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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과사진

[캐나디언로키 트레킹] (3) 보우호수 · 페이토호수 · 아사바스카빙하

by kelpics 2014. 8. 12.

 

밴프(Banff)에서 차를 타고 재스퍼(Jasper)까지
아이스필드 파크웨이(Icefield Parkway)를 달리며 호수와 빙하를 체험하는 일정이다.

루이스 호수에서 재스퍼를 잇는 93번 고속도로인 232km 길이의 아이스필드 파크웨이는
록키를 대표하는 관광도로로 곳곳에 3000m가 넘는 봉우리와 아름다운 호수들의 절경이 이어지는 곳이다.
이 도로 주변에는 벌(bee)을 보호하기 위해 기지국을 설치하지 않아 휴대폰 통화가 불가한 지역이기도 하다.

 

 

 

 

 

보우호수 하류에 있는 보우폭포(Bow Falls).
90% 빙하로 이루어진 폭포로 그리 높지는 않지만 엄청난 유량에 굉음을 울리며 흐른다.
마릴린 먼로 주연의 영화 '돌아오지 않는 강'이 촬영된 곳이기도 하다.

 

 

 

 

 

보우폭포 하류에 흐르는 보우강물이 아침 햇살에 반짝인다.
영화 ‘흐르는 강물처럼’이 촬영된 곳으로 멋진 플라이낚시 장면이 연상되는 곳이다.

 

 

 

 

 

보우폭포의 언덕에서 바라본 밴프 스프링스 호텔(Banff Springs Hotel).
1885년 완공된 캐나다 태평양 철도(CPR)에서 로키 산맥 철도 부근의 관광산업을 활성화시키기 위해
1888년에 문을 연 이 호텔은 250개의 객실과 원형 홀을 갖춘, 당시로써는 세계 최대의 호텔이었다고 한다.
원래의 건물 설계도에서 180도 틀어져 지어졌다는 재미있는 일화가 있기도 한 이 호텔은
주변 풍경과 잘 어우러진 스코틀랜드 귀족풍의 고딕식 건축물의 아름다움과 그 상징성으로
역대 대통령들과 유명 스타 등 수많은 명사들이 머물렀던 유서깊은 곳이며,
지금도 영국 로열 패밀리만을 위한 룸이 별도로 준비되어 있다고 한다.

 

 

 

 

 

보우 호수(Bow Lake)
보우 강의 발원지로 해발 1,950m에 위치하며, 수심 80m, 넓이 3.2km²로 밴프국립공원에서 3번째로 큰 호수이다.

 

 

 

 

 

인디언들이 근처의 무성한 버드나무로 활을 만든데서 호수 이름이 유래했다고 한다.
사람이 마실수는 없지만 1급수의 깨끗한 물을 담고 있다.

 

 

 

 

 

보우 호수는 겨울철 설경이 일품이며, 송어낚시로도 유명하다고 한다.
에머랄드빛 호수 속에 비친 로키산맥의 정경이 한동안 발길을 멈추게 하는 아름다운 장면이다.

 

 

 

 

 

호숫가에 한창 피어난 꽃무리가 호수를 배경으로 추억을 담고 싶어하는 사람들을 반겨준다.
호수 너머로 푸른 하늘과 우뚝 솟은 봉우리에 얹힌 하얀 빙하가 아름답게 조화를 이루고 있다.

 

 

 

 

 

페이토 호수 상류의 빙하지대의 모습이다.
마치 용암이 흘러내리듯 토사와 빙하수가 흐르는 자국이 곳곳에 보인다.

 

 

 

 

 

보우 서밋(Bow Summit, 해발 2,135m의 전망대)에서 바라본 페이토 호수(Peyto Lake)이다.
페이토 호수는 보우 호수에서 북쪽으로 10km정도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으며
19세기 캐나디언 로키 최초의 가이드이자 사냥꾼이었던 빌 페이토(Bill Peyto)가 발견하여 그의 이름이 붙여졌다고 한다.
생전에 그는 이곳을 탐험하면서 13개의 오두막을 지어 놓았다고 하는데 현재까지 9개만이 발견되었다고 한다.

 

 

 

 

 

이 호수가 마치 에메랄드 보석이 박힌 것 같은 오묘한 빛깔을 보이는 것은
빙하에서 녹아내린 물에 떠있는 돌알갱이(락 플로우)에 빛이 굴절되어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한다.
또한 빙하에서 녹아내리는 물의 양이 계절마다 달라, 호수의 빛깔이 계절마다 변하는 '마법의 호수'로도 유명하다.

 

 

 

 

 

호수 주변이 야생동물의 천국이라 하는데, 호수의 끝 부분이 마치 동물의 발같이 생겼다.
멀리 호수주변을 두르고 있는 로키 산맥의 자태도 아름답게 다가온다.

 

 

 

 

 

 

페이토 호수를 지나 컬럼비아 빙원으로 향하는 길에 차창으로 바라본 컬럼비아산이다.
산 이름은 1898년 노먼 콜리(J. Norman Collie)가 컬럼비아강의 이름을 따서 지은 것이라고 한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와 앨버타주의 경계 지역에 있으며, 높이 3,745m로 앨버타주에서 가장 높고 캐나다 로키산맥에서 두 번째로 높다고 한다.

 

 

 

 

 

93번 고속도로를 달려 컬럼비아 빙원(Columbia Icefield)이 눈앞에 보이는 관광센터에 도착했다.
이곳 전망대에서 가장 가까이에 눈길을 끄는 장면이 빙하로 덮혀있는 이 봉우리들인데,
왼쪽이 아사바스카산(Mt. Athabasca, 3492m)이고 오른쪽 가운데 봉우리가 안드로메다산(Mt.Andromeda, 3450m)이다.
아래 리플 호수(Ripple Lake) 위쪽으로 아사바스카 빙하에 이르는 관광도로가 구불구불하게 이어진다.

 

 

 

 

 

이곳 아사바스카 산의 빙하는 에베레스트의 빙질과 유사하여
전문 산악인들이 에베레스트 등정에 앞서 예행연습을 하는 곳이라고 한다.

 

 

 

 

 

안드로메다산 우측에 펼쳐진 컬럼비아 빙원의 아사바스카 빙하(Athabaska Glacier)의 모습이다.
밴프 국립공원과 재스퍼 국립공원 경계에 위치한 컴럼비아 빙원(Columbia Icefield)은
해발 3000m 이상의 11개 고봉에 둘러싸인 넓이 325㎢ 규모의 록키산맥에서 가장 넓은 빙원인데,
아사바스카 빙하는 일반인이 특수 장비 없이 빙하를 투어할 수 있는 유일한 곳이라고 한다.

 

 

 

 

 

이곳 빙하지대 관광을 위해 특수 제작된 설상 차량인 스노우 코치(snowcoach)를 타고
아사바스카 빙하지대에 도착하고 있는 관광객들.

 

 

 

 

 

원주민들이 갈대가 우거진 곳이라 불렀다는 아사바스카 빙하는
두께 300m, 길이 6Km, 폭 1Km 규모의 빙하지대로 빙원을 걸으며 빙하폭포, 크레바스 등을 체험할 수 있는 곳이다.
겨울에는 혹독한 추위가 몰려오는 이곳은 영화 닥터지바고가 촬영된 곳이기도 하다.

 

 

 

 

 

전세계에서 빙하위에 설 수 있는 유일한 곳인 아사바스카 빙하는 하계에만 오픈된다.
1cm의 빙하가 만들어지기 위해서는 30cm의 눈이 쌓여야 하는데, 점점 가속화되는 지구온난화 현상으로
겨울에 쌓이는 눈보다 여름에 녹는 양이 많아지면서 그 면적이 점점 줄어들고 있어
환경단체의 반대로 한동안 관광객들에게 공개되지 못했다가 다시 재개되기도 하였다고 한다.

 

 

 

 

 

시원한 빙하수를 맛보기 위해 흘러내리는 물을 받고 있다.
빙하(glacier)는 얼음(ice)와는 달리 눈의 알갱이가 압력을 받아 형성된 것으로
이곳의 방하수는 오늘날 약 65,000원 정도의 경제적 가치로 인정받는다고 한다.

 

 

 

 

 

안드로메다 산의 척박한 퇴석지대에서 날린 흙먼지로 빙하의 표면은 거뭇거뭇하지만
빙하수로 녹아 내리며 드러내 보이는 빙하의 속살은 수만년 전 빙하기의 내면 그대로를 보는 듯 하다.

 

 

 

 

 

재스퍼로 향하는 아이스필드 파크웨이 도로변에서 바라본 로키의 봉우리
삭막해 보이면서도 한편 이색적인 자태로 아름다운 조화를 이루고 있다.

 

 

 

 

 

아사바스카 폭포(Athabasca Falls).
아사바스카 강 상류를 흐르는 빙하수가 갑작스런 협곡을 만나 엄청난 물보라를 일으키며 바위 사이로 떨어지고 있다.

 

 

 

 

 

유유히 흐르던 우유빛 빙하수가 순간적으로 속력을 내며 블랙홀로 빨려들어가는 듯 한 모습이다.

 

 

 

 

 

높이 23m로 그리 길지는 않은 폭포지만 엄청난 수량으로 인해 위압감을 느끼게 한다.

 

 

 

 

 

재스퍼 인근의 피라미드 호수(Pyramid Lake).
피라미드를 닮은 산을 배경으로 형성되어 피라미드 호수라 부른다고 하며,
다른 빙하 호수와 달리 지하수로 형성된 호수이다.

 

 

 

 

 

끊임없이 이어지는 로키산맥의 드높은 봉우리와 빽빽히 들어선 침엽수림의 푸르른 숲,
그곳을 흐르는 맑은 물이 모여서 만든 아름다운 호수들, 진정 이곳은 축복의 땅이 아닐 수 없다.

 

 

 

 

 

초록빛 숲이 투영된 고요한 호수의 물살을 가르며 카누를 즐기고 있는 관광객들.
사람은 누구나 자연과 함께하고 그 자연의 일부로 어우러지는 것을 즐거워 한다.

 

 

 

 

 

우리에게 휴식이 필요하거나 자연속에서 유유자적 하고 싶을 때,
이렇게 울창한 숲과 호수가 있는 풍경이라면 금상첨화가 아닐까.

 

 

 

캐나다에서는 65세가 지나면 전국민에게 1인당 월 200만원의 연금이 지급된다.
은퇴한 노인들은 이 연금으로 노년에 여행을 즐기며 보내게 되는데, 이들은 여행을 할 때 항상 접이식 의자를 가지고 다니며 경치가 좋은 곳을 만나면 의자를 펼치고 앉아 차를 마시며 사진을 찍고 또 다음 여행지로 이동하곤 한다. 이렇게 노부부가 경비 걱정 없이 여행을 지속할 수 있는 보장이 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가장 안 된 이들이 열심히 일하다가 은퇴 후 병이 들어 병원 신세를 지는 사람들이라고 한다. 물론 병원비는 국가에서 부담하기 때문에 걱정할 필요가 없지만 연금 혜택을 누리지 못하고 노년을 병원에 갇혀서 지내야 하는 것이 비참한 것이다.
노인들이 여행을 하다가 나이가 들어 더 이상 여행을 할 수 없을 때 자신의 행적을 추억하고 기념하기 위해 국립공원 한켠에 메시지와 함께 의자(벤치)를 만들어 놓는 문화가 있다고 한다. 국립공원에서는 약 250만원의 비용을 받아 30년 동안 이를 관리해 준다고 한다.
국가와 사회를 위해 소임을 다하고 은퇴를 맞이하는 국민에게 국가는 무엇을 어떻게 해주어야 하는지, 이 노인을 배려하는 문화를 통해 생각하게 된다.

 

 

 

 

 

오늘은 하루가 무척 길게 느껴질 정도로 많은 곳을 거쳐 지나왔다.
단체 여행의 속성상 한 곳에 머무를 수 있는 시간이 매우 제한적이라는 것이 아쉬웠지만
밴프에서 재스퍼로 이동하며 꼭 봐야 할 곳을 효과적으로 둘러보는 일정이 아니었나 생각된다.

재스퍼는 밴프와 함께 캐나디언 로키 여행의 이정표가 되는 도시이다.
재스퍼를 중심으로 한 재스퍼 국립공원은 캐나디언 로키 내에서 가장 큰 국립공원이며
이를 대표하는 멀린 호수(Maligne Lake)가 캐나디언 로키에서 옥(玉)과 같은 곳이라 하여
도시 이름을 벽옥(碧玉)을 의미하는 영어단어 '재스퍼'(jasper)라 이름지어졌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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