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양산은 충청북도 괴산군 연풍면과 경상북도 문경시 가은읍의 경계에 있는 산으로 이화령에서 속리산 쪽으로 이어지는 백두대간의 줄기에 솟은 산이다. 산 전체가 하나의 거대한 바위의 하얀 슬랩을 드러내고 있어 멀리서도 알아볼 수 있는 특징을 갖고 있다. 몇 해 전 처음 올랐을 때 가파르고 긴 로프 구간이 힘겨웠던 터라 그리 선호하지 않는 산이지만 주변 전망에 대한 아쉬움에 청명한 가을을 맞아 다시 찾게 되었다.
△산행일자 : 2020년 10월 24일 (토)
△산행코스 : 은티마을→호리골재→구왕봉→희양산→시루봉→은티마을
△산행거리 : 14.08km (GPS 측정 기준)
△소요시간 : 8시간 29분 (휴식/사진 촬영 58분 포함)
은티마을을 출발하여 구왕봉~희양산~시루봉을 거쳐 원점 회귀하는 경로로 진행했는데
시루봉 직전 은티마을 갈림길에서 길을 찾기가 어려워 혼란을 겪기도 했다.
연풍면 주진리 은티마을은 희양산을 오르는 거의 유일한 들머리이며
구왕봉과 희양산 그리고 시루봉까지 연계하여 원점 회귀할 수 있는 길이 이어져 있다.
마을로 들어서서 무심코 걷다 보니 진행 경로를 잠시 벗어나고 말았다.
마을 위쪽에서 숲을 가로질러 정상 등로에 접속한 뒤 이정표가 있는 삼거리를 확인한 뒤 다시 진행한다.
왼쪽은 지름티재나 성터 삼거리쪽으로 희양산에 오를 수 있는 길이고
오른쪽은 구왕봉을 거쳐 희양산으로 갈 수 있는 길이다.
희양산 단독 산행 시에는 험한 릿지 구간을 피해 지름티재 보다는 성터 삼거리로 오르는 것이 좋겠다.
호리골재를 지나 약 25분 오르자 남쪽으로 첫 전망이 트인다.
능선 안부인 호리골재부터는 대간길이며, 구왕봉까지는 1.6km 거리이다.
구왕봉이 가까워지면서 북쪽으로 전망이 열린 벼랑 끝 전망터가 나온다.
구왕봉 명소 중 하나로 은티마을을 중심으로 주변에 둘러진 명산들을 조망해 볼 수 있는 곳이다.
구왕봉은 충청북도 괴산군과 경상북도 문경시의 경계를 이루는 봉우리로 괴산 35명산 중의 하나이다.
구왕봉이라는 이름은 남쪽 산자락에 위치한 봉암사의 창건 설화에 기인하는데
지증대사가 큰 못에 살던 용을 구룡봉으로 쫓아내고 봉암사 터를 닦았으며
그때의 구룡봉이 지금의 구왕봉이 되었다는 전설이다.
전망이 가려진 구왕봉에서 희양산 방향으로 잠시 내려서면
탁 트인 바위 전망터가 나오고 암봉으로 이루어진 희양산이 건네다 보인다.
![]() |
![]() |
여유롭게 전망을 즐긴 뒤 마음을 가다듬고 급경사 암벽 구간을 내려선다.
구왕봉과 희양산 중간 안부인 지름티재는 북쪽의 은티마을과 남쪽의 원북리를 잇는 고갯길인데
남쪽 방향은 봉암사에서 출입을 못하게 목책으로 막아놓았다.
지름티재를 지나면서 능선을 넘는 바람이 유난히 거세게 불어온다.
희양산의 암벽 구간을 오르기 전 잠시 휴식을 취하며 단풍을 감상해본다.
![]() |
![]() |
희양산의 이 암벽 구간은 수직에 가까운 경사에 길이가 길어 체력과 담력을 요하는 구간이다.
힘에 부쳐 느리게 진행되기도 하지만 반대로 내려오는 사람들을 피하기 어려워 대기하는 시간이 더 많아지기도 한다.
![]() |
![]() |
구왕봉에서부터 앞서거니 뒤서거니 동행하던 한 분의 말대로
이곳 위험 구간에는 계단이 전혀 설치되어 있지 않은 것도 이상하다 할 수 있겠다.
힘든 구간을 무사히 오르고 나면 충분한 보상이 주어지는데
암릉 따라 멋진 전망을 즐기며 희양산 정상으로 향한다.
희양산 서남쪽으로 속리산에서 대야산, 장성봉을 거쳐 구왕봉으로 이어지는 대간 능선이 아스라이 조망된다.
오늘은 바람이 강한만큼 미세먼지가 사라져 비교적 선명한 원경을 보여주고 있다.
봉암사는 신라 헌강왕 5년(879년)에 선승 도헌이 창건한 사찰로 신라시대 구산선문 중의 하나였으며
조계종 특별 수도 도량으로 초파일 전후를 제외하고 일반인의 출입을 금한다고 한다.
희양산은 충청북도 괴산군과 경상북도 문경시의 경계를 이루는 산으로 괴산 35 명산 중의 하나이다.
햇빛 ‘희(曦)’자와 볕 ‘양(陽)’자의 이름이 말해주듯 거대한 암봉이 하얗게 빛나는 산이다.
주변 전망이 좋은 산이지만 막상 정상에서는 전망이 제한적이다.
동북쪽으로 멀리 주흘산에서 동남쪽에 인접한 뇌정산까지의 조망이 전부이다.
정상을 돌아 다시 갈림길로 되돌아오며 바람을 피할 수 있는 곳에 자리를 잡고 점심을 먹는다.
암릉 구간의 시원한 조망과 함께 기암과 어우러진 소나무들의 멋진 조화 역시 희양산의 보물이라 할 수 있다.
이제 희양산을 내려와 성터 삼거리를 지나 시루봉으로 향한다.
이곳 희양 산성은 신라와 후백제가 국경을 다투던 접전지로 경순왕 3년(929년)에 쌓았다고 한다.
시루봉 직전 안부에서 이정표가 가리키는 방향으로 나아가 보았지만 낙엽에 덮여 길이 보이지 않는다.
트랭글 지도를 참고해 한동안 우왕좌왕하다 할 수 없이 길 없는 경사면을 치고 올랐는데,
나중에 등산 안내도를 보니 오른쪽 능선으로 돌아가게 되어 있었다.
시루봉은 충청북도 괴산군과 경상북도 문경시의 경계를 이루는 산으로 괴산 35 명산 중의 하나이다.
전국에 수많은 시루봉들처럼 이 역시 시루(甑)처럼 생겨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정상석에 전망대라 쓰여있듯이 전망이 뛰어난 시루봉이다.
북쪽으로 왼쪽 박달산에서 오른쪽 주흘산까지 한눈에 들어오는 전망이다.
충주의 계명산 뒤로 제천의 백운산(1,087m) 마루금과
대미산 뒤로 원주의 치악산(1,288m) 마루금이 희미하게나마 모습을 드러낸다.
시루봉에서 다시 은티마을 갈림길로 내려와 하산한다.
갈림길에서 20여분 내려오니 다시 시루봉(~1.5km) 이정표가 보이는데 지도에 없는 새로운 코스인 듯하다.
시루봉 아래에 곱게 물든 단풍이 오후의 햇살에 제법 화사하게 빛나고 있다.
저녁해가 기울어 가는 시간 은티마을로 내려와 산행을 마친다.
산행 초반과 막바지에 길을 잘 못 들었고 능선에서의 거센 바람에 시달렸지만
청명한 가을 날씨 속에 멋진 경관을 마주했던 즐거운 산행이었다.
'산행과사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용문산 .. 백운봉~장군봉~용문산 (0) | 2020.11.07 |
---|---|
대둔산 .. 서각봉~마천대~칠성봉~낙조대 (0) | 2020.11.01 |
신선암봉 .. 용성골~신선암봉~깃대봉 (0) | 2020.09.28 |
대야산 .. 용추계곡~피아골~대야산~밀재 (0) | 2020.09.05 |
속리산 문장대 (0) | 2020.06.16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