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에 계획했던 가을 산행지가 있었지만 막상 때가 되어 먼 거리를 자가 운전으로 이동하려니 망설여진다. 그래서 이번주에는 가까운 거리에 있는 국립공원 속리산의 가을 정취를 느껴보기로 했다. 때론 가까이 있다는 이유로 우선순위에서 밀리기도 하지만 가을 속리산은 모두에게 충분히 가볼만한 산행지가 될 수 있는 명산인 것만은 분명하다.. 이른 아침 법주사 입구에 들어서면까지도 크게 개대를 갖지 않았었지만 산을 오를수록 곳곳에 펼쳐진 멋진 단풍이 감탄스러웠고 청명하게 푸르른 가을 하늘도 즐거움을 주기에 충분한 하루였다.
△산행일자 : 2016년 10월 22일 (토)
△산행코스 : 법주사탐방지원센터 → 세심정 → 문장대 → 천왕봉 → 상환암 → 세심정 → 법주사탐방지원센터
△산행거리 : 17.3km
△소요시간 : 9시간 52분 (휴식 2시간 26분 포함)
법주사 코스는 속리산의 대표적인 등산로이지만 입구에서 세심정까지 약 한 시간 가량 포장도로를 따라 걸어야 하기 때문에 빠른 시간에 주봉인 천왕봉이나 문장대에 오르고자 한다면 시간상 적절치 않은 코스이다. 하지만 오늘은 단풍이 물든 가을 숲을 보며 걷는 목적이 있으니 긴 코스도 결코 지루함 없이 걸을 수 있었다.
이미 해가 떠오른 시각이지만 하늘은 구름에 덮혀 그리 밝지 않다.
커플룩의 등산복차림으로 내내 손을 잡고 걷는 이들이 보인다.
지금은 왕래하는 이들이 많아 이미 세속이 되어버린 듯..
이곳에서 간단히 아침을 먹고 문장대로 향한다.
경상도집 휴게소를 지나며..
문장대까지 약 1시간 거리로 중간에 쉬었다 가기 좋은 곳이다.
단풍이 화려하니 가파른 길도 오솔길처럼 정겹다.
마지막 냉천골 휴게소를 지나고..
막바지 가파른 비탈길..
문장대에 도착
구름낀 하늘이지만 대기가 깨끗한 날씨다.
문장대는 원래 구름속에 가려져 있다하여 운장대(雲藏臺)라 불렀으나
세조가 글을 읽었던 곳이라 하여 문장대(文藏臺)라 불리게 되었다고 한다.
문장대에서 바라본 남쪽의 속리산 주능선
가운데 뒤쪽에 아직 구름이 걷히지 않은 천왕봉이 보인다.
구름이 걷혀가는 주능선 왼쪽의 칠형제봉 능선
기암괴석들이 암릉을 이루는 화북방향(동쪽) 능선
백악산과 그 왼쪽 뒤로 낙영산이 건네다 보이는 북쪽 조망
관음봉과 그 뒤로 이어지는 속리산 서북능선
출발지 법주사 방향의 남서쪽 조망
문장대 배경하늘이 멋지게 펼쳐있다.
문장대에 3번 오르면 극락에 갈 수 있다는 속설이 전해진다는데,
이미 극락의 세계에 들었다 해도 무방할 듯한 경관이다.
신선대로 향하며 돌아보니
푸른 하늘을 뒤덮은 하얀 구름이 장관을 이룬다.
문장대를 당겨보고..
신선대에서 바라본 문장대와 속리산 서북능선
푸른 하늘에 흰구름이 춤을 추듯 쇼를 펼치고..
대기가 깨끗하고 하늘에는 멋진 구름이 펼쳐지니 보이는 풍경마다 한폭의 그림같다.
능선을 오르내리며 마주치는 갖가지 형상의 기암들도 무척 흥미롭다.
왼쪽 나무숲에 가린 입석대는 잠시 등로를 벗어나야만 제대로 볼 수 있다.
능선 왼쪽(동쪽)으로 전망이 트인 바위에 올라 점심과 함께 휴식을 취하며 조망을 즐긴다.
가운데 청화산과 그 오른쪽에 도장산이 보이고
청화산 왼쪽 뒤로는 하얀 슬랩을 드러낸 대야산도 보인다.
변화무쌍한 흰구름이 가을 하늘을 멋지게 수놓은 듯..
입석대와 비로봉 사이의 등로에서 약간 벗어난 이 바위 전망터도
한동안 머물다 갈만한 속리산 최고의 전망터 중 하나이다.
사람들이 오간 발길의 흔적을 따라 이곳저곳 전망바위의 풍경을 담아본다.
어미와 새끼 고릴라 두 마리가 나란히 앉아
경관을 감상하고 있는 듯한 모양이란다.
두껍등 바위 너머로 천왕봉이 보이고.
조릿대가 우거진 이 완만한 능선에 서면 시야가 확 트이면서 가슴까지 시원해진다.
다시 보면 마치 등산화를 올려놓은 듯한 모습인데,
반대편에서 보면 두꺼비가 웅크리고 앉아 있는 듯한 모습이라 하여 두껍등이라 부른다고 한다.
맞은 편에는 또 하나의 기암 도룡뇽 바위가 있다.
이제 정상에 거의 다 온듯 하지만
앞에 보이는 암릉을 우회하고 정상을 오르는 길이 그리 만만치는 않다.
속리산에는 8개의 석문과 8개의 대(臺)가 있는데,
8석문은 내석문, 외석문, 상환석문, 비로석문, 금강석문, 추래석문, 상고내석문, 상고외석문이고
8대는 문장대, 입석대, 경업대, 배석대, 학소대, 신선대, 봉황대, 산호대이다.
천왕봉에 다가서며 올려다 보니
봉우리를 밝혀주는 무대의 장식처럼 멋지게 구름이 펼쳐져 있다.
속리산은 9개의 봉우리로 이루어져 있어 이전에는 구봉산(九峰山)이라 불렀는데,
9봉은 천왕봉, 비로봉, 길상봉, 관음봉, 수정봉, 보현봉, 문수봉, 두루봉, 묘봉이다.
천왕봉에서 바라본 북쪽 조망..
주능선 끝에 문장대가 보인다.
당겨본 문장대와 속리산의 암봉들..
왼쪽 주능선을 축으로 펼쳐진 파노라마 경관
법주사 방향의 서남쪽 파노라마 경관
덕만공주(선덕여왕)가 나라의 번창과 왕실의 평온을 기도하고
아버지(진평왕)가 있는 경주쪽을 향하여 매일 절을 올렸다 하여 배석대라 부른다.
하루는 옆에 있는 우람한 바위가 덕만공주를 따라 고개를 숙였는데 그 후로 고개를 들지 않았다고 한다.
그래서 사람이 남쪽 천왕봉을 향해 절하는 모양을 하고 있다고 배례석(拜禮石)이라고도 부른다.
요즘 사람들은 배석대의 이 바위를 영심이 바위라 부르기도 한다.
하산은 배석대를 지나 세심정으로 이어진다.
능선을 내려선 뒤 하산길 역시 멋진 단풍을 감상하며 걷는다.
상환암 맞은편에는 학이 둥지를 틀었다는 학소대가 있다.
이제 능선을 내려와 계곡의 단풍경을 즐기며 하산한다.
출발 원점인 속리교를 건너 산행을 마친다.
예상 외로 긴 산행이었지만 계곡을 물들인 단풍의 아름다운 풍경과
깨끗한 대기속에 신선한 가을 하늘을 맞이할 수 있었던 건 큰 행운이었다.
가을 산을 찾는 이유가 바로 이런 경험 때문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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