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자령(仙子嶺)은 강원도 평창군과 강릉시의 경계를 이루며 백두대간 주능선에 솟은 봉우리다. 고원에 펼쳐진 푸른 초원과 한겨울 눈꽃이 인기가 있으며, 산의 해발고도는 높지만 대관령휴게소를 잇는 트레킹 코스가 완만하여 쉽게 오를 수 있는 산행지다. 좀처럼 눈이 내리지 않고 포근한 가운데 미세먼지가 심한 날이 이어지던 1월에 새해 첫 산행으로 선자령의 설경을 만나본다.
△산행일자 : 2020년 01월 31일 (금)
△산행코스 : 대관령휴게소→KT송신소→새봉전망대→선자령→재궁골삼거리→양떼목장→휴게소
△산행거리 : 12.2km (GPS측정 기준)
△소요시간 : 4시간 1분 (휴식/사진촬영 5분 포함)
오늘 산행은 대관령휴게소와 선자령을 잇는 두 갈래 코스 중
위쪽(동) 능선 코스를 따라 선자령에 오른 뒤 아래쪽(서) 계곡코스로 하산한다.
눈이 귀한 이번 겨울.. 대관령 부근에서야 비로소 눈이 보이기 시작하고
대관령휴게소에 도착해보니 주변에 눈이 제법 쌓여있다.
국사성황사 갈림길
발밑에 전해오는 신선한 눈의 촉감..
오랫만에 걸어보는 눈길을 따라 설레이는 마음으로 산행을 출발한다.
오늘 날씨 예보는 오전에 흐리고 눈이 내린다 하여 11시쯤 느지막히 도착했는데
하늘이 쾌청하고 기온이 따뜻해 벌써 나뭇가지의 눈이 많이 녹아내린 듯하다.
좀 더 일찍 도착했더라면.. 하는 후회가 되지만
올해 처음 마주하는 설경에 만족하며 부푼 마음으로 산행을 이어간다.
KT송신소
중계소 부근에서 바라본 강릉 방향
눈이 다져진 길이지만 경사도가 완만하고 포근한 기온에 눈이 녹고 있어
아이젠을 착용하지 않아도 미끄럽지가 않다.
무선표지소 갈림길
임도를 벗어나 숲에 들어서자 나뭇가지에 쌓인 눈꽃이 절정을 이룬다.
전망터에서 바라본 남쪽 경관
새봉전망대 직전 전망터에서 지나온 남쪽 방향으로
능경봉과 고루포기산으로 이어지는 백두대간의 산들을 조망해본다.
당겨본 고루포기산
항공무선표지소 너머 고루포기산도 눈에 덮혀다.
최근에 내린 폭설로 영동과 영서를 가르는 선자령 부근의 산들이 온통 하얗다.
대관령면의 남서쪽을 두르고 솟은 산들
평창동계올림픽이 개최되었던 리조트 시설 주위로
발왕산을 비롯해 여기저기 슬로프 자국들이 선명하게 드러나 보인다.
새봉전망대
전망대에서 바라본 강릉 방향
짙은 구름이 오락가락 하며 햇빛을 가리지만
미세먼지 없이 대기가 청명하니 강릉 시내가 훤히 내려다 보인다.
경포대와 강릉시내
당겨본 경포대 호수와 동해
멀리 두타산과 청옥산이 보이는 남동쪽 조망
능경봉과 고루포기산이 보이는 남쪽 조망
새봉으로 이어지는 숲길
다시 숲에 들어서자 온 숲을 하얗게 뒤덮은 감탄스런 설경이 펼쳐진다.
새봉에 올라서며..
푸른 하늘과 하얀 눈이 조화를 이루어 더욱 눈부신 경관을 연출하고 있다.
새봉에 올라 돌아본 경관
새봉을 지나며..
정상 방향
바람 많은 선자령에 오늘은 바람이 없어 풍력발전기도 회전을 멈추었다.
돌아본 풍경
다시 돌아본 풍경
능선 곳곳에 세워진 인공 풍력발전기도 순간을 담는 배경이 되어주고
자연의 일부처럼 잘 어우러지는 멋진 조형물이 되고 있다.
돌아본 남서쪽 조망
눈 덮힌 대지와 하늘에 펼쳐진 흰구름..
그 사이를 메운 능선들이 눈이 녹으며 점차 잿빛으로 변해가고 있다.
거센 바람에 휘어진 나무들도 오늘은 흔들림 없이 평온하게 서있다.
선자령 정상이 보이는 풍경
선자령 정상에 올라서며..
선자령은 특이하게도 산 이름에 고개를 뜻하는 ‘재 령(嶺)’자가 붙여졌다.
옛날 대관령에 길이 나기 전 영동 지역으로 가기 위해 나그네들이 넘나들던 고개라고 한다.
백두대간 선자령(仙子嶺, △1,157m)
선자령은 계곡이 아름다워 선녀들이 아들을 데리고 와서 목욕을 하던 곳이라 하여 유래되었으며
예전에는 대관산(大關山) 혹은 보현산(普賢山)이라 불렸고, 보현사에서 보면 마치
떠오르는 달과 같다 하여 만월산(滿月山)이라고도 불렀다고 한다.
1대간, 1정간, 13정맥의 산경표가 새겨진 선자령 정상석에는
우리 국토의 핵심 생태축인 백두대간을 보존하고 국운강성과 민족통일에 대한 염원을 담고 있다.
잡목들에 둘러진 너른 공터의 선자령 정상을 지나
순환등산로를 따라 계곡방향으로 하산한다.
선자령을 내려서며 바라본 곤신봉~매봉 능선
황병산 방향의 북서쪽 조망
오른쪽 곤신봉에서 매봉~소황병산으로 백두대간 능선이 이어진다.
당겨본 황병산과 오대산 호령봉
황병산 왼쪽으로 보이는 한강기맥의 계방산
능선에 핀 상고대
선자령 아래 임도에서 돌아본 풍경
계곡 방향으로 이어지는 임도
하늘목장 갈림길
하늘목장 갈림길에서 눈위에 만들어진 길을 따라 하늘목장 언덕위로 올라본다.
풍력발전기와 어우러진 나무 한그루
둥그런 선자령 정상부
둥그런 선자령의 모습을 보니 만월산이라 불렀다는 말이 그럴듯해 보인다.
눈, 바람, 초원, 전망으로 요약되는 선자령
선자령은 겨울철 영서지방의 편서풍과 영동지방의 습기가 많은 바닷바람이 부딪혀
우리나라에서 눈이 가장 많이 내리는 곳이라고 한다.
선자령은 눈꽃산행지로 인기 있는 곳이지만 신록이 피어나는 초여름의 녹색 초원도
설경 못지않게 아름답고 서정적인 풍경을 보여준다고 한다.
눈에 덮힌 고원 하늘목장에서 잠시 주변 전망을 둘러보고 발길을 돌린다.
하늘목장 삼거리
눈덮힌 계곡 풍경
계곡에 내려서니 나뭇가지의 눈은 거의 녹아 내리고
부드럽게 바위를 덮은 눈 위로 오후의 햇살이 반짝인다.
자작나무 숲길
딱따구리
앞서가는 이들이 걸음을 멈춰서서 무언가를 바라보길래
가까이 다가가 보니 길가 소나무에 딱따구리 한 마리가 매달려 있다.
눈덮힌 계곡 풍경
잣나무 숲
재궁골삼거리에서 언덕을 올라 다시 숲길로 들어서고
풍해 방지를 위해 조림된 울창한 잣나무 숲을 지난다.
양떼목장
양떼목장을 지나며 철조망 너머로 눈덮힌 목장 풍경을 바라본다.
명품송
목장 너머로 보이는 평창 리조트 단지
강릉으로 넘어가는 길
다시 대관령휴게소에 도착하여 산행을 마친다.
이례적인 포근한 날씨로 타이밍을 못 맞춘 점이 조금은 아쉬웠지만
모처럼 멋진 설경을 마주할 수 있는 즐거운 산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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