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막바지로 접어드는 시기에 단풍산행지를 찾아보다가 우연히 무등산 정상개방 소식을 접하고 이번 기회에 정상을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을 가져보기로 했다. 많은 인파로 붐빌 것을 예상하고 아침부터 산행을 시작했지만 심한 안개구름이 또다른 복병이었다. 다행히 정오가 되면서 안개가 점차 걷혔지만 무등산의 명물인 입석대와 서석대의 주상절리를 제대로 볼 수 없었던 것이 아쉬움으로 남는 산행이었다.
△산행일자 : 2016년 11월 05일 (토)
△산행코스 : 운림동주차장 → 당산나무 → 중머리재 → 장불재 → 입석대 → 서석대 → 부대정문 → 정상부 → 부대정문 → 중봉 → 중머리재 → 봉황대 → 증심사 → 주차장(원점)
△산행거리 : 16.3km
△소요시간 : 8시간 39분 (휴식 1시간 22분 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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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등산(2013년 국립공원 21호로 지정)은 광주광역시와 담양군의 경계에 있는 산으로, 동부의 산악지대와 서부의 평야지대가 교차하는 지점에 위치하고 있다. 무등(無等)에는 ‘비할 데 없이 높고 큰 산’ ‘등급을 매길 수 없는 산’ 이라는 의미가 담겨 있는데, 산세가 웅장하고 전반적으로 유순한 흙산이라 믿음직스러운 느낌을 주어 ‘어머니의 산’ 이라 비유하기도 한다. 정상 주변에는 입석대, 서석대, 규봉 등 기둥 모양의 절리(節理)가 웅장하게 자리잡고 주변과 어우러져 뛰어난 경관을 보인다.
상가지구에 주차를 하고 산행을 시작한다.
무등산 산행의 가장 일반적인 출발 포인트는 증심사 지구와 원효사 지구..
오늘은 증심사 지구에서 중머리재(3.1km)로 오른다.
당초 오른쪽의 약사사를 거쳐 서인봉으로 오르려 했으나
개방되는 정상에 들를 예정이니 보다 편한 길을 택해 바로 중머리재로 향한다.
증심사 일주문을 지나고..
오른쪽으로 접어드니 산속에 교회(1950년 설립)도 보인다.
첫 쉼터인 당산나무를 지나고..
당산나무는 수령 450년, 둘레 4.8m의 아름드리 느티나무이다.
계속해서 완만한 길이 이어지고..
막바지 오르막 너덜길을 지나..
중머리재에 도착..
완만한 경사로 출발지에서 약 1시간 10분이 소요되었다.
왼쪽에 중봉 중계탑이 보이고 오른쪽에 나아갈 장불재가 보인다.
중머리재는 고갯마루의 넓은 초원지가 마치 스님의 머리를 닮았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란다.
중머리재에서 잠시 휴식을 취한 후 오른쪽 장불재(1.5km)로 향한다.
도중에 용추삼거리를 지나 장불재까지 산 허리를 돌아 오른다.
돌아본 중머리재..
가운데 서인봉과 오른쪽으로 이어지는 새인봉 능선이 보인다.
샘터를 지나고..
장불재에 도착..
중머리재에서 약 40분 소요되었다.
장불재는 ‘긴골’ 또는 ‘장골’을 한자로 ‘장불치(長佛峙)’로 표기했는데,
장관을 이루는 억새군락이 흰말갈기 같다하여 ‘백마능선’이라고도 한다.
장불재에 이르니 심한 안개가 앞을 가리고..
통신시설 뒤쪽으로 이어질 억새의 백마능선도 전혀 분간할 수가 없다.
장불재에서 입석대로(0.4km)..
장불재에 도착한 대부분의 등산객들은 심한 안개속에
입석대 방향을 포기하고 왼쪽 산허리를 돌아가는 정상쪽 길로 나아간다.
안개속에 겨우 보이는 입석대(立石帶)..
“입석대는 무등산 주상절리대(천연기념물 465호)의 일부로,
한 면이 1~2m인 5~6각 또는 7~8각의 돌기둥 30여 개가
수직으로 솟아 40여 미터 동서로 줄지어 서 있다.”
거대한 주상절리의 모습을 제대로 볼 수는 없지만
참으로 희귀한 자연유적이 아닐 수 없다.
한편, 주상절리는 용암이 식을 때 수축되어 생기는 절리 중에
단면의 형태가 오각형이나 육각형의 기둥모양인 것을 말하는데
무등산 주상절리는 약 7천만년 전에 형성된 것으로 입석대, 서석대, 규봉이 대표적이며,
입석대와 규봉은 풍화가 많이 진행되어 기둥모양이지만
서석대는 풍화가 덜 진행되어 병풍모양을 하고 있다.
승천암(昇天岩)..
이무기가 용이되어 승천했다는 전설이 전해지는 바위다.
안내판에 보여진 아름다움 모습은 간데없고
길가에 늘어선 억새들만이 길동무가 되고 있다.
“백마능선은 해발 800m~900m 사이의 2.5km 대규모 능선으로,
백마의 잔등 모양 지형 위 억새의 모습이 백마의 갈기와 비슷하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장불재를 시작으로 능선을 따라 낙타봉을 거쳐 안양산 정상으로 이어지며,
무등산 정상을 한눈에 볼 수 있고 좌우로는 남도의 넓은 들판과 도심을 감상할 수 있다.”
서석대(1,100m)..
천왕봉 통행 제한으로 무등산 정상 역할을 대신하기도 하는 서석대는
돌기둥 200여 개가 병풍처럼 이어져 절경을 이루어
예전에는 무등산을 서석산이라 불리기도 했다고 한다.
무등산이 광주를 품 듯 시가지의 전경과
멀리 월출산을 조망할 수 있다는 서석대 전망대가 안개속에 잠겨있다.
서석대쪽에서 보여야 할 정상 조망도 오늘은 전혀 볼 수가 없다.
숲은 온통 안개로 덮여 있고..
서석대 아래 전망대에서..
더욱 심해진 안개로 서석대는 거의 보이지 않고
맞은편 조연들만 겨우 보일 정도다.
도로에 내려서서 밀려오는 인파속에 정상으로 향하는데..
안개속에 도로를 따라 오르는 일이 무척 지루하게 느껴진다.
시간이 지날수록 안개가 걷힐 것을 기대하며
도중에 점심을 먹고나니 시야가 많이 좋아지고 있다.
누에봉 갈림길을 지나..
부대 정문으로 향하는 길에 맨발로 걷는 기인도 보이고..
정상부근임을 암시하듯 무등산 특유의 선바위들이 보인다.
비로소 부대정문에 들어선다..
무등산 정상은 1966년 군부대가 주둔한 이후 일반인 출입이 통제돼오다가
2011년 5월 첫 개방 후 오늘이 18번째라고 한다.
전망대로 향하는 중에
갑자기 안개가 걷히면서 정상부의 봉우리들이 모습을 드러낸다.
무등산 정상은 ‘정상 3대’라 불리는 천왕봉, 지왕봉, 인왕봉 세 개의 바위봉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오른쪽 천왕봉은 군부대가 들어서며 완전히 훼손되어 본래의 모습을 잃어버린듯 하다.
유일하게 자연의 모습을 유지하고 있는 지왕봉(地王峰)..
비로봉이라고도 불리는 지왕봉은 임진왜란 때 의병장인 김덕령 장군이
무술을 연마하며 담력을 키우던 곳이라는 이야기가 전한다.
전망대에서..
이날 2만여명이 무등산을 방문했고 5천여명이 정상을 찾았다는데..
자연 본래의 모습을 잃어버린 정상부를 보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실망하고 돌아섰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지왕봉(앞)과 천왕봉(뒤)..
전망대에서 보이는 인왕봉도 군시설물들만 보이는데..
세 봉우리 중 가장 낮은 인왕봉은 서석대 쪽에서 가장 잘 보인다고 한다.
안개속에 희미하게 모습을 드러낸 중봉쪽 조망..
들어갈 때는 모습을 거의 분간할 수가 없었는데..
부대를 나서며 돌아보니 지왕봉의 북쪽 사면이 모습을 드러내 보인다.
다시 누에봉 삼거리로 돌아와..
누에봉(북봉)을 바라보고..
중봉쪽으로 내려서기 위해 다시 지루한 도로를 따라 걷는다.
서석대 갈림길에 도착하니 중봉이 건네다 보이고..
중봉으로 향하는 고위평탄면에 형성된 억새군락이 장관을 이룬다.
억새군락을 지나 중봉으로..
중봉길 왼쪽으로는 오전에 올랐던 장불재가 건네다 보이고..
오른쪽에는 완연한 가을빛으로 물든 언덕위에 방송탑이 보인다.
이미 꽃씨가 많이 떨어진 상태이지만
예상치 못했던 황홀한 억새풍경에 젖어본다.
무등산 중봉(915m)..
뒤쪽의 천왕봉 정상부는 아직도 구름이 오락가락 하지만
중봉에서는 전형적인 가을 날씨를 맞이한다.
중봉에서 바라본 동쪽의 천왕봉과 서석대..
그리고 오른쪽에 장불재..
당겨본 정상부(左)와 서석대(右)..
남쪽 조망..
장불재 우측 너머에 펼쳐진 능선은 수레바위산과 만연산일 듯..
서남쪽으로 뻗어내린 중봉능선과 서쪽 조망..
그 우측으로 내려다 보이는 광주시내 전경..
방송송수신탑이 있는 북쪽 전경..
저 너머가 원효사지구일 듯..
완만한 무등산 서쪽사면의 원효계곡 방향..
중봉을 내려서며..
이제 안개구름이 모두 걷히고 완연한 가을 하늘을 보이니
뒷쪽의 정상부와 서석대도 보다 선명해졌다.
하산은 중머리재 방향으로 가파르게 내려선다.
입석들이 즐비한 중간 능선을 지나고..
무등산의 명품송..
중머리재를 내려다 보며 하산..
늦가을 억새와 장불재..
다시 중머리재에 도착..
올랐던 코스와 달리 봉황대를 거쳐 증심사로 하산..
돌기둥이 무너져 산비탈에 쌓인 무등산 너덜겅..
봉황대는 봉황이 노닐던 곳이 아니다.
인근의 천제단에서 제사를 모시고 이곳에서 봉화를 올렸기 때문에
원래는 봉화대였으나 세월이 지나며 봉황대로 바꿔 부르게 되었다는 설이 있다.
봉황대에서 증심사로 내려서며 보이는 풍결들..
증심사에 이르러 잠시 사찰을 둘러본다.
증심사(證心寺)..
신라 헌안왕 때 창건된 사찰로 광주광역시 문화재 1호다.
증심사 앞 은행나무..
계곡을 끼고 이어지는 길을 따라 내려서서..
아침에 지났던 다리를 건너 오늘의 긴 산행을 마친다.
GPS 산행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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