대웅전..

 

풍수설에 따르면 김룡사의 가람은 소가 누운 형국인 와우형(臥牛形)으로 이런 지세에선 큰 인물이 나온다고 하는데, 스님들은 그 소의 눈에 해당하는 명부전에 머문다고 하며, 실제 조계종 종정을 지내셨던 성철·서암·서옹, 그리고 법전 스님이 이곳에서 수행을 했다고 한다.

 

 

 

 

 

 

 

 

 

대웅전 불상..

 

인조 27년(1649) 설잠대사(雪岑大師)가 조성한 대웅전의 불상은 그 규모가 웅대하며 기예(技藝) 또한 현묘(玄妙)하고, 성균대사(省均大師)가 만든 후불탱화가 유명하다. (김룡사 이야기 중에서)

 

 

 

 

 

 

 

 

 

성철스님이 머물렀다는 상선원..

 

 

 

 

 

 

 

 

 

김룡사 경내 풍경..

 

 

 

 

 

 

 

 

 

김룡사를 나서며..

 

 

 

 

 

 

 

 

 

김룡사 입구에서 바라본 운달산 능선..

 

 

 

 

장갑을 주워다 주신 고마운 이야기 ..
오전에 산행을 출발하면서 장갑을 꺼내 들었다가 의외로 포근한 날씨에 장갑을 호주머니에 넣고 산행을 하게 되었다. 중간 쯤 지점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며 장갑이 없어진 사실을 알게 되었지만 어디쯤에서 떨어졌는지를 짐작할 수가 없어 난감했다. 우리 이외에는 오가는 사람이 없으니 하산할 때 만나는 길에서 살펴 보기로 일말의 희망을 걸 수 밖에 없었다.

그 후 정상에서 점심을 마치고 막 출발하려는 때에 다른 한 팀이 정상에 도착하고 있었다.
오늘 운달산에는 우리만 산행에 온 줄 알았는데.. 한편 반갑다는 생각을 하며 돌아서려는 순간..

"저기, 혹시 장갑 잃어버리지 않으셨나요?"

이 얼마나 반갑고 고마운 소리인가! 우리가 지나온 길을 일정 시간 뒤에 지나 오면서 각각 한 쪽씩 길가에 떨어진 장갑을 주워 고이 간직하고 왔던 것이다. 지나다가 사람을 만나면 주인을 찾아줘야겠다는 생각을 하고서 말이다. 참으로 친절하고 훌륭한 심성이 아닐 수 없다. ‘역시 산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마음이 어질고 착해! 남을 배려하는 마음도 이토록 남달라.’ 덕분에 상실감에 허전했던 마음에서 벗어나 즐겁게 하산할 수 있었다.

잃어버린 장갑을 찾아준 것 뿐만아니라 소중한 가치를 배우게 해준 그 분께 다시 한번 감사드린다.

 

 

 

 

 

 

 

 

GPS 산행 기록

( 문경운달산_20151212_090459.gpx )

 

 

 

 

 

 

 

 

운달산 산행안내도 (출처 : www.joytrail.net)

 

 

 

문경운달산_20151212_090459.gpx
0.18MB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