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에 가려고 미뤄두었던 청송의 주왕산.. 단풍으로 물든 가을산은 모두 아름답지만 그 중에서도 단풍철에 유독 많은 사람들이 찾는 산이 있다. 국립공원 주왕산도 그 중 하나로 단풍이 절정을 이룬 주말 주왕산은 수많은 인파로 북적였고.. 사계절 자연경관이 빼어난 산이지만 가을속 주왕산은 그 아름다움의 절정을 드러내고 있었다.
△산행일자 : 2017년 10월 28일 (토)
△산행코스 : 상의주차장→대전사→주왕산→칼등고개→가메봉→후리메기삼거리→용연폭포→대전사→주차장
△산행거리 : 17.5km (GPS기준.. GPS가 끊긴 구간이 있어 정확하지 않음)
△소요시간 : 8시간 38분 (휴식 2시간 14분 포함)
주왕산은 설악산, 월출산과 함께 우리나라 3대 암산 중 하나로 기암괴석과 폭포의 절경이 어우러진 산이다. 주왕산 주봉(720m)은 큰 특징이 없었으며 전망은 역시 가메봉(882m)이 뛰어났다. 주봉에서 가메봉을 거쳐 사창골로 하산하는 다소 긴 거리를 택하다보니 학소대 부근에서 날이 어두워져 일부를 돌아보지 못하는 문제가 있었다.
상주-영덕간 고속도로 청송휴게소 부근을 지나며
짙은 안개와 구름속에 밝아오는 아침을 맞는다.
산행에 앞서 먼저 주산지에 들러보았는데
포인트마다 주산지의 아침 풍경을 담으려는 진사들이 진을 치고 있었다.
잠시 틈을 비집고 주산지의 보물 왕버들을 사진에 담아본다.
주산지의 왕버들은 1720년 주산지가 조성되기 전부터 이곳에 살았다는데..
수령이 오래되어 노쇠화가 진행되고 있으며 수세가 급격히 약화되고 있다고 한다.
주산지를 돌아나와 상의탐방센터 임시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북적이는 탐방객들 사이에 끼어 입구에 들어선다.
식당가를 지나다 개울을 가로지른 보에 다가가 주왕산을 바라보는데..
가을빛으로 물든 주왕산의 반영이 아름답게 조화를 이룬다.
대전사에 들어서기 전 성급한 마음에
담장너머 사찰 뒤로 주왕산의 상징처럼 우뚝 솟은 기암(旗巖)을 바라본다.
주왕산을 찾은 수많은 산행객들이 거쳐가는 대전사는
고요하고 경건한 산사의 모습보다 입장료를 거두는 관광지로 변모한듯..
길을 나선 노신사의 시선도
사찰을 배경으로 솟은 기암에 머물고 있는듯..
대전사(大典寺)는 신라 문무왕 12년(672) 의상대사가 창건하였다고 전하며
1672년 중창된 보광전의 단청과 벽화는 국가지정문화재로서 역사적, 예술적, 학술적 가치가 높다고 한다.
대전사를 지나 많은 인파로 붐비는 주봉으로 향한다.
가을을 느껴보기 위해 나선 길에
사람 소리보다 물소리, 새소리, 그리고 낙엽지는 소리를 듣고 싶다지만
소문난 국립공원을 찾았으니 감수해야만 한다.
주봉 마루길을 20여분 오르자 첫 전망대가 나오고
건너편에 장군봉과 기암을 중심으로 웅장하게 솟아오른 암봉들이 조망된다.
부드러운 곡선미를 보이는 기암의 매끄러운 바윗결과
암벽 사이사이를 수놓은 단풍빛이 조화를 이루니 수려함의 극치를 보인다.
다시 긴 행렬을 따라 비탈길을 오르고..
두 번째 전망대에서 암벽이 병풍처럼 둘러진 주왕산 전경을 바라본다.
주왕산은 산의 모습이 돌로 병풍을 친 것 같다고 하여
석병산(石屛山) 또는 주방산(周房山)으로도 불렸다고 한다.
하산시 지나게 될 병풍바위와 급수대 사이는
폭포와 기암절벽이 어우러져 절경을 이루는 주왕계곡이다.
계속해서 주봉으로 향하는데 많은 인파로 지체는 풀리지 않고..
정상 아래 전망터에 이르러 출발지인 상의리 방면을 바라보고..
다시한번 웅장한 암벽으로 둘러진 주왕산을 바라보고 정상으로 이어간다.
정상을 향한 막바지 계단길이 힘겹기만 한데..
아름답게 물든 가을숲을 보며 숨을 고른다.
정상에 도착하니 별다른 조망 없이
오로지 정상석 인증을 위해 줄을 선 사람들로 북적인다.
차례를 기다려 겨우 담은 주봉 정상석..
주왕산이라는 이름의 유래는 신라 무열왕 16대 손인 김주원이 왕에 추대되었지만 왕위에 오르지 못하고 이 산에 은거하며 전투를 벌였던 것에서 유래했다는 설과 당나라 때 반역을 일으켰다 패한 ‘주도’(周鍍)라는 인물이 이 산에 숨어지냈다고 해서 주왕산이라는 이름이 붙었다는 설이 함께 전해진다.
주봉을 내려와 칼등고개에서 오른쪽 가메봉 방향으로 들어선다.
지금까지와 달리 가메봉 길은
마주오는 산객들과 간혹 마주칠뿐 무척이나 한적해
숲을 아름답게 물들인 단풍을 즐기며 여유롭게 걷는다.
대전사와 가메봉을 잇는 갈림길을 지나
기암이 있는 능선에서 나무숲 너머로 가메봉을 바라보고..
가파른 계단을 올라 안부에서 가메봉에 오른다.
전망 좋은 주왕산 가메봉(882m)
가메봉은 원래 석름봉이라 불렸으며
산 중턱에 가마를 닮은 가메바위가 있어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가메봉 정상에서 단풍으로 물든 주변 산들의 멋진 경관에 한동안 빠져든다.
애써 찾은 보람과 함께 아름다운 풍경에 한동안 머물다가
시간의 제약에 아쉬움을 남기고 발길을 돌린다.
다시 안부로 내려와..
계단을 내려서고..
사창골로 내려와 단풍을 감상하며 여유롭게 하산한다.
주왕산의 단풍은 짙은 색보다는 주로 은은한 빛깔의 파스텔 톤이 많다.
‘주황색 단풍이 많아 주황산이라 불러야 할까봐..’ 라는 우스개 소리도 들리고..
빛바랜 색감에 더 호감이 가는 단풍이다.
계곡을 따라 후리메기 삼거리를 지나는데..
이곳은 주왕이 군사훈련을 하던 장소라 하여 훈련목으로 불리다가
‘후리메기’로 바뀐 것으로 추정하며, 아마도 지방 사투리가 섞인 지명인듯 하다.
가는 물줄기가 흐르는 계곡에 많은 낙엽이 쌓여가고..
예쁜 단풍을 카메라 화면에 비춰보지만
실제 눈으로 보는 것만큼 만족할 수 없을을 곧 알게된다.
굳이 산정에 오르지 않더라도
계곡에 들어서는 것만으로도 이렇게 멋진 단풍을 만날 수 있으니..
더 나이가 들면 계곡 단풍여행도 고려해 봐야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후리메기 입구로 내려와 이제 주방천의 3대 폭포를 감상하는데
먼저 가장 위쪽에 2단 폭포를 이루는 용연폭포로 다가간다.
용연폭포 윗단
가을이 내려앉은 용연폭포 아랫단
아랫단에서 바라본 용연폭포
절구폭포
사창골과 후리메기 계곡에서 흘러내린 물이
절구처럼 생긴 바위에 담겼다가 다시 바위를 타고 쏟아지는 모습이다.
용추폭포
용이 승천하는 자리라고 해서 용추폭포라 불리며
아홉 마리 용이 살았다는 구룡소와 선녀탕의 전설이 전해지는 폭포다.
용추폭포에서 내려다보이는 거대한 바위 협곡
용추폭포 하단의 폭포수..
시간가는줄 모르고 절경을 감상하며 학소대로 내려서는데
어느덧 날이 저물어 가고 있다.
학소대는 하늘을 찌를듯이 솟은 절벽 위에
청학과 백학 한 쌍이 둥지를 짓고 살았다는 이야기가 전해지는 곳이다.
학소대 맞은편에는 시루를 닮았다는 시루봉이 있는데
다른 각도에서 보면 사람의 얼굴 형상으로 보이기도 한다.
시루봉 앞 망월대로 향하는 갈림길에서
잠시 망설였지만 일몰이 임박해 대전사로 곧장 내려선다.
급수대가 보이는 지점에 이르니 저녁 하늘에 노을이 물들고
계곡에는 이미 어둠이 내려 앉았다.
마지막으로 어둠에 묻혀가는 급수대를 바라보며
가을을 맞아 더욱 아름다운 경관을 드러내준
주산지와 주왕산을 돌아보는 하루 일정을 마친다.
해가 일찍 기우는 계절임을 감안하지 못하고 너무 느긋하게 움직였던 점을 돌아보며
볼 것 많은 주왕산의 막바지 경관을 다음 기회로 미루는 아쉬움을 남기게 되었다.
GPS 산행 기록
주왕산 산행안내도 (출처 : www.joytrai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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