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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과사진

[캐나디언로키 트레킹] (6) 모레인레이크 · 라치밸리

by kelpics 2014. 8. 15.

 

모레인 호수에서 출발하여 라치밸리(Larch Valley)를 지나 에펠 호수까지 왕복하는 트레일로
10개의 암봉으로 이루어진 텐피크(Ten Peak)의 웅장함을 조망할 수 있는 코스다.
(산행거리 12km, 소요시간 5시간)

 

 

 

 

 

트레킹 시발점인 모레인 호수(Moraine Lake, △1920m)이다.
루이스 호수에서 15km 떨어진 밴프 국립공원에 있으며
정상이 빙하로 덮힌 텐픽스가 우뚝 솟아 호수를 두르고 있어
한때 캐나다 구 화폐 20달러 지폐의 뒷면 그림으로 사용되기도 했던 아름다운 호수이다.

 

 

 

 

 

모레인 호수를 전망하기 위해 호수 왼쪽의 계단을 오르는 중 아침 해가 눈부시게 빛나고 있다.

 

 

 

 

 

1899년 이 호수를 처음 발견하고 '모레인' 이라는 이름을 붙였던 탐험가 월터 윌콕스(Walter Wilcox)는
그 아름다움에 반해 다음과 같은 말을 남겼다고 한다.

"그 어디에서도 이곳처럼 가슴 설레는 고독감과 거친 장대함을 느낄 수 있는 곳은 없었다."

 

 

 

 

 

호수를 감싸는 텐피크의 10개 봉우리는 왼쪽부터
바벨산(Mt. Babel), 페이산(Mt. Fay), 리틀산(Mt. Little), 볼렌산(Mt. Bowlen), 톤사피크(Tonsa Peak),
페렌산(Mt. Perren), 앨렌산(Mt. Allen), 투조산(Mt. Tuzo), 델타폼산(Mt. Deltaform), 넵투악산(Mt. Neptuak)이다.
(사진에는 오른쪽 봉우리들이 일부 보이지 않는다.)

 

 

 

 

 

지그재그로 나있는 라치밸리 트레일을 따라 오르는 동안 능선에 가까이 오르기 전까지는
숲이 우거지고 뿌옇게 흐린 날씨로 인해 텐 피크의 연봉들을 조망하기가 어려웠지만
숲이 줄어드는 지점에 올라서자 그 웅장한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한다.

 

 

 

 

 

원래 이 코스는 최소한 4명이 돼야 트레킹에 나설 수 있도록 되어 있는데,
이는 계곡에 서식하는 곰이 가끔 출현하여 위험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실제 트레킹 도중 곰의 배설물과 함께 곰에 의해 큰 바위 덩어리가 쉽게 옮겨진 흔적을 목격할 수 있었다.

 

 

 

 

 

모레인 호수에서 4.3km 거리에 있는 라치 밸리는
가을이 되면 밸리의 낙엽송(larch)이 노란 단풍으로 아름답게 물드는데
계곡의 침엽수가 황금빛으로 물들어 '골든 밸리'라는 찬사를 받기도 한단다.
하지만 푸른 숲과 야생화가 피어나는 이 계절도 트레커들을 즐겁게 하기에는 충분하다.

 

 

 

 

 

숲을 벗어나 시야가 트인 능선으로 나서면 왼쪽에 웅장하게 치솟은 텐피크의 암봉들을 바라보며 걸을 수 있다.

 

 

 

 

 

퇴적층이 융기하며 갈라지고 침식된 흔적을 뚜렷하게 드러내 보이는 암봉들.

 

 

 

 

 

텐피크를 이루는 연봉들의 파노라마.

 

 

 

 

 

목적지 에펠 호수에 거의 다다른 지점에서 마지막 숲길을 지나간다.

 

 

 

 

 

빙하의 잔설들이 남아있는 언덕을 배경으로 위치한 에펠 호수(Eiffel Lake)이다.
기대와는 달리 호수라고 하기에는 너무 작아 그냥 물웅덩이 같은 모양이다.
이왕이면 호숫가로 내려가 점심을 먹었으면 좋았으련만 가파른 돌길에 길이 나 있지 않았다.

 

 

 

 

 

에펠 호수 주변의 파노라마.

 

 

 

 

 

돌틈에 몸을 기대고 앉아 뒤돌아 보니 절벽에서 바위 조각이라도 금방 떨어져 내릴 듯한 위협이 느껴진다.

 

 

 

 

 

계곡을 사이에 두고 빙하의 잔재가 남아 있는 척박한 암봉들과는 대조적으로
맞은편 봉우리의 산자락에는 푸른 초목들이 왕성하게 자라나고 있다.

 

 

 

 

 

하산은 왔던 길을 다시 되돌아 가는 코스로, 오른쪽에 보이는 텐피크를 감상하며 여유롭게 걸을 수 있다.

 

 

 

 

 

빙하가 녹으면서 쓸려 내려 산기슭에 쌓인 토사더미와
곧 쏟아져 내릴 듯 산마루에 얹혀있는 빙하가 인상적이다.
지구 빙하기에 형성된 후 수천년을 지나며 조금씩 녹아 내려 오늘에 이른 모습이리라.

 

 

 

 

 

귀국을 위해 캘거리에서 시애틀로 이동하는 비행기에서 내려다 본 로키의 경관.

 

 

 

 

 

상공에서 내려다 보니 산 정상이 만년설로 뒤덮힌 산들이 제법 보인다.

 

 

 

 

 

구름 위로 치솟은 봉우리들도 여럿 보인다.

 

 

 

역시 캐나다의 국토는 자연이 내린 축복의 땅이다.
풍부한 천연 자원 뿐만아니라 빼어난 자연의 아름다움만으로도 충분히 그렇다.
특히 서부지역에 펼쳐진 캐나디언 로키에서 더욱 그 진가를 느낄 수 있다.
한편 서부 개척시대에 과학문명에 밀려 아름다운 삶의 터전을 잃게 되었을 현지 인디언들의 수난을 생각해 보면 문명의 발전이라는 것에 일말의 회의가 들기도 하지만 오늘날 평화롭게 공존하며 경제적 부를 누리고 있다는 측면에서 성공적인 변화였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처음 경험해 본 로키 트레킹은 당초 예상했던 것 보다 체력적으로 만만치 않았다.
시차적응과 음식, 잠자리 등의 변화에 새삼 과민반응이 나타나는 상태에서 6일간 매일 트레킹을 이어갔고
하루에 걸었던 거리에 대한 부담 뿐만아니라 일부 난이도가 높은 코스가 여럿 있었기 때문이다.
반면에 좀더 높은 곳에 올라 빙하도 직접 밟아 보고 더 넓은 로키산맥을 조망해 보고싶은 욕심이 들기도 했다.
다음에 다시 기회가 된다면 일반적인 코스보다 난이도가 있더라도 로키의 또 다른 진수와 비경을 체험할 수 있는 코스를 택하고 싶다.
물론 가장 먼저 기초체력을 공고히 하는 것과 목적지에 대한 사전 지식 습득 등의 준비가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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