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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과사진

[캐나디언로키 트레킹] (5) 에머랄드 트라이앵글 트레일

by kelpics 2014. 8. 14.

 

에머랄드 호수에서 시작하여 요호 호수를 거쳐 버지스 패스를 지나는 삼각형 루프형태의
에머랄드 트라이앵글(Emerald Triangle and Burgess Highline) 트레일을 완주하는 코스이다.
금번 트레킹 코스 중 가장 긴 구간이지만 요호 호수를 지나고 부터는 완만한 경사로 이어지며
로키산맥의 장쾌한 파노라마를 조망하고 아름다운 야생화 길을 걸을 수 있는 최고의 구간이다.
(산행거리 24km, 소요시간 8시간)

 

 

 

 

 

요호국립공원 내에 있는 에머랄드 호수(Emerald Lake)이다.
이름 그대로 호수의 색깔이 에머랄드 빛이다.
웅장한 버지스 산(Burgess Mountain)의 모습이 잔잔한 호수에 투영되어 더욱 그 멋을 더해주고 있다.

 

 

 

 

 

때마침 들꽃들이 호반을 장식하고 있어 호수 주변을 산책하기 좋은 시기이다.
캐나다에서는 드물게 호숫가에 숙박시설(lodge)이 있어
이곳에 머물며 주변 트레일을 즐기는 것도 좋을 것 같다.
호수를 한 바퀴 도는 산책로 길이는 5.3Km이다.

 

 

 

 

 

크리스마스 휴가 때 이곳 롯지에 묵으며 지냈었다는 가이드의 말에
온 천지가 하얀 눈으로 덮혀 고요한 겨울 얼어붙은 호수 주변에 머물며
장엄한 설산과 침엽수림에 피어난 눈꽃들을 감상하는 것도 좋은 추억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옅은 구름이 하늘을 가린 흐린 아침
고요한 호반에 카누들이 손님을 기다리며 덩그렇게 놓여있다.

 

 

 

 

 

에머랄드 호수를 지나 한동안 돌길 사이로 곳곳에 빙하수가 흐르는 평지를 지나는데,
이곳은 곰이 자주 목격되었던 곳으로 선두의 가이드와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고 긴장하며 지나야 하는 곳이다.
반대편에서 오는 트레커들과 마주치기 전까지는 안심할 수 없다고 한다.

 

 

 

 

 

요호 패스(Yoho Pass)의 가파른 오르막을 오르며 만난 작은 폭포가 시원하게 맞이해 준다.
한여름 뜨거운 해가 내리쬐는 날에는 바람과 그늘이 거의 없는 이 능선을 오르는 일이 큰 어려움 중의 하나인데,
오르막을 걷는 내내 운좋게 날씨가 흐려 다행히 땀을 많이 흘리지 않았다.

 

 

 

 

 

능선을 따라 오르며 오른쪽 전면에 말안장처럼 보이는 산이 왑타 산(Wapta Mountain, △2778m)이다.
왑타는 원주민 크리족 언어로 "유수(流水, running water)"의 의미를 갖는다고 한다.
오늘의 트라이앵글 트레일은 이 산의 수목한계선 바로 밑으로 이어지는 왑타 하이라인을 지나 버지스 패스로 이어진다.

 

 

 

 

 

1차 구간인 요호 패스를 무사히 지나 요호 호수 방향으로 나아가는 길가에 아름다운 야생화가 가득히 피어 반긴다.
예쁜 꽃들 하나하나를 카메라에 담아보고 싶었지만 사실 걷기만도 바쁜 형편이 아쉬울 따름이다.

 

 

 

 

 

요호 호수(Yoho Lake).
에머랄드 호수에서 2시간 20분을 걸어 정오에 도착했다.
요호 호수는 깊은 산속에 빽빽한 침엽수림으로 둘러싸여 마치 감추어진 보물 같은 작은 호수이다.
호수 건너편에 밀집모자 모양으로 우뚝 선 왑타 산 봉우리가
호수와 어루러져 호수속에 투영된 모습이 인상적이다.

 

 

 

 

 

요호 호수를 뒤로하고 다시 야생화 오솔길을 되돌아와 버지스 산 방향으로 트레킹을 이어간다.
버지스 패스까지는 약 7km로 왑타 산의 경사면을 따라 이어지는 완만한 트레일이다.

 

 

 

 

 

숲을 벗아나 개활지로 나서자 어느새 맑게 개인 하늘 아래 요호 산이 웅장하게 펼쳐져 보인다.
사실 맑은 날씨속에 깨끗한 모습으로 조망하기가 쉽지 않다고 하는데 오늘은 운이 좋았던 것 같다.
에머랄드 호수 다음으로 멋진 풍경이다.

 

 

 

 

 

산 정상부의 빙하지대로부터 천길 바위 절벽을 타고 녹아 내리는 빙하수의 물줄기도 인상적이다.

 

 

 

 

 

왑타 산의 급경사면을 가로질러 이어지는 트레일에서는
낙석과 실족에 유의하여 조용히 조심조심 이동해야 한다.

 

 

 

 

 

산 위쪽에서 떨어져 내린 바위 조각들이 경사면에 널려있다.
겨울에 눈이 쌓여서 얼었다 녹는 과정이 반복되면서 점차 산이 깍여 내릴 것이다.

 

 

 

 

 

왑타 하이라인 트레일에서 바라본 에머랄드 호수를 중심으로 펼쳐진 산봉들의 파노라마

 

 

 

 

 

돌길을 지나면 경사면을 따라 넓게 펼쳐진 고산 식물들의 초원을 만나게 된다.
생생한 초록빛 풀밭 사이를 걷는 발걸음이 한결 가볍게 느껴진다.

 

 

 

 

 

트레일의 중간 지점을 지나고 하산 방향으로 접어드는 싯점이기에 더욱 발걸음이 가벼워지는 것이 아닐까.
군데군데 피어난 야생화를 감상하며 걷는 기분이 마치 천상의 화원을 걷는 듯 들뜬 기분이 든다.

 

 

 

 

 

야생화 초원 너머로 에머랄드 호수가 아득히 내려다 보이고, 버지스 산이 뾰족하게 고개를 내밀고 있다.

 

 

 

 

 

산 정상을 향해 번져가는 야생화 군락은 수목이 더 이상 자랄 수 없는 한계선까지 도달해 있다.

 

 

 

 

 

버지스 패스(Burgess Pass)로 이어지는 능선에 올라서면 버지스 산 넘어 반대 방향으로 펼쳐지는 연봉들을 감상할 수 있다.

 

 

 

 

 

고도 2196m의 버지스 패스로 들어서는 길에도 야생화가 만발해 트레커들을 반긴다.

 

 

 

 

 

아름다운 야생화 화원에서 휴식을 취하며 걸어왔던 길을 되짚어 본다.
역시 트레킹의 적기는 야생화가 피고 초목이 한껏 푸르른 이 계절이 아닌가 생각된다.
이제 2차 구간을 지났고 마지막 3차 구간인 버지스 패스의 하산 코스다.

 

 

 

 

 

기나긴 내리막 길을 무사히 내려와 애머럴드 호숫가에 도착했다.
맑게 개인 하늘 아래 호수의 애머럴드 빛깔이 더욱 짙게 채색되어 있다.

 

 

 

 

 

오늘의 트레킹 중 마지막으로 기대하던 것이 호수 입구에 도착해서 시원한 생맥주를 마시는 것이었다.
호수 안쪽 레스토랑에 앉아 장시간 산행 후에 마시는 생맥주의 진수를 즐기고 있는 사이
호수 입구와 연결된 다리 위에서 현지 관광객들이 다이빙을 하면서 에머랄드 호수의 또 다른 진수를 즐기고 있는게 아닌가.

 

 

 

 

 

호수의 아름다운 빛깔에 반해 그 앞에 서면 누구라도 뛰어들고 싶은 충동이 일 것이다.

가장 힘들 코스가 될것이라는 가이드의 말에 출발 전부터 걱정이 앞섰지만
모두의 배려와 좋은 날씨 덕분에 큰 어려움 없이 산행을 마칠 수 있었던 것에 감사드린다.

 

 

 

 

 

요호 국립공원을 지나면서 끝없이 차량이 이어진 기차가 지나가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천혜의 오지였던 요호 지역이 관광지로 각광을 받게 된 배경에는 캐나다 태평양 철도회사(CPR)의 공이 크다고 한다.
캐나다를 관통하는 대륙횡단 철도가 완공된 다음 해인 1886년에 요호 국립공원이 지정되었고
그 이후 철도 이용이 늘어나면서 세상 사람들의 이목을 받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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