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슬산(琵瑟山) .. 대구광역시 달성군과 경상북도 청도군의 경계에 있는 산이다. 천왕봉(1,084m)을 중심으로 남으로 월광봉(1,003m), 조화봉(1,058m)과 관기봉(990m)을 거느리고 있으며, 정상부에 넓은 초원이 펼쳐져 있어 사계절 피어나는 야생화로 산상화원을 방불케 한다. 특히 봄철에는 진달래·철쭉, 가을에는 억새 군락이 볼 만하다고 소개되고 있다.
△산행코스 : 유가사입구 주차장 → 수도암 → 도통바위 → 천왕봉 → 마령재 → 조화봉 → 대견봉 → 유가사입구 주차장 (원점회귀) .. (약 12km, 09:27분 소요)
봄이 왔구나 싶으면 봄은 어느새 저만치 가 있고
꽃이 피었구나 싶더니 금새 져버려 봄은 좀처럼 그 정취를 마주할 여유를 주지 않는다.
웬만큼 부지런하지 않고는 스치듯 지나가는 봄의 향연을 제대로 누릴 수가 없다.
비슬산 정상부 능선이 바라다보이는 유가사 입구..
참꽃 축제가 열리는 시기에 즈음하여
탐방객이 몰릴 주말을 피해 비슬산 산행에 나선 오늘..
지나가는 봄을 잠시 붙잡아 둘 기회가 되었다.
연일 기승을 부리던 미세먼지도 어제 내린 비로 농도가 낮아져 비교적 청명한 날씨를 보인다.
비슬산 수도암..
유가사 부속 암자로 비구니 스님이 수양하는 곳..
마당에 들어서자 비구니 스님 한 분이 멀리서 지나가는데,
고요한 정적을 깨는 불청객이 될까 염려스러워 곧바로 돌아섰다.
숲에 들어서니..
비온 뒤의 촉촉한 숲에 채 가시지 않은 아침 기운이 감돌고
연초록 새 잎의 싱그러움이 무척이나 신선하게 다가온다.
잘 조성된 등로와 수려한 나무들이 울창한 숲..
길은 점점 가파른 경사로로 이어져 숨이 차오르지만..
처음 오르는 정상에 대한 기대감이 순간을 극복케 하는 힘이되어 준다.
첫 전망이 트이는 바위턱에 올라서니
(위치상 도통바위인 듯 한데..)
왼쪽으로 출발지인 유가사 사찰이 내려다 보이고
멀리 산업단지와 나지막한 산들이 안개속에 희미하게 모습을 드러내보인다.
산 아래 계곡에는 물오른 새순으로 알록알록 피어나는 숲이 아름답게 펼쳐지고..
봄비를 머금은 싱그러운 봄꽃들이 자꾸만 발목을 잡기도 하며..
(큰개별꽃 .. 석죽과 식물로 개별꽃보다 잎이 커서 큰개별꽃이라 한다.)
정상부에 가까워질수록 만개한 진달래가 눈길을 사로잡기도 한다.
길가에 늘어선 야생화와 너무 많은 시간을 보낸 듯..
간간이 추월하던 사람들도 더 이상 보이지 않을 즈음 주능선 인근에 다다르니
기암절벽으로 둘러진 정상부가 모습을 드러낸다.
정상으로 향하는 능선을 지나며..
오른쪽으로 시원하게 전망이 열려 있지만
청명한 하늘임에도 연무가 두텁게 내려앉아 원경을 가리고 있다.
그야말로 멋진 조망이 될 수 있을텐데 조금은 아쉬움이 남는다.
대신 능선 반대쪽 하늘에 하얀 구름이 멋진 그림을 그리고 있다.
비슬산 정상 천왕봉(1,084m)
옛 문헌에는 ‘수목에 덮여 있는 산’ 이란 뜻으로 포산(苞山) 또는 소슬산(所瑟山)이라 불렀다고 하며,
종래의 최고봉은 대견봉(1,035m)이었으나, 2014년에 천왕봉으로 변경되었다고 한다.
한편, 유가사 쪽에서 올려다 보면 정상을 이루는 거대한 바위 능선이 솟아 보이는데,
정상부의 바위가 신선이 앉아 비파나 거문고를 타는 형상 같다 하여 ‘비슬(琵瑟)’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는 이야기도 있다.
정상에서 북쪽으로는 능선 너머로 대구시내가 내려다 보이는데
연무가 없다면 우측으로 팔공산이 보일 조망이다.
정상 안내문에 따르면 대구광역시를 중심으로 北팔공 南비슬로 지칭되고 있는데
북쪽의 팔공산은 남자의 산, 남쪽의 비슬산은 여성의산으로 비유된다고 한다.
남쪽으로는 비슬산 주능선이 펼쳐져 보이고..
관측소가 있는 조화봉에서 우측 대견봉에 이르는 능선을 따라 형성된 평탄면이 참꽃으로 붉게 물든 모습이 보인다.
다시 서쪽으로는 대구테크노폴리스 산업단지가 내려다 보이고..
원경이 트이면 우측으로 가야산이 보일 조망이다.
정상 주변에는 넓은 평탄면과 군데군데 자리한 바위들이 많아
한동안 휴식을 즐기며 주변 경관을 감상하기 좋은 장소들도 보이지만
너무 많은 시간이 지체된 듯하여 서둘러 발길을 재촉한다.
동쪽으로는 산맥들이 인접해 펼쳐있는데..
아마도 전면에 보이는 게 최정산(906m) 능선인 듯..
점심과 함께 잠시 휴식을 취하고 다시 참꽃 군락지로 향한다.
정상 아래로 이어지는 거대한 암릉 위에 사람들이 보이는데
수성골 방향에서 천왕봉을 오르는 또 다른 등로의 길목인 듯..
계속 능선을 내려서면 동쪽으로 조망이 트이고..
능선과 계곡을 이루며 한껏 푸르러 가는 산사면의 모습에 생동감이 흐른다.
조화봉 관측소의 흰탑이 방향을 제시하듯 점점 다가오고..
조급한 마음으로 참꽃 군락지와 함께 당겨본다.
전망터에 이르러 돌아보니..
천왕봉 서쪽 사면으로 깍아지른 듯 형성된 바위절벽이 웅장한 기세를 드러내고 있다.
무심코 등로를 따라가다보니 월광봉은 비켜 지나친 듯..
어느새 능선 안부의 삼거리에 이르러
왼쪽 능선과 전망대 중 어디로 갈까 잠시 고민을 하다가 능선길로 들어선다.
드디어 오늘의 하일라이트가 펼쳐지는 참꽃 군락지를 지난다.
참꽃이 절정을 이룬 데크길을 따라가며 정신없이 셧터를 눌러대는 가운데
여기저기서 산객들의 탄성이 들려오고..
순간 혼자 보는 것이 아쉽다는 생각이 불쑥 들기도 한다.
잠시 참꽃 군락지를 뒤로하고 관측소가 보이는 조화봉에 다녀오기로 한다.
(실은 정상보다 관측소 앞에 보이는 톱바위에 더 관심이 끌린다.)
능선 건너편 도로 위로 보이는 암봉을 당겨보니 이 또한 멋진 장면을 보이고..
그 뒤로 희미하게 너울거리는 능선들이 새로운 궁굼증을 자아낸다.
이 지점이 미니관광버스 하차장인 듯..
밀려오는 관광나들이객들을 피해 간신히 담은 컷..
산꼭대기까지 관광용 차가 오를 수 있다는 것도 이색적인 광경이다.
톱바위..
한 불친께서는 칼(톱)바위라 표현했는데..
다시보니 능선에 피어난 아름다운 석화(石花) 같이 보이기도 한다.
조화봉을 돌아나오며 가까이 다가가보았지만 이위치에서 보는 모습이 가장 멋진 그림이다.
조화봉(照華峰1,058m)..
비슬산 제2고봉이며, 빛을 상징하는 이름에 걸맞게 해맞이 제단이 있다.
조화봉에서 천왕봉이 보이는 북서쪽을 바라보면..
왼쪽 대견봉에서 우측 월광봉쪽으로 능선이 활처럼 휘어져 이어지는데,
그 능선 너머로 완만한 경사의 드넓은 고원지대가 펼쳐지고 그곳에 진달래가 군락을 이루고 있다.
관측소 진입로를 지나며 동북쪽으로 길게 뻗어내린 계곡도 눈길을 끈다.
갈색의 산빛이 멀리 최정산 방향의 초록빛과 대비를 이루고 있어
비슬산의 수종이 특이하게 형성되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조화봉을 돌아 다시 참꽃 군락지를 지나 대견사로 향한다.
능선을 지나며 보이는 대견사 삼층석탑..
고려시대 석탑으로 암반위에 세워진 모습이 참으로 인상적이다.
잠시 대견사를 둘러보고..
대견사(大見寺)는 신라 헌덕왕 때 창건된 것으로 추정되며,
일연스님이 젊은 시절 참선에 몰두하면서 삼국유사 집필을 구상한 곳으로 유명한 사찰인데,
일제에 의해 1917년 강제로 폐사된 후 터만 남아 있다가 2014년 100여년만에 복원되었다고 한다.
대견사 앞 작은 거북바위..
바위에 홀로 앉아 탑쪽을 바라보며 상념에 잠긴 산객..
다시 능선으로 되돌아와 대견봉으로 향한다.
일연스님 참선바위..
대견사 주변에는 부처바위, 코끼리바위, 거북바위, 형제 바위, 상감모자바위 등 갖가지 형상의 바위들이 많다.
다양한 형태의 바위들에 관심이 쏠리기도 하지만, 오늘은 그럴 겨를이 없다.
오늘 산행 주제는 바위보다 참꽃이다.
능선을 따라 대견봉에 이르기까지 다시 참꽃 풍경에 집중한다.
대견봉(大見峰, 1,035m)..
대견봉 또한 이름에 걸맞게 사방으로 조망이 시원하게 열려있다.
조화봉쪽 조망..
관기봉쪽 조망..
어느새 산그림자 길게 드리워지는 시간..
오랜 시간의 비슬산 탐방을 마치고 유가사 방향으로 하산한다.
석양빛에 물들어 가는 진달래 능선을 다시한번 당겨보고..
959봉과 뒤쪽의 천왕봉을 바라보며 하산길을 재촉한다.
암릉 사이로 뿌옇게 낙동강이 내려다 보이고..
공기만 맑다면 이곳에서 낙동강을 비추는 낙조가 한그림 할 듯..
능선을 돌아 이곳에서 바라보니 천왕봉 서쪽 사면의 기암 절벽이 또 다른 모습으로 다가온다.
능선을 내려와 계곡에 이르니..
수성골을 흐르는 물소리가 긴 산행에서 오는 갈증을 드러내주고
풍부한 수량의 멋진 물길이 또다시 발길을 멈추게 한다.
저 파릇파릇 초록빛으로 물들어가는 숲은 또 얼마나 아름다운가..
모든 게 바람같이 사라질지라도..
저 비슬산 정상에서 비파를 타는 신선은 영원하길 빌어본다.
다행히 일몰전에 유가사(瑜伽寺)에 이르러 산행을 마무리 한다.
비슬산 산행안내도 (출처 : www.joytrai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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