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경의 황장산은 100대 명산에 속해 있으면서 백두대간 상에 위치하고 있지만 일부 구간을 제외하고 많은 영역이 야생 동·식물 서식지 보호를 위해 국립공원자연보존지구로 지정되어 있는 산이다. 특히 촛대바위가 있는 수리봉 암릉코스는 황장산의 백미라 할 수 있는데, 안전시설 없이 급경사 릿지 등반을 해야하는 위험한 코스이기도 하며 최근 감시가 철저한 편이라서 실제 산행을 시도하다가 감시자에게 적발되는 사례들도 있어 망설일 수 밖에 없었던 곳이다. 앞서 다녀온 여러 사람들의 발자취가 도움이 되어 실행에 옮길 수 있었지만 출입금지 구역을 지날 때는 늘 불편한 마음을 떨칠 수가 없다.
△산행일자 : 2016년 8월 27일 (토)
△산행코스 : 생달1리국도변 → 촛대바위 → 수리봉 → 감투봉 → 황장산 → 작은차갓재 → 와인동굴카페 → 생달교
△산행거리 : 9.1km
△소요시간 : 7시간 48분 (휴식 2시간 42분 포함)
901번 국도 생달1리 주변에 주차를 하고 임도를 따라 오른다.
보다시피 월악산 국립공원사무소에서 출입금지 현수막을 요란하게 걸어놓았다.
잠시 후 수리봉이 보이고 왼쪽에 촛대바위 암릉이 모습을 드러낸다.
묘지 위쪽으로 난 숲길로 들어서서 10여분 오르자
암릉구간이 시작되고 전망바위에 올라서니 소나무와 어우러진 수리봉 암릉이 눈앞에 펼쳐진다.
곧이어 촛대바위 앞에 도착.. 반가움과 안도감이 교차하는 순간이다.
자연이 빚어낸 또 하나의 걸작을 감동으로 마주하며 여러 각도에서 사진에 담아본다.
저 바위 끝에 뿌리를 내린 소나무는 또 얼마나 조화로운가!
한동안 넋을 잃고 바라보게 하는 풍경이다.
촛대바위를 지나서
올라야 할 슬랩의 경사도가 장난이 아닌데 통제구간이다보니 안전시설이 전혀 없다.
더 큰 문제는 손으로 잡거나 발을 걸칠 수 있는 틈이 거의 없다는 것이다.
처음 겪어보는 경사도의 슬랩에서
도저히 못오를 것 같았지만 시도해보니 가능해진다.
슬랩을 올라 돌아보니 촛대바위 암릉이 낙타의 형상으로 다가온다.
가까이에서는 분간할 수 없었지만 조금 떨어져서 바라보니 또 다른 모습을 연출하고 있다.
암릉을 타고 오르려는 듯.. 영락없는 역동적인 쌍봉낙타의 모습이다.
이곳까지 올라오는데 잠시 길을 찾아 헤매기도 했다.
슬랩구간에서 뚜렷하게 길이 드러나지 않기 때문에 무조건 직진한다고 보면 맞을 듯하다.
멋진 조망과 함께 한동안 휴식을 취하고 수리봉을 향해 오른다.
수리봉에 다가서며 다시 전망 좋은 암릉구간이 나온다.
진행방향으로 감투봉 능선이 올려다 보이고, 뒷쪽으로는 문경의 명산들이 멋지게 펼쳐 보인다.
수리봉은 정상표시석은 없지만 시원하게 조망이 열려있는 멋진 장소다.
북서쪽으로 왼쪽 대미산에서 이어지는 백두대간 능선이 오른쪽 차갓재로 이어지고
그 뒤로 문수봉~두리봉 능선이 살짝 드러나 보인다.
서쪽으로는 여우목고개 너머로 주흘산이 살짝 드러나 보인다.
저 험난한 암릉을 어떻게 지나왔을까.
분명 우회하는 길을 따라 왔겠지만 지나와서 돌아보니 아찔하기만 하다.
멋진 조망이 펼쳐진 수리봉에서 한동안 휴식을 취한 뒤 계속해서 감투봉으로 이어간다.
감투봉에 오르며 만나는 전망터에서
오른쪽에 지나온 수리봉과 생달리 너머 공덕산이 보이는 조망을 다시 한번 담아본다.
이제 감투봉이 눈앞에 보이고
황정산의 암봉들이 손에 닿을 듯 다가온다.
감투봉은 비녀를 꽂아 쪽을 진 것처럼 생겼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황장산에서 이어지는 백두대간 봉우리로 조망 또한 뛰어나지만 이곳 역시 비탐 구간이다.
감투봉까지 무사히 통과하면 인접한 황장산부터는 정상 등로가 이어지므로 마음 놓고 지날 수가 있다.
수리봉 너머 직선거리로 약 65km 떨어진 영동의 백화산 한성봉이 희미하게 보이고
그 왼쪽으로 상주의 명산 노악산, 갑장산 마루금도 연무속에 머리를 드러내고 있다.
가운데 여우목고개 뒤쪽에 주흘산 마루가 살짝 드러나고
그 왼쪽 뒤로 백화산~희양산~대야산~속리산으로 이어지는 백두대간 마루금이 보인다.
북서쪽에는 문수봉과 큰두리봉이 우람하게 솟아있고
그 왼쪽 대미산~문수봉 능선 너머로 월악산 마루금이 살짝 드러나 보인다.
이제 감투봉을 지나 깎아지른 암벽 너머로 소백산 능선을 바라보며 황장산 정상으로 향한다.
백두대간이 이어지는 황장산은 월악산국립공원에 속하는 산이다.
지난 5월 1일 월악산국립공원 지정 이후 31년만에 일부구간이 등산객들에게 개방되었다.
옛 문헌에는 황장산이 황정산(黃庭山), 작성산(鵲城山), 황장봉산(黃腸封山) 등으로 표기되어 있는데,
연륜이 오래 된 소나무로 목질이 좋은 황장목이 많아 이를 보호하기 위해 세워진 봉산표석에서 그 이름이 유래했다고 한다.
정상은 나무들로 시야가 가려있지만 북사면으로 조금 나아가면 시야가 활짝 열리는 전망터가 나온다.
북동쪽으로 도락산과 황정산, 그 뒤쪽에 소백산 능선이 보인다.
동쪽에는 또 다른 산줄기에 솟은 수리봉이 보이고
문복대에서 저수령을 지나 시루봉~솔봉~묘적봉으로 이어지는 백두대간 마루금이 보인다.
도락산 왼쪽 뒤로 가장 멀리 보이는 가리왕산은 직선 거리로 약 76km 떨어져 있다.
멧등바위 주변은 황장산 최고의 전망터다.
암릉을 안전하게 오르며 경관을 즐길 수 있도록 철계단과 전망대가 설치되어 있다.
서남쪽 운달산~성주봉 능선 뒤로
천왕봉에서 문장대와 관음봉까지 속리산 주능선 마루금이 희미하게 보인다.
서북쪽 대미산~문수봉 능선 뒤로 만수봉에서 월악산 영봉까지의 만수릿지 마루금이 살짝 드러나 보인다.
북서쪽으로는 멀리 희미하지만 백운산과 치악산 마루가 보이고 있다.
용두산과 도락산 사이로 너울거리는 산마루를 당겨보니
왼쪽에 계방산으로 추정되는 산마루와 오른쪽에 가리왕산 마루가 희미하게 모습을 드러낸다.
이어지는 전망대에 서니 하산할 생달리 마을이 내려다 보인다.
생달리는 백두대간 황정산과 대미산 사이 골짜기에 위치한 산간 오지마을이다.
하산길은 작은차갓재를 내려서며 울창한 전나무 숲을 지난다.
이어서 와인동굴카페가 나오는데, 구경만 할 사람은 들어오지 말라고 써붙였다.
내부 구경삼아 들어가서 머루와인 한 잔 마시고 나온다.
마을에는 오미자를 재배하는 밭이 많이 보인다.
차량을 회수하러 가는 길에 출발했던 수리봉을 바라보며 산행을 마무리 한다.
쾌청한 날씨속에 시원하게 펼쳐진 경관과 기묘한 기암들을 만날 수 있었던 멋진 산행이었다.
'산행과사진' 카테고리의 다른 글
도봉산 .. 연이어 솟은 우람한 화강암 봉우리와 기암절벽이 아름다운 산 (0) | 2016.10.07 |
---|---|
북한산 .. 우이분소~영봉~백운대~대동문~소귀천계곡 (0) | 2016.10.01 |
설악산 .. 토왕성폭포, 권금성 (0) | 2016.08.04 |
둔덕산 .. 울창한 숲과 기암괴석의 암릉이 조화로운 호젓한 산길 (0) | 2016.07.29 |
대야산 중대봉 .. 삼송리~중대봉~대야산 (0) | 2016.07.23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