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정기를 맞은 설악의 단풍을 만나보기 위해 남설악 오색을 출발하여 내설악 백담사에 이르는 코스를 다녀왔다. 단풍은 전반적으로 철이 지나고 있었지만 아름다운 설악의 경관은 늘 그렇듯 감탄스러움을 전해주고 있었다.
△산행일자 : 2017년 10월 19일 (목)
△산행코스 : 남설악탐방센터(오색) → 대청봉 → 봉정암 → 구곡담계곡 → 백담사
△산행거리 : 18.8km
△소요시간 : 10시간 21분 (휴식 1시간 23분 포함)
동이 트기 직전 오색을 출발하여 비탈길을 오르며
밝아오는 아침과 함께 색색으로 물들인 숲을 마주한다.
오름이 거듭될수록 발길을 붙잡는 화려한 단풍이 이어지고..
산허리를 돌아 오르며 들려오는 계곡의 물소리에
잠시 내려서서 암반을 타고 흐르는 작은 폭포를 담아본다.
능선에 올라서자 남쪽으로 점봉산이 건네다 보이며
아스라이 펼쳐진 산그리메 사이로 구름이 드리워져 고도를 실감케 한다.
머리위로는 중청봉의 기상관측소와 대피소 건물이 반갑게 다가오고..
푸른 하늘과 맞닿은 정상 능선을 지나..
마침내 정상에서의 경관에 대한 기대감을 안고 정상에 다가선다.
붉은 글씨로 각인되어 더욱 인상적인 정상석 앞에서
무언가 특별하고도 소중한 순간을 만난 듯 고조된 감정을 느끼며
이미 기억속에서 지워졌던 옛 자취의 흔적들을 애써 떠올려보기도 한다.
(1984년에 올랐던 대청봉)
동해가 보일 정상너머로 천불동계곡이 훤히 내려다 보이고
구름이 걸린 공룡능선과 화채봉 능선 그리고 울산바위까지
웅장하고 수려한 설악의 절경이 멋지게 펼쳐진다.
신선대에서 1275봉으로 이어지는 공룡능선은 다시 가을빛으로 물들고..
중청에서 왼쪽 끝청을 지나 다시 귀때기청봉으로..
설악의 서북능선이 부드럽게 이어지고
그 뒤로 왼쪽에 가리봉 오른쪽에 안산이 날카로운 기세로 솟아 보인다.
차가운 바람속에 곧 구름에 덮힐 듯한 정상을 내려서며
시야가 트인 정상에서의 시간이 또 하나의 행운이었음을 직감한다.
중청으로 내려서며 감탄스러운 외설악의 절경에 한동안 눈을 돌리지 못한다.
중청대피소를 지나며..
지나온 대청봉을 돌아보고..
한계령 갈림길에서 소청봉으로 향한다.
소청으로 내려서며 구곡담계곡 위로 서북능선이 펼쳐 보이는데
왼쪽 멀리 가리봉 능선은 여전히 구름에 덮여있다.
다시 소청봉 갈림길에서 내설악의 단풍을 만나기 위해 봉정암 쪽으로 향하고..
여전히 구름에 덮인 공룡능선을 바라보며 소청대피소로 내려선다.
소청대피소에서 점심과 함께 휴식을 취하며
서북능선과 공룡능선 사이 용아장성의 절경을 마주한다.
다시 봉정암으로 내려서다 바위 전망대에 올라
기암괴석으로 둘러진 봉정암 주변과 용아장성을 바라보는데..
봉정암 주변의 단풍은 대부분 져버린 상태지만
천하의 절경 앞에 쉬이 발길을 돌리지 못할 정도다.
잠시 후 산객들로 붐비는 봉정암을 지나..
가을 정취가 완연한 길을 따라 사리탑으로 향한다.
봉정암 석가 사리탑은 부처님의 뇌 사리를 봉안하였다고 하여 ‘불뇌보탑’이라고도 부른다.
기암이 우뚝 솟아있는 사리탑 위 전망대에 오르니..
한 산객이 거북바위 전망터에 명상하듯 앉아 떠날 줄을 모르는데..
절벽 너머로 공룡능선이 건네다 보이고..
곰바위 뒤쪽에는 용아장성의 험준한 암릉이 늘어서 있다.
곰바위는 어미가 새끼를 품에 안고 있는 형상으로 모자(母子) 바위라고도 한다.
사리탑을 내려서며 봉정암 뒤로 구름에 덮여가는 소청과 중청을 바라본다.
봉정암을 내려오며 다시 사자바위에 오르는데..
그때와 달리 이제는 사자바위에 오를 용기가 나질 않는다.
(사자바위 위에서..1984년)
사자바위에서 용아장성을 바라보고..
긴 세월이 지난 사진 속 모습을 비교해 보며 기록의 소중함을 느껴보기도 한다.
(1984년 사자바위 주변 경관)
사자바위에서 봉정암 방향의 경관을 조망해 보고..
계곡으로 내려서며..
하늘을 찌를 듯 솟아오른 암벽 위에 바위새 한 마리를 발견한다.
눈길을 끄는 수많은 기암괴석의 암봉들을 뒤로하고..
단풍과 어우러진 아름다운 폭포들을 감상하며..
수렴동으로 이어지는 구곡담 계곡을 지난다.
아름다운 폭포와 소를 이루는 구곡담 계곡은 수렴동 대피소에서 봉정암까지 5.9km에 이르는 계곡이다.
승천하는 용을 닮았다는 쌍룡폭포를 지나고..
거대한 용아장성의 암봉들로 둘러진 구곡담계곡이
단풍으로 채색되니 선경이 따로 없다.
이어지는 구곡담 계곡의 관음폭포를 지나고..
긴 계곡길이지만 곳곳에 절경을 마주하니 지루함을 느낄 새가 없다.
고도가 낮아질수록 단풍빛은 더욱더 절정을 이루고..
자연이 빚어낸 이 고운 빛깔을 무슨 말로 표현할 것인가..
무심코 터지는 탄성 외에는 표현할 말이 필요치 않을 듯..
암반 위에 소를 이루며 흐르는 저 청량한 물빛은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정화되는 듯하다.
담아두고픈 멋진 경관들을 뒤로하고 수렴동 대피소를 지난다.
계속해서 걸음을 재촉해 보지만
나아갈수록 새롭게 펼쳐지는 풍경들에 자꾸만 제동이 걸린다.
단풍은 역시 설악이다라는 말을 실감하며..
설악만이 보여주는 풍경들을 최대한 즐겨본다.
영시암을 지나며 긴 여정이 끝나감이 아쉬워지지만
주변을 돌아보면 아직도 깊은 골의 한가운데를 지나고 있음을 느낀다.
마침내 백담사 앞에 이르러 무수한 돌탑들의 진귀한 광경을 마주하고..
잠시 백담사로 향해보지만..
주차장까지 다시 셔틀버스로 이동해야 하니
사찰 경내를 둘러볼 겨를이 없다.
만추로 접어드는 가을 설악에서 산행을 마치며..
단풍 절정기가 오히려 조금 늦은 시기라는 걸 알았지만
여전히 빼어난 경관미를 마음껏 발산하는 절경을 마주할 수 있었다.
설악산 산행안내도 (출처 : www.joytrai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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