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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과사진

칠갑산 .. 백제인의 얼과 혼이 서린 충남의 알프스

by kelpics 2016. 2. 3.

 

 

 

 

칠갑산은 충남 청양군 대치면, 정산면, 장평면에 걸쳐 있는 높이 561m의 산이다. 산정에서 능선이 여러 곳으로 뻗어 있고 지천과 잉화달천이 계곡을 싸고 돌아 7곳의 명당자리가 있다 하여 칠갑산이라 불린다고 한다. ‘충남의 알프스’라는 별명이 있을 정도로 산세가 거칠고 험준하며 사람들의 발길이 쉽게 닿지 않아 울창한 숲을 그대로 간직한 산으로 1973년 3월에 도립공원으로 지정되었다.

 

△산행코스 : 천장호주차장 → 출렁다리 → 칠갑산 → 장곡사 → 장승공원 .. (약 8.5km, 4:25분 소요)

 

 

 

 

 

 

 

 

 

산행 출발지 천장호공원..

 

일주일에 한 번은 산행을 하겠다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 지난 주말을 건너뛰고나서 가족과 함께 주중 산행에 나서게 되었다. 주중에 하루의 시간을 내어 산행을 한다는 건 약간의 무리가 따르게 마련이다. 그래서인지 무언가 정돈되지 못한 느낌으로 마음이 어수선하기도 하지만 산길을 오르다보면 잡념이 사라지고 새롭게 기분전환이 되기도 한다.

 

 

 

 

 

 

 

 

 

매운 고추의 상징 - 청양고추..

 

하산 지점으로 잡은 장곡사 입구의 장승공원에 차를 세워놓고 출발지점인 천장호까지 택시를 이용했다. 차에서 내려 공원에 들어서니 얼얼한 청양 고추 만큼이나 매서웠던 한파는 거의 물러간 듯 비교적 포근한 날씨를 보이고, 청양을 상징하는 깜찍한 조형물들이 겨울 아침의 찬 공기만큼이나 참신하게 다가온다.

 

 

 

 

 

 

 

 

 

또 하나의 상징 ‘콩밭 매는 아낙네’

 

불후의 명곡 칠갑산(조운파 작사/작곡, 주병선 노래)으로 더 많이 알려진 산 .. 콩밭 매는 아낙네야 베적삼이 흠뻑 젖는다 / 무슨 설움 그리 많아 포기마다 눈물 심누나 / 홀어머니 두고 시집가던 날 칠갑산 산마루에 / 울어주던 산새 소리만 어린 가슴 속을 태웠소.

 

 

 

 

 

 

 

 

 

출렁다리가 있는 천장호 풍경

 

공원을 지나며 오른쪽 나무들 사이로 천장호를 가로지르는 출렁다리가 보인다. 호수가 얼어붙은데다 가뭄으로 물이 줄어 운치가 덜하지만 물이 들어차고 녹음이 짙어지면 더욱 멋진 경관을 이룰 듯하다. 칠갑산 산행은 다리 건너 왼쪽으로 보이는 계단을 오르며 시작하게 된다.

 

 

 

 

 

 

 

 

 

출렁다리로 향하는 소금쟁이 고개

 

이곳은 천장호가 생기기 이전 청양과 장평 · 청남을 오가던 사람들이 이용한 고갯길로 재미있는 옛날이야기가 전해져 오고 있다.
어느 화창한 봄날 미당장을 보고 돌아가던 소금장수가 이 고개에서 팔고 남은 소금지게를 세워 놓고 쉬고 있을 때 호랑이 한 마리가 갑자기 나타났다. 너무 놀란 소금장수는 엉겁결에 지게를 받치고 있던 작대기를 잡아채어 손에 쥐고 호랑이를 노려보았다. 그 순간 지게가 넘어지면서 시장에서 산 그릇과 볏짚 가마니에 남아 있던 소금이 와르르 쏟아지고 말았다. 호랑이는 그릇 깨지는 소리와 하얀 소금이 쏟아지는 것을 보고 놀랐는지 슬금슬금 뒷걸음질을 치다 달아났다. 소금장수는 호랑이가 사라지자 쏟아진 소금을 수습하는데 바짓가랑이에서 누런 물이 흘러내리더라는 것이다. 너무 놀랐던 소금장수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그만 바지에 오줌을 싸고 말았던 것이다.
그날 밤 주막에서 묵게 된 소금장수는 호랑이를 만났던 이야기를 하게 되었고, 이 소문이 퍼져 고개 이름이 「소금쟁이 고개」라 불리게 되었다고 전해진다.

한편으로는 천장호공원 관리사무소로부터 황룡정과 출렁다리 입구까지 이르는 이곳의 산세가 길쭉하게 생긴 소금쟁이(종개) 형상이어서 현 위치에 있던 고개를 「소금쟁이 고개」로 불렀다는 이야기도 전해지고 있다. (공원내 안내문에서)

 

 

 

 

 

 

 

 

 

청양의 명물 천장호 출렁다리

 

2009년에 만들어졌으며 총길이 207m로 긴 출렁다리다. 다리 한가운데 청양의 특산물 구기자와 고추를 형상화한 높이 16m의 주탑이 있으며, 그 아래를 지나 폭 1.5m의 출렁다리가 시작되는데 다리를 지날 때 30~40cm로 흔들리게 설계됐다고 한다.

 

 

 

 

 

 

 

 

 

출렁다리를 건너 돌아본 경관

 

 

 

 

 

 

 

 

 

칠갑산의 전설이 깃든 용과 호랑이..

 

칠갑산은 만물생성의 7대 근원인 ’칠(七)’ 자와 육십갑자의 첫 번째이고 싹이 난다는 뜻의 ‘갑(甲)’ 자를 써 생명의 발원지로 전해져 오고 있으며, 금강 상류의 지천을 굽어보는 산세에 일곱 장수가 나올 명당이 있어 칠갑산이라 전해져 오고 있다.
칠갑산 아래 이곳 천장호는 천년의 세월을 기다려 승천을 하려던 황룡이 자신의 몸을 바쳐 다리를 만들어 한 아이의 생명을 구하고, 이를 본 호랑이가 영물이 되어 칠갑산을 수호하고 있어 이곳을 건너 칠갑산을 오르면 악을 다스리고 복을 준다는 황룡의 기운과 영험한 기운을 지닌 영물 호랑이의 기운을 받아 복을 받고 잉태하여 건강한 아이를 낳는다는 전설이 내려오고 있다. (공원 안내문에서)

 

 

 

 

 

 

 

 

 

전망대에서 바라본 천장호

 

칠갑산으로 향하는 가파른 계단을 오르면 힘겹게 오른 보상이라도 주려는 듯 천장호가 시원하게 내려다 보이는 전망대에 이른다. 예전에 저 건너편 고개마루의 휴게소를 지날 때면 ‘어떻게 이 깊은 산중에 저리 큰 호수가 자리할 수 있을까’ 하고 신비스러워 했던 적이 있었다. 찾아보니 칠갑산 동쪽에 위치한 천장호는 흐르는 개울을 막아 7년간의 공사를 거쳐 1979년 관개용 저수지로 축조되었는데, 깨끗한 수면과 빼어난 주변 경관이 어우러져 청양명승 10선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고 한다.

 

 

 

 

 

 

 

 

 

송림 우거진 숲길

 

계속해서 능선을 타고 오르내림이 반복되는 길이 이어지는데, 정상까지 별다른 전망이 없어 지루할 수도 있지만 울창하게 늘어선 송림과 떡갈나무 사이를 지나며 숲이 전해주는 신선함과 자연미를 느낄 수 있는 것이 또다른 묘미가 된다. 정상까지의 거리를 표시하는 이정표와 쉬어갈 수 있는 벤치도 어느 등산로보다 자주 만날 수 있어 지루함을 덜어준다.

 

 

 

 

 

 

 

 

 

정상부근에 이르러 눈덮힌 오르막길

 

 

 

 

 

 

 

 

 

정상에 도착하며..
(약 4km에 2시간 남짓 소요되는 거리)

 

 

 

 

 

 

 

 

 

푸른하늘 흰구름 아래 정상 풍경

 

 

 

 

 

 

 

 

 

넓게 조성된 칠갑산 정상(561m)

 

 

 

 

 

 

 

 

 

 

 

 

 

 

 

 

정상에서 명덕봉(329m)과 팔봉산(416m)이 보이는 북동쪽 경관

 

 

 

 

 

 

 

 

 

삼형제봉(右, 547m)이 보이는 남쪽 전경

 

 

 

 

 

 

 

 

 

장곡사와 칠갑산자연휴양림이 있는 북서쪽 경관

 

 

 

 

 

 

 

 

 

정상에서 만난 직박구리

 

정상에 마련된 평상에 앉아 점심을 먹다가 갈색 나무에 가려 잘 보이지 않는 요놈을 우연히 발견하고 조심스럽게 사진에 담았다. 이름을 찾아보니 직박구리가 맞는 듯하다. 맞은편 자리에서 식사를 하며 이야기를 나누게 된 한 산객분도 재미있는 분이었다. 100대 명산에 도전하고 있으며 지금까지 약 3년간 60여 산을 다녀 봤다고 한다. 캠핑과 혼자 산행하는 걸 좋아하는 매니아로 여러가지 경험과 등산 요령도 알려주신다. 모처럼 맞이하는 흰 구름 펼쳐진 푸른 하늘과 한 낮의 따스한 햇살.. 떠나기 아쉬운 정상에서의 시간이었다.

 

 

 

 

 

 

 

 

 

하산은 장곡사 방향으로..

 

 

 

 

 

 

 

 

 

울창한 수림속에 여유로운 하산..

 

장곡사까지의 하산 거리는 3km로 오를 때 거리보다 조금 짧다. 하산 시의 여유로움 때문인지 이곳 장곡사 방향의 숲이 반대편 천장호에서 오를 때 보았던 숲보다 더 울창하고 우람한 나무들이 많이 보인다.

 

 

 

 

 

 

 

 

 

장곡사 방향의 솔바람길..

 

소리에 놀라지 않는 사자와 같이 /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과 같이 / 흙탕물에 더럽히지 않는 연꽃과 같이 /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숫타니 파타 경전 中에서).

 

 

 

 

 

 

 

 

 

무병장수를 빌었다는 칠갑산 거북바위

 

 

 

 

 

 

 

 

 

 

 

 

 

 

 

 

장곡사로 내려서는 막바지 계단길

 

 

 

 

 

 

 

 

 

장곡사(長谷寺) 전경

 

장곡사는 850년(신라 문성왕12년) 보조선사(普照禪師) 체징(體澄)이 창건하였다고 전하고 있으며, 오랜 세월동안 변천되면서 지금은 대웅전이 특이하게 상·하 두 곳으로 나뉘어 있는 천년 역사의 유서 깊은사찰이다.

 

 

 

 

 

 

 

 

 

상대웅전(上大雄殿) .. 보물 제162호

 

 

 

 

 

 

 

 

 

상 대웅전 내부 모습

 

상 대웅전의 바닥은 마루가 아닌 무늬가 있는 벽돌을 펴놓은 특이한 구조를 보이며, 장곡사철조약사여래좌상부석조대좌(국보 제58호)와 장곡사철조비로자나불좌상부석조대좌(보물 제174호)를 안치하고 있다. (이 사찰에서는 내부 사진 촬영을 금지하고 있다)

 

 

 

 

 

 

 

 

 

하대웅전(下大雄殿) .. 보물 제181호

 

장곡사 하대웅전(下大雄殿)은 맞배지붕의 소규모 건축인데 다포(多包)집 계통의 공포(栱包)를 받쳐 건축물의 아름다움을 자아내고 있다.

 

 

 

 

 

 

 

 

 

하 대웅전의 여래좌상

 

하대웅전에는 고려 시대의 장곡사금동약사여래좌상(보물 제337호)이 안치되어 있다. 상·하 대웅전 내부의 약사여래는 일념으로 기도하면 남치병이 낫는 가피력(加被力)을 지닌 영험 있는 부처님으로 유명하여 전국에서 많은 신도들과 관광객이 찾아와 기도를 한다고 한다.

 

 

 

 

 

 

 

 

 

범종루의 약사여래대범종(藥師如來大梵鐘)

 

 

 

 

 

 

 

 

 

칠갑산 서쪽에 위치한 장곡사..

 

 

 

 

 

 

 

 

 

칠갑산 장곡사 일주문

 

 

 

 

 

 

 

 

 

장승문화가 보존되고 있는 칠갑산 장승공원

 

 

 

 

 

 

 

 

 

 

 

 

 

 

 

 

귀가길에 보이는 칠갑산 풍경

 

 

 

 

 

비교적 가까운 거리에 있으면서 100대 명산으로 알려진 칠갑산.. 예부터 진달래와 철쭉으로 이름이 나 봄철이 가장 화려한 칠갑산을 한겨울에 비로소 찾게 되었다. 며칠전 내렸던 눈이 이미 녹아버려 설경은 볼 수 없었지만 청명한 날씨속에 천장호 출렁다리, 유서깊은 장곡사, 장승공원 등 나름 흥미로운 볼거리를 접할 수 있는 산행이었다. ‘오늘은 무엇을 접하게 될 것인가’ 라는 산행에 앞서 갖게되는 설레임과 기대가 이렇게 또 하나의 여정으로 마무리되고 있다.

 

 

 

 

 

 

 


 

GPS 산행 기록

( 칠갑산_20160203_0951.gpx )

 

 

 

 

 

 

 


 

칠갑산 산행안내도 (출처 : www.joytrail.net)

 

 

 

칠갑산_20160203_0951.gp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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