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 며칠 전 한 불친님의 소백산 산행기를 보고 당초 생각했던 산행지를 변경하여 철쭉명산 소백산으로 향했다. 여느 산들의 철쭉은 이미 꽃이 져버린 상태지만 소백산 철쭉은 5월 하순이 되어서야 비로소 절정을 이룬다. 며칠간 쾌청하던 하늘도 주말까지 이어져 봄이 피어난 소백산의 절경을 감상하기에 부족함이 없는 날씨였다.
△산행일자 : 2017년 05월 27일 (토)
△산행코스 : 어의곡안내소 → 늦은맥이재 → 국망봉 → 어의곡삼거리 → 비로봉 → 어의곡삼거리 → 어의곡안내소
△산행거리 : 15.6km
△소요시간 : 9시간 27분 (휴식 1시간 47분 포함)
오늘 산행의 목적지는 국망봉 능선의 철쭉 군락지이다.
지난 겨울 혹독한 칼바람속에 길이 눈에 덮혀 어의곡삼거리에서 돌아서야만 했던 국망봉을
이번에는 반대 방향인 늦은맥이재 방향으로 오른 후 비로봉을 거쳐
어의곡삼거리에서 원점으로 하산하는 코스로 진행한다.
새밭유원지 야영장에 주차를 하고 새밭교로 향하는 길에
어느 팬션 입구를 아름답게 장식한 붉은인동이 전원의 아침풍경을 빛내주고 있다.
새밭교 앞.. 늦은맥이재로 오르는 등로의 출발점이다.
( 늦은맥이재 4.5km, 국망봉 7.1km, 비로봉 10.2km )
한동안 새밭계곡을 따라 오르는데
봄 가뭄이 심하지만 계곡을 흐르는 물소리가 제법 우렁차게 들린다.
폭우로 계곡물이 범람할 때를 대비한 우회로도 있고..
작은 폭포수들을 감상하며 긴 계곡의 완만한 산길을 오른다.
계곡이 끝나갈 즈음 길은 조금씩 가파르게 이어지고 있다.
벌깨덩굴 | 물참대 | 홀아비바람꽃
충북 단양군과 경북 영주군을 잇는 옛고개로 백두대간 능선이 교차하는 고개다.
을전에서 오르는 길은 아마도 소백산 주능선에 이르는 가장 완만한 길인듯 하다.
늦은맥이재에서 국망봉으로 향하는 능선길은
고산의 울창한 숲길이 완만하게 이어지는 환상적인 트레킹 코스다.
큰애기나리 | 큰앵초 | 풀솜대 | 연영초
원시림의 느낌이 가득한 숲길을 지나다 상월봉 갈림길로 들어선다.
상월봉(1,396m)에 올라 북쪽의 신선봉 능선을 바라보니
초록빛으로 물든 산맥들이 마냥 부드럽게 다가온다.
반대편에는 분홍빛 철쭉으로 물든 국망봉 능선이 보인다.
능선을 뒤덮은 철쭉 군락이
마치 초원에 무리지어 노니는 양떼들의 오물거림처럼 보인다.
상월봉을 내려와 돌아보니
특이한 형상의 주먹바위(?)가 깃대처럼 서있다.
이제 오늘의 하일라이트..
철쭉이 터널을 이루는 국망봉 능선을 오른다.
듬성듬성 군락을 이루던 철쭉을 다가서서 보니
이토록 한없이 곱고 아름다운 빛깔을 발산하고 있었다.
푸른 잎과 조화를 이루며 무게감을 주는 소백산의 철쭉..
아래의 황매산 철쭉과는 사뭇 다른 느낌을 주는 빛깔을 띠고 있다.
화려한 철쭉에 반해 여기저기 사진에 담으며
정신없이 걷다보니 금새 국망봉에 도착했다.
국망봉(國望峯)은 신라의 마의태자가 속세의 영예를 버리고 금강산으로 가는 도중
이 산에 당도하여 경주를 바라보며 망국의 눈물을 흘렸다는 데서 유래한 이름이다.
국망봉은 충북 단양군 가곡면과 경북 영주시 순흥면을 경계짓는 봉우리로
동사면은 낙동강, 서사면은 남한강 상류의 지류가 발원하는 양대 하천의 분수령이기도 하다.
신라를 잃었던 마의태자의 가슴속 망국의 한이
능선에 타오르는 화려한 철쭉으로 승화된 것일까?
먼 역사속 사연을 잠시 떠올려보며 비로봉으로 향한다.
잠시 점심과 함께 휴식을 취한 후 비로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을 따라간다.
녹음이 짙게 내린 산아래 풍경도 눈길을 사로잡고..
왕복 통행이 어려운 비좁은 숲길에서는
지체되는 번거로움이 있지만 자연이 내준 길로써 감사하는 마음을 갖는다.
간간이 보이는 기암들도 소백산의 명물로 다가온다.
한겨울이면 살을 에는 칼바람으로 고통스럽던 비로봉길을
푸른 초원의 신선한 바람을 맞으며 유유자적 걷는다.
예상대로 비로봉 정상은 많은 인파로 북적이며
세 방향에서 끊임없이 밀려드는 등산객들을 맞이하고 있다.
정상석과 함께하는 기념사진을 찍기 위해
길게 이어진 줄을 포기하고 하나의 풍경으로만 담아본다.
남으로 우람하게 이어지는 능선 끝에 연화봉이 보이고
연화봉 너머 흰봉, 도솔, 묘적봉으로 아스라이 흐르는 대간 능선이 조망된다.
제2연화봉에 등대처럼 우뚝 선 강우관측탑은 어디에서나 늘 방향타가 되어준다.
주목군락지가 있는 천동 방향으로는 안개속에 갇힌 듯 원경이 트이지 않는다.
비로봉 정상을 한 바퀴 돌아본 후
어의곡삼거리 방향으로 되돌아 하산 한다.
지난 겨울 상고대로 얼어붙었던 이 나무도
이제 꽃을 피워 반겨준다.
눈 덮힌 겨울 풍경과 함께
이 계절은 가장 멋진 소백의 풍경을 볼 수 있는 시기가 아닐까 생각된다.
어의곡삼거리를 지나 이제 출발지 안내소 방향으로 하산한다.
어의곡안내소의 출발지에 도착하여 산행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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