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코스 : 동창교(자광사입구) → 송계삼거리 → 영봉 → 중봉 → 하봉 → 보덕암 → 송계2교(통나무집) .. (약 8km, 6:45분 소요)
충주호월악선착장 인근에서 바라본 월악산 전경..
가을 단풍 산행지로 기대를 했다가 결국 겨울이 되서야 월악산을 다시 찾게 되었다. 가끔 근처를 지나며 먼 발치로 바라볼 때마다 우람하게 치솟은 모습에 때론 다가가고 싶은 동경심에 들뜨기도 하고 때론 그 험준한 모습에 두려움이 전해지기도 했던 그 영봉에 오늘 비로소 다시 서게됐다.
송계리 인근에서 바라본 겨울 월악산..
오른쪽 영봉에서 왼쪽 중봉과 하봉으로 이어지는 능선..
삭막한 겨울 산에 하얗게 눈꽃이 피었다. 구름이 짙게 깔려 비록 시야는 흐리지만 산정에서 보게 될 화려한 상고대를 기대하며 산행을 시작한다.
성장이 멈춘 회색빛 겨울 숲은 동면에 들어선 듯 고요하다..
산신각 위의 게이트를 지나며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된다..
가파른 돌계단이 연속되지만 능선 안부가 보이니 힘이 솟고..
능선 안부를 지나 전망대에서 보이는 동남쪽 조망..
왼쪽 뒷편에 주흘산이 희미하게 조망된다.
오전 10시가 넘어 해가 중천에 떠있을 시간이지만 짙게 드리운 구름과 연무가 걷히지 않아 시계는 여전히 어둡다. 깨끗하지 못한 첫 조망에 아쉬움이 많지만, 오늘은 요정도만 보여주려나 보다.. 시간이 지나며 좀더 맑아지겠지 생각하며 산행을 이어간다.
눈쌓인 고요한 숲길을 걸으며..
고도가 높아지면서 쌓인 눈의 양이 점점 많아진다. 앞서 지났던 이들의 발짜국이 없다면 어떻게 길을 찾을 수 있을까. 결코 쉽지 않을 것 같다. 숲속에 난 눈길을 걸으며 문득 앞서간 누군가의 흔적이 나의 길잡이가 되듯 나의 발자국 또한 자연스럽게 누군가의 산행에 표식이 되리라는 생각이 든다.
송계삼거리를 지나며..
눈이 제법 쌓인 공원지킴터 앞에는 돌풍만이 불어댈 뿐 인적 없이 적막하기만 하다. 오가는 사람들이 휴식을 취하며 항상 머물던 이곳이 눈에 덮힌 채 텅 비어있으니 을씨년스럽기도 하다. 오늘은 주말인데도 이곳에 산행을 온 사람들이 예상외로 거의 보이지 않는다.
이후부터는 멋진 설경이 펼쳐지는 구간이다..
아름다운 설경에 빠져 힘든 것도 잊게 되고..
영봉 1.2km 지점을 가리키는 이정표..
외롭게 자리를 지키고 서있는 이정표에게는 미안한 얘기지만 숲속 눈길을 걷는 것이 즐거우니 남은 거리에 별로 신경이 쓰이지 않는다. 이 지점을 지날때쯤에 오늘 산행에서 처음으로 사람들과 마주쳤는데, 산행중에 사람들이 너무 많아도 번거롭지만 너무 없어도 외롭다. 이토록 사람은 지나치게 자기중심적인 존재인 것이다.
휘들어진 나뭇가지에는 하얀 털이 보송보송 돋아나고..
영봉으로 이어지는 철제다리를 건너며..
하얗게 세어버린 절벽의 나뭇가지에 가련함이 느껴지기도 하고..
영봉을 오르는 철계단 주위에 펼쳐진 비경 앞에 발길이 떨어지질 않는다..
온 몸에 서린 서릿발도 아랑곳 없는 이 꿋꿋함에 경의를 표하고..
산정에 만개한 설화에 시선이 절로 멈춰진다..
아! 다시보는 눈 덮힌 영봉..
구름에 가렸던 영봉이 모습을 드러내니 탄성이 절로 난다. 달이 떠 이 영봉에 걸린 모습이 아름다워 ‘월악’ 이라 부른다는데, 오늘은 밀려드는 구름에 가려 그 모습을 쉽게 보여주지 않으려는 듯... 세찬 바람에 잠시 머물기도 어려운 정상에 단체 산행객들이 점령하고 무슨 행사라도 진행하는지 한참을 기다려도 떠날줄을 모른다.
월악산 영봉 (△1,097m)
사방이 온통 구름에 싸여 정상에서 조망할 수 있는 주변 경관이 거의 보이질 않는다. 세찬 바람에 오래 머물기 어려운 정상을 돌아서며 언젠가는 청명한 날에 다시 올 수 있겠지.. 전면에 보이는 출구가 중봉 방향으로 하산하는 계단.. 예전에 보지 못했던 새롭게 설치된 등로인 듯하다.
남쪽으로 내려다 보니 구름이 지나가는 사이로 지나온 능선이 아득하게 내려다 보이고..
산행을 이어갈 북쪽으로는 구름에 가렸던 중봉이 장엄하게 모습을 드러낸다.
잠깐 햇빛이 드는 순간 순백의 설화들이 눈부시게 빛나고..
영봉을 내려서니 반대쪽에서 오르는 일련의 사람들이 몰려온다..
세찬 바람에 몸을 가누며 돌아보니 하늘을 향한 암봉이 꽁꽁 언채로 서 있다..
왼쪽(南) 열린 공간 너머로는 월악산 능선들이 희미하게 이어진다..
상고대로 뒤덮힌 중봉에 다가서며..
영봉을 내려와 능선 안부에서 다시 중봉에 오르기 전에 허기진 배를 채우고자 잠시 머물곳을 둘러보지만 주위가 온통 눈밭인지라 자리를 잡기도 쉽지 않다. 겨우 발견한 아늑한 공간.. 눈밭에 쭈그리고 앉아 밥을 먹는 것도 조금은 낭만적인 분위기가 된다.
중봉을 오르며 돌아보니 어느덧 영봉도 저만치 멀어지고..
잠시 해가 나온 틈에 멀어지는 영봉을 당겨본다..
사슴뿔처럼 가지끝에 피어난 상고대를 만나며 중봉에 도착..
중봉에서 바라본 북쪽 전경..
중봉 전망대에 서니 기대하던 충주호 방향(北)의 경관이 훤히 내려다 보인다. 청명한 하늘과 조화를 이루었더라면 더할 나위 없겠지만 오늘의 날씨 상태로 이정도 보이는 것만도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송계리가 내려다 보이는 능선 왼쪽(西)의 경관도 그런대로 볼만하다..
중봉 전망대에서 바라본 서쪽 방향의 파노라마..
고도가 낮아지면서 사라질 상고대를 다시한번 담아보고..
돌아보니 중봉도 그 뒤의 영봉도 저만치 멀어지고 있다..
아쉬운 마음으로 멀어지는 중봉을 당겨보고..
다시 시선은 하봉 너머로 내려다 보이는 충주호 방향으로..
봉우리 사이에 구름다리가 설치되어 쉽게 하봉에 닿을 수가 있다..
구름다리를 건너며 보이는 덕산면 방향의 북동쪽 전망이 기우는 햇살에 선명하게 드러난다..
마지막으로 그림같은 지나온 봉우리들을 다시한번 돌아보고..
하봉 전망대에서 조망되는 충주호의 경관도 그림같은 절경이다.
조금 당겨보니 아침에 오다가 이곳을 바라봤던 충주호월악선착장 인근이 아득하다..
보덕암..
보덕암에서 수산리 방향이 아닌 송계2교 방향으로 하산하기 위해서는 보덕암 앞마당을 가로질러 뒷쪽 보덕굴 방향으로 난 길로 들어서야 한다. 이정표를 발견하지 못해 결국 스님에게 물어 길을 찾을 수 있었다. 보덕굴 갈림길에서 송계2교까지의 내리막 길은 사람들의 발길이 드물어 길이 뚜렷하지가 않은 곳이 많아 주의가 필요하다.
송계리에서 바라본 월악산 전경..
몇개의 월악산 코스중 오늘 하산한 보덕암 코스가 가장 멋진 코스인 듯 하다. 영봉에서 중봉과 하봉을 거치며 앞뒤로 펼쳐지는 조망은 월악산을 대표할 만한 아름다운 경관을 보이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는 보덕암에서 영봉을 오르는 것보다는 하산하면서 여유롭게 경관을 감상하는 것이 더 낫지 않을까 생각된다.
GPS 산행 기록
월악산 산행안내도 (출처 : www.joytr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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