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령산(鳥嶺山, △1,017m)
충청북도 괴산군과 경상북도 문경시의 경계에 있는 높이 1,017m의 산이다. 능선 남쪽에는 백화산과의 경계에 이화령이 있고 능선 북쪽으로는 마폐봉과의 경계에 문경새재의 조령 제3관문이 있어 백두대간을 잇는 중심 능선을 이루는 산이다. 산림이 울창하고 암벽지대가 많아 기암·괴봉이 노송과 어우러진 그림 같은 풍경들이 많다.
△산행코스 : 에바다기도원(08:54) ―2.2km→ 촛대바위(11:01) ―2.0km→ 조령산 정상(11:58) ―1.9km→ 신선암봉(14:15) ―1.3km→ 청암사(15:10) ―1.8km→ 에바다 기도원(16:11).. (약 9.2km, 07:16분 소요) |
3번 국도를 나와 에바다 기도원 앞 공터에 차를 세우고 산행을 시작한다.
부근에 안내판이 없어 산행 들머리가 명확하지 않지만 길은 외길이다.
넓은 길을 따라 500m 정도 오르면 길 오른쪽에 촛대바위 방향의 이정표가 보인다.
신선한 아침공기속 풋풋한 풀내음과 함께 길가의 꽃들이 눈에 들어온다.
(달맞이꽃, 나팔꽃, 익모초, 짚신나물)
곧이어 신선암봉과 촛대바위 갈림길 표지판이 보인다.
촛대바위 방향 숲으로 난 길이 무성한 수풀에 덮여 잘 보이지 않는 데다
임시 푯말처럼 수풀 속에 세워진 이정표가 눈에 잘 띄지 않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숲길로 들어선 뒤 한동안 완만한 경사의 오름길이 이어진다.
20여분 오르니 조망이 트이기 시작하는데..
하늘이 흐리고 연무가 심해 산아래 마을이 선명하지가 않다.
길은 또렷하지만 발길의 흔적은 그리 많지 않다.
조령산 산행은 남쪽의 이화령 휴게소에서 출발하는 코스를 주로 이용하는 듯하다.
숲에는 튼실하게 자라난 소나무가 제법 많이 보인다.
붉은 기운으로 곧게 뻗어 오른 모습에서 힘찬 기상이 느껴진다.
급경사 비탈길에서 불쑥 앞을 막아선 날카로운 바위..
마치 큰 칼로 내리쳐 갈라놓은 듯한 모습으로 험난한 바윗길을 보여주고 있다.
능선에 늘어선 바위에는 깊은 산중에서 접할 수 있는 이끼로 얼룩진 모습도 눈에 띈다.
이어지는 전망 바위에 올라서서 멀리 산봉들을 굽어보지만
안타깝게도 앞산 능선이 겨우 보일 정도로 시야가 좋지 않다.
다시 절벽을 타고 바위 사이 협곡에 내려서며 돌아보니
뒤 이은 등산객이 상기된 얼굴로 무언가를 가리킨다.
정상을 향하며 도전과 스릴로 들떠있는 건 아닌지..
순환하는 자연의 섭리..
수명을 다하고 스러져가는 고목들에게서 생사가 모두 자연의 일부임을 느끼게 된다.
작은 바위들이 갖가지 모양으로 아기자기하게 늘어선 암릉을 지나고..
왼쪽 절벽 너머로 하얗게 바윗 살을 드러낸 신선암봉이 건네다 보이는데
정상을 넘어 저곳을 지나야 한다는 생각에 긴장감이 앞선다.
촛대바위가 건네다 보이는 넓은 바위 전망대에 도착하니
앞서 온 등산객들이 인사를 건네며 친절하게 안내해 준다.
촛대바위를 중심으로 펼쳐진 절경이 한눈에 들어오는 명소이다.
절벽 위에 얹혀 세워진 길쭉한 바위가 멀리서 보니 촛대를 닮은 것 같기도 하다.
깎아지른 절벽과 주변에 늘어선 노송들이 멋지게 어우러진 아름다운 경관이다.
촛대바위가 있는 능선으로 가기 위해서는 암릉 사이의 협곡을 지나야 한다.
촛대바위 앞에서는 공간이 좁아 바위 전체를 담기가 어렵다.
바위 곁을 지나며 눈에 띄는 작은 추모비 앞에 잠시 마음이 숙연해지고
정확한 사연은 알 수 없지만 안타까운 마음으로 고인의 명복을 빌어본다.
촛대바위를 지나며 돌아보니 비스듬히 서있는 바위가 왠지 고독해 보이기도 한다.
산중에 고독한 존재의 대명사는 아마도 이 고사목일 듯한데.. 가지 끝이 뻗어 나갈 듯 날카롭다.
바위에 뿌리를 내린 소나무는 결국 공존의 균형을 깨고 말 것인가..
암벽이 무너져 내릴 것 같은 위협이 느껴지는 구간이다.
헬기장에 도착하여 정상이 그리 멀지 않았음을 직감한다.
촛대바위에서 이 화령 길과 만나는 삼거리를 거쳐 이곳까지 약 40여 분간
가파른 비탈길이 연속되는 매우 힘들고 지루한 구간이었다.
마지막 정상을 치고 오르는 길 우측에 빽빽한 전나무 숲이 보인다.
줄 맞춰 정렬한 모습이 계획적인 조림사업으로 조성된 숲인 듯한데
늘씬하게 뻗어 오른 전나무 숲을 보니 온 몸에 활력이 솟는 듯한 기분이다.
마침내 조령산 정상(해발 1,017m)이다.
사람들이 몰려오기 전에 재빨리 인증샷을 남기려는 듯 미리 준비하고 있다.
'백두대간 조령산'이라 새겨진 타원형의 정상석과 함께
우연히 잡힌 건장한 등산객의 포즈가 조령산의 기백과 잘 어울리는 듯하다.
정상석 바로 아래에는 세계적인 산악인 지현옥을 추모하는 비가 세워져 있다.
히말라야의 최고봉인 에베레스트를 비롯하여 수많은 정상을 정복했던 그녀는
1999년 안나푸르나를 정복한 후 하산길에 비문에 새겨진 것처럼 영원한 자연의 품으로 떠나버렸다.
다시 한번 그녀의 행적을 기억하며 추모의 마음을 가져본다.
신선암봉을 향해 정상을 내려서니 곧바로 탁 트인 전망터가 나온다.
그리 맑은 조망은 아니지만 눈앞에 펼쳐진 경관에 탄성이 저절로 나온다.
왼쪽 신선암봉을 지나 가운데 928봉과 뒤쪽의 깃대봉으로 대간길이 이어진다.
백두대간 종주코스 중 가장 험난한 구간이 아닐까 생각된다.
신선암봉으로 가기 위해서는 다시 긴 계단을 내려서고..
내리막 계단길 곳곳에서 멋진 전망터를 만나지만
안타깝게도 뿌옇게 드리워진 연무가 좀처럼 걷히질 않는다.
희미한 부봉의 모습..
다시 울창한 소나무 숲길이 이어지고..
자주꿩의다리..
풀섶에 고개를 내민 생생한 꽃들이 진행을 더디게 한다.
다가갈수록 거친 바위로 뒤덮인 신선암봉이 매우 위압적이다.
다시 오르막 길로 접어들며 곳곳에 험한 바윗길이 이어지는데
곳곳에 안전시설이 있어 예상했던 것만큼 그리 난코스는 아닌 듯하다.
먼 산을 바라보고 홀로 우뚝 선 노송..
돌아본 조령산 정상부..
주변에 거느린 험준한 암봉들과 달리 부드러운 곡선을 이룬다.
신선암봉에서 이어지는 928봉과 부봉..
왼쪽의 천 길 낭떠러지를 거슬러 지나는 비좁은 바윗 능선..
신선암봉에 이르는 막바지 난코스이면서 최고로 아찔한 코스이다.
길옆 바위틈의 돌양지꽃..
신선암봉 사면 너머로 보이는 928봉과 부봉..
희미하게 보이는 주흘산 능선..
계곡 아래에는 남북으로 문경새재가 이어진다.
신선암봉의 슬랩..
멀리서 보였던 신선암봉 상부를 이루는 바로 그 암반인 듯하다.
온통 바위로 이루어진 암반에 용케도 소나무 한 그루가 자라고 있다.
돌아보니 조령산 봉우리와 우측 촛대바위 능선이 한눈에 바라다보이는 명당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왼쪽(서쪽)으로는 산행 출발지인 기도원과 신풍리 마을이 내려다 보인다.
신선암봉(△937m) 정상석.
아담한 정상석에 충주 산행담소라는 산악회 이름이 새겨져 있다.
신선암봉 정상은 그리 넓지 않은 공간이지만
동/북쪽 조망이 열려있고 나무 그늘이 있어 쉬어가기 좋은 장소이다.
정상 부근에서 점심을 먹고 한섬지기 방향으로 하산한다.
이정표를 따라 왼쪽의 한섬지기 방향으로 조금 내려서니
마치 인공조형물 같은 특이한 모양의 바위가 길 양쪽에 놓여 있다.
바위 사이로 난 길을 지나 경사면에 서니
건너편 봉우리에 반석 위에 올려진 듯 자리 잡은 공깃돌 바위가 보인다.
멀리에서 한 면을 보고 공깃돌이라 불렀겠지만
가까이 다가와 다른 면에서 보니 하트 모양으로도 보인다.
공깃돌 바위를 지나며 신선암봉을 돌아보니
조령산 주능선과 맞닿은 서쪽 사면의 암벽이 위압적으로 다가온다.
각시원추리..
신선암봉에서 20여분(0.6km) 내려오면 오른쪽 한섬지기 방향과 왼쪽 신풍리(절골) 방향의 갈림길이 나온다.
실제 한섬지기로 잘못 내려간 이들이 있는 것으로 보아 이정표를 잘 확인해야 할 것 같다.
하산길에도 기이한 형상의 노송들이 많이 보인다.
오름길에 지났던 촛대바위 능선도 다시 한번 건네다 본다.
하산길 중간에 노송들로 에워싸인 청암사가 있다.
용화전(龍華殿)이라 현판이 걸린 조립식 건물에 불상이 모셔져 있는 작은 사찰인데
그 역사를 자세히 알 수는 없지만 아직 그럴싸한 대웅전 등의 전통적인 사찰의 모습이
갖춰지지 않은 것으로 보아 창건된 지 얼마 안 되는 사찰인 듯하다.
용화전 앞뜰의 돌담을 휘감은 담쟁이..
청암사를 지나며 계곡을 따라 하산하게 되는데
원래도 물이 많지 않은 계곡인 데다 가뭄까지 겹친 탓인지 마당바위폭포에 물 한 방울 흐르지 않는다.
며느리밥풀꽃..
아래 꽃입술 위에 두 개의 하얀 밥풀 같은 무늬로 인해 서글픈 며느리의 사연을 담고 있는 꽃이다.
붉은 기운이 도는 분홍빛 꽃잎 위로 가시관을 쓴 듯한 모습이 인상적으로 보인다.
산길이 거의 끝나가는 지점에 유일하게 물이 고여있는 장소를 만났다.
졸졸졸 흘러 고인 물이지만 아쉬운 대로 더위를 씻어낼 수 있었다.
산길을 벗어나 큰길로 내려오며 보이는 소나무 숲이다.
계획적인 조림사업으로 심어진 듯한 소나무들이 빽빽이 들어서 있다.
벌개미취..
산행을 마치고 마을을 지나는 중에 보이는 과수원에 연풍사과가 먹음직스럽게 익어가고 있다.
험로가 많은 코스에서 산행을 무사히 마칠 수 있었던 것에 감사한다.
GPS 산행 기록
( )
조령산 산행 안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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