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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과사진

한라산 .. 영실~윗세오름~어리목

by kelpics 2023. 1. 7.

윗세오름 대피소

 

 

 

한라산으로 신년맞이 눈꽃산행을 다녀왔다. 2019년 어리목에서 올랐을 때와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정상부를 뒤덮은 구름으로 한라산의 경관을 제대로 볼 수 없었는데, 그만큼 겨울철 한라산에서 좋은 날씨를 만나기가 쉽지 않은 모양이다. 함께하며 여러 가지 배려와 친절을 베풀어준 친구에게 고마움을 전하며, 구름 속에서도 간간이 모습을 드러낸 화려한 상고대와 하얀 설경을 사진으로 남겨본다.

 

 

△산행일자 : 2023년 01월 07일 (토)
△산행코스 : 영실휴게소→윗세오름→어리목휴게소
△산행거리 : 9.6km (GPS측정 기준)
△소요시간 : 4시간 16분 (휴식/사진촬영 28분 포함)

 

 

 

 

 

진행 경로

 

 

영실 탐방로는 한라산 탐방로 중 가장 짧은 서남쪽 탐방로이다. 영실기암의 웅장한 비경을 돌아 1시간가량 오르면 구상나무 군락을 지나 우리나라 유일의 고산초원인 선작지왓을 만난다. 봄에는 선작지왓의 털진달래와 산철쭉이 아름답고, 가을에는 영실기암의 단풍이 장관을 이룬다. 30분 정도 걸어가면 백록담 화구벽과 마주한 윗세오름대피소에 도착하며, 남벽순환로를 따라 1시간 정도 가면 남벽분기점에 이르는데 자연휴식년제에 따라 아쉽게도 정상까지의 탐방은 할 수 없어 발길을 돌려야 한다. 내려오는 길은 어리목과 돈내코 방면으로도 가능하다.(참조: 국립공원 안내문)

 

 

 

 

 

영실휴게소(△1,280m)

 

전날 저녁 제주도에 내려와 1박을 하고 아침에 택시를 이용하여 영실통제소 앞 휴게소에 도착했다.
일반 차량 통행은 2.5km 아래쪽에 위치한 주차장까지만 허용되었지만 택시의 경우 이곳 영실휴게소까지 통행할 수 있어 그만큼 시간과 체력을 절약할 수 있었다. 주말을 맞아 많은 인파가 몰리다 보니 아래쪽 주차장도 이미 만차가 되어 많은 사람들이 주차장 아래 도로가에 주차를 하고 걸어서 이동하고 있었다.

 

 

 

 

 

산행 초입의 적송군락지

 

차에서 내려 밖으로 나오자 체감온도를 뚝 떨어뜨리는 아침 바람이 거세게 몰아친다.
밤사이 시내에는 비가 내렸지만 산정에는 눈꽃이 피지 않았을까 하는 기대와 설레는 마음으로
산행 준비를 마치고 통제소를 통과하여 산행을 시작한다.

 

 

 

 

 

눈 쌓인 등산로

 

코스에는 등로를 벗어나서는 걸을 수 없을 정도로 눈이 쌓여있다.
눈 위에 만들어진 발자국을 따라 줄지어 이동하는데, 워낙 밀집해서 걷다 보니 가끔씩 정체되기도 한다.

 

 

 

 

 

영실기암

 

출발 후 20여분 지나 문득 위쪽을 바라보니 나뭇가지 사이로 능선에 솟은 기암들이 살짝 모습을 드러낸다.
계속해서 능선을 오르며 영실기암 쪽을 바라보지만 구름이 짙게 깔린 정상부가 끝내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다.

 

 

 

 

 

구름 속에 갇힌 영실기암

 

원래 아침 시간은 역광으로 영실기암을 제대로 보기가 어려워 오전 11시 이후 입산 마감 시간 무렵에 산행을 시작하거나 어리목에서 올라 영실로 하산하는 코스를 추천하기도 하는데, 오늘은 그런 생각이 무색할 정도가 되었다.

 

 

 

 

 

병풍바위

 

출발 후 50여분이 지나고 해발 1,500m 지점을 통과하면서 서서히 상고대가 보이기 시작한다.
여전히 짙은 구름이 시야를 가린 채 앞쪽의 병풍바위 암벽 일부가 겨우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구름에 가려진 병풍바위

 

 

 

 

 

오름풍경 안내판

 

원경이 트이면 안내판 사진과 같은 오름 풍경을 볼 수 있을 텐데, 오늘은 그저 상상에만 머물 뿐이다.
오름은 제주어로 화산활동으로 만들어진 작은 화산체를 말하며, 제주에는 360여 개의 크고 작은 오름이 있다고 한다.

 

 

 

 

 

전망대

 

위치를 가늠할 수 없는 곳에 전망대가 보인다.
아마도 한라산 서북벽이 보이는 위치일 듯한데, 전방 시계 제로 상태로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구상나무에 핀 상고대

 

해발 1,600m 지점을 지나며, 원경은 구름 속에 갇혀있지만 나뭇가지에 서린 멋진 상고대가 보이기 시작한다.
때로는 뒤이은 사람들의 진로에 방해가 되기도 하여 미안하지만 상고대 풍경을 사진에 담으며 여유롭게 진행한다.

 

 

 

 

 

상고대 풍경

 

 

 

 

 

 

고도가 높아지며 몸을 가누기 힘들 정도로 돌풍이 거세지만, 설경은 더욱 멋지게 펼쳐진다.
같은 시간 산 아래에서는 절대로 볼 수 없는 멋진 경관에 탄성이 절로 나온다.

 

 

 

 

 

돌풍을 이겨내며 걷는 능선길

 

 

 

 

 

바람과 추위가 만들어낸 풍경

 

 

 

 

 

운무에 휩싸인 길

 

비록 가시거리가 짧아 시야는 답답하지만 시시각각 눈앞에 나타나는 아름다운 설경이 지루함을 덜어준다.

 

 

 

 

 

고사목에 핀 상고대

 

 

 

 

 

 

 

이제 길이 평탄해지면서 숲에서 벗어나기 시작한다.
정확히 분간할 수는 없지만 이제 목적지인 웃세오름이 가까워졌다는 징후이기도 하다.

 

 

 

 

 

 

 

 

 

 

 

눈에 묻힌 나무들

 

 

 

 

 

칼바람을 뚫고 걷는 행렬

 

나무숲을 벗어나면서 윗세오름까지 능선을 가르는 칼바람을 고스란히 맞으며 걷는다.

 

 

 

 

 

윗세오름 전망대 계단

 

정상이 가까워질수록 구름은 더욱 짙어지고, 전망이 보이지 않는데도 전망대에 오르는 이들이 있다.
전망은 볼 수 없어도 무언가 보이는 게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잠시 망설여지기도 한다.

 

 

 

 

 

윗세오름 대피소 가는 길

 

 

 

 

 

윗세오름(△1,700m)

 

구름 속을 걸어 마침내 대피소가 있는 윗세오름에 도착했다.
정상 인증을 위해 대기 중인 긴 행렬에 동참하여 정상 표시목을 사진에 담아본다.

 

 

 

 

 

윗세오름 백록담 방향

 

윗세오름은 백록담을 제외하고 한라산에서 가장 높은 오름이다.
시간이 가능하면 이곳에서 남벽분기점까지 이어갈 수 있지만 오늘은 기상악화로 길이 통제되고 있다.

 

 

 

 

 

운무 속 대피소 전경

 

대피소 건물 안은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붐비지만 밖이 추우니 일단 비집고 들어갈 수밖에 없다.
다행히 얼마 지나지 않아 빈자리가 생겨 간단한 요기와 휴식을 취할 수 있었다.

 

 

 

 

 

어리목 하산길

 

대피소에서 점심을 먹고 나와 어리목 하산길로 접어든다.
대피소에 머무는 사이 내심 구름이 걷히기를 기대했지만 계속해서 강한 바람에 구름이 몰려들고 있다.

 

 

 

 

 

잠깐씩 열리는 하늘

 

그나마 하산 중에는 가끔씩 하늘이 열리고 햇빛이 나와 주변 경관을 볼 수 있었다.

 

 

 

 

 

돌아본 웃세누운오름과 웃세족은오름

 

 

 

 

 

등로 오른쪽에 솟은 민대가리동산

 

 

 

 

 

하늘이 열리며 돌아본 경관

 

 

 

 

 

등로 왼쪽에 솟은 만세동산

 

 

 

 

 

햇빛에 더욱 빛나는 설경

 

 

 

 

 

만세동산을 내려서는 하산길

 

 

 

 

 

전망대

 

만세동산을 지나 등로 오른쪽으로 전망대가 보이는데 역시 전망이 트일 것 같지 않아 그냥 통과한다.

 

 

 

 

 

사제비동산이 보이는 하산길

 

 

 

 

 

상고대

 

오늘은 대략 해발 1,500m 이상에서는 상고대를 볼 수 있는 날씨였다.

 

 

 

 

 

사제비동산을 지나며 돌아본 경관

 

 

 

 

 

숲으로 들어서며

 

이제 길은 전망 없는 숲으로 들어서고 가파른 경사로가 이어진다.
숲길 초입에는 나무에 걸린 눈들이 보이지만 점차 나뭇가지에 눈은 보이지 않는다.

 

 

 

 

 

가파르게 이어지는 내리막길

 

 

 

 

 

어리목교를 건너며..

 

 

 

 

 

어리목휴게소 부근의 평탄한 숲길

 

 

 

 

 

어리목휴게소에서 바라본 한라산

 

 

하산 후에 하늘이 조금씩 개는 듯하니 더욱 아쉬움이 남는다.
하지만 오늘의 여정이 다음에 더 멋진 시간의 발판이 될 것을 믿는다.
한라산의 아름다운 경관을 제대로 볼 수 있는 다음 기회를 기약하며 이번 산행기를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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