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가을 단풍을 만나기 위해 내장산 국립공원의 백암산을 찾았다. 매년 이 시기면 찾아오는 중국발 황사와 미세먼지, 아니면 온종일 걷히지 않는 안개 등이 걱정이 됐었지만 다행히 전날 비가 내려서인지 비교적 상쾌한 대기와 맑은 날씨 속에 산행을 마칠 수 있었다.
△산행일자 : 2016년 11월 11일 (금)
△산행코스 : 백양사주차장 → 가인마을 → 사자봉 → 상왕봉 → 백학봉 → 백양사 → 주차장(원점)
△산행거리 : 11.2km
△소요시간 : 6시간 21분 (휴식 1시간 7분 포함)
백암산은 내장산 국립공원에 속해 있으며 봄 벚꽃과 가을 단풍이 절경을 이루는 산이다. 사시사철 아름다운 산색으로 옛 부터 금강산을 축소해 놓은 듯하며, 봄 백양, 가을 내장이라고 부를 정도로 명성이 있는 산이다. 백암산 단풍은 백학봉의 회백색 암봉과 독특하게 어우러지며 백학봉 아래에 위치한 대사찰 백양사에는 오랜 연원과 함께 수많은 문화유적들을 간직하고 있다.
평일 오전 비교적 한산한 주차장에 도착하여..
단풍으로 화려한 백학봉의 암봉을 바라보며 산행을 시작한다.
백암산 고불총림 백양사.. 일주문
일주문에 들어서자 절정을 이룬 단풍길이 이어진다.
일주문에서 백양사 입구까지 약 1.5km 길은
우리나라 ‘100대 아름다운 길’로 꼽혔다고 한다.
사자봉으로 향하는 가인마을에 들어서며..
어제 내린 비로 유난히 많은 낙엽이 진 듯..
청류암 오르는 길이 온통 낙엽으로 덮여있다.
청류암 갈림길에서 오른쪽 산길로 접어드니
화려하게 물든 단풍나무들이 하늘을 가린다.
계곡을 지나며 작은 폭포도 보이고..
잠시 비탈길을 오르고 나니 산책로 같은 오솔길이 이어지고..
산속에 깊이 들수록 산죽이 많이 보인다.
사자봉 아래 바위 전망대에 이르니 남서쪽으로 시원하게 조망이 열리고
왼쪽에 백학봉, 오른쪽에 가인봉, 그 뒤로 장성호가 내려다 보인다.
진행 방향의 사자봉..
사자봉(723m) 정상석..
정상에서는 수림에 가려 조망이 없다.
사자봉 오른쪽의 상왕봉으로 가기 위해
잠시 가파른 경사를 내려선다..
산죽 우거진 숲길이 이어지고..
능선 안부 사거리를 지나..
백암산 최고봉인 상왕봉(象王峰, 741m)에 도착..
상왕은 코끼리를 신성시하는 인도에서 부처를 상징하는 명칭으로
오대산, 가야산 등의 상왕봉 모두 불교문화에서 유래된 이름이다.
상왕봉 전망터에서 지나온 사자봉 능선이 한눈에 들어오고..
왼쪽 뒤에 가인봉, 오른쪽 아래는 가마봉..
어느 지도에는 사자봉이 ‘사자등’이라 표현된 것으로 보아
명칭이 이곳에서 보이는 산세와 연관이 있는 게 아닐까 추측해 본다.
그 오른쪽으로 하곡동골이 길게 이어지는데..
계곡 끝에 가로 놓인 입암산까지가 내장산 국립공원 영역이다.
왼쪽 맨 뒤의 희미한 라인은 방장산..
한낮의 햇빛에 입체감을 더해주는 계곡의 가을 풍경..
다시 북쪽으로는 가운데 순창새재에서 내장산으로 이어지는 능선과
그 오른쪽에 솟은 내장산 봉우리들이 보인다.
남쪽에 하트 모양의 가인봉은 능선을 따라가는 내내 보게 된다.
상왕봉에서 백학봉으로 향하며 만나는 도집봉..
트랭글 지도에는 기린봉으로 나오는데,
우회하게 되어 있지만 올라보면 전망이 뛰어난 암봉이다.
능선 왼쪽으로는 주봉인 신선봉을 중심으로 내장산 능선이 건네다 보이고..
산아래에는 아늑하게 자리한 봉덕리 농가가 내려다 보인다.
도집봉 전망터에서의 파노라마 경관..
왼쪽에 백학봉에서 오른쪽에 사자봉까지..
그 사이에 굴곡을 이루며 늘어선 산세가 부드럽게 펼쳐있다.
지나온 상왕봉(右)과 사자봉(左) 능선도 한눈에 들어오고..
나아갈 백학봉 방향의 능선이 시원하게 조망된다.
왼쪽의 내장산 신선봉부터 가운데 백학봉과 오른쪽 가인봉까지..
도집봉 아래 전망 좋은 명당에 백암산 명품 송이 자리하고..
이렇게 멋진 조망을 보며 살아가니 명품송이 될 만도 하다.
백학봉(白鶴峰, 651m)..
백양사에서 바라보면 학이 날개를 펴는 형상이라 하여
백학봉(학바위)이라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상왕봉~백학봉 구간은 약간의 오르내림이 있지만 비교적 편안한 길이다.
백학산에서 동산 저수지가 보이는 동쪽 조망..
반월리, 동산리 마을과 동산 저수지..
그 오른쪽에 부드러운 산세로 맥을 이루는 산들..
가파른 계단을 내려서며 웅장한 백학봉의 암봉을 마주하고..
저녁 햇살에 더욱 빛나는 백학봉..
촛대바위(右)..
하산하며 올려다 보이는 암봉이 실제로는 무척 웅장해 보인다.
백양사가 내려다 보이는 풍경에 산 그림자 길게 드리워지고..
맑고 고운 단풍은 저녁 햇살에 더욱 빛난다.
주체할 수 없는 화려함에 숨이 막힐 듯..
영천굴(靈泉窟)을 지나..
영천굴은 20평 남짓한 천연석굴로 위쪽에 약사여래 부처가 있고
암굴 아래에는 영험하다는 샘이 있어 지나는 이들의 갈증을 풀어준다.
약사암..
약사암에서 내려다 보이는 백양사 전경..
화려한 단풍빛으로 둘러싸인 백양사..
노을빛이 드리워지는 백학봉을 다시 한번 올려다 보고..
해가 기울며 빛은 점점 흐려지고
화려한 단풍 속에 오래 머물 수 없음이 아쉬운 순간이다.
백학봉 아래에 자리한 백양사(白羊寺)..
백양사는 백제 무왕 33년(632년)에 여환조사가 창건한 사찰이다.
창건 당시는 백암사였으나 조선 선조 7년 환양선사가 백양사로 이름을 바꿨는데,
개명 설화에는 당시 환양선사가 절에 머물면서 염불을 하자
흰 양들이 몰려오는 일이 자주 일어나자 이를 보고
사찰 이름을 백양사라 부르게 되었다고 전한다.
백양사 입구의 누각 쌍계루..
해가 넘어가 빛이 사라지기 전에 담아본 풍경이다.
쌍계루는 백학봉을 배경으로 연못을 내려다보고 있는데,
연못에 비친 백학봉과 쌍계루의 모습은 남도 제일의 풍경으로 꼽히며,
이 일대 경관은 조선 8경 중 하나였다고 한다.
이미 많은 잎들이 떨어진 상태지만
아직은 신선함이 살아있는 단풍길을 지난다.
날이 저물 무렵 짧아진 하루해를 아쉬워하며
어느 좋은 가을날 다시 찾을 수 있기를 기대하며 산행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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