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는 일기예보를 볼 때 맑음과 흐림 정도가 주요 관심사였는데, 언제부터인가 미세먼지 수준이 가장 중요한 체크 포인트가 되었다. 이번주에도 주말로 가며 점차 그 수준이 악화되어 토요일에는 야외활동을 자제해야 할 정도로 최악의 미세먼지 상태를 보였다. 다행히 일요일이 되면서 그 농도가 급속히 낮아져 예정했던 주말 산행을 다녀오게 되었지만, 새해에도 미세먼지 공포는 우리의 활동을 제한하는 큰 요소가 될 듯하다.
△산행일자 : 2019년 01월 06일 (일)
△산행코스 : 원장선마을→감투봉→천등산→석굴→내장선마을
△산행거리 : 5.7km (GPS측정 기준)
△소요시간 : 4시간 57분 (휴식/사진촬영 1시간 16분 포함)
토요일 저녁 가까운 산행지를 검색해 보며 미세먼지 상태를 보니 대둔산이 있는 완주지역이 가장 좋은 것으로 나타난다.
맑고 깨끗한 조망을 기대하며 그동안 주변에서 바라만 보았던 천등산으로 향한다.
배티재를 넘어 원장선마을로 가는 중에 고산촌마을 앞에서 우람한 산세를 드러낸 천등산을 바라본다.
산북리 고산촌마을은 또 다른 천등산 산행기점(1코스)이기도 하다.
금번 산행은 원장선마을에서 2코스를 따라 천등산 정상에 오른 뒤 3코스를 따라 17번 국도에 접속하는 과정으로 진행한다.
산행 출발지 원장선마을
거리가 한산한 일요일 오전.. 장선리의 천등산휴게소 부근 공터에 주차하고 원장교를 건너 원장선마을로 들어선다.
마을로 들어와 사전에 숙지해 두었던 황골유원지 입간판을 확인하고 그 맞은편 감나무가 있는 골목으로 들어간다.
원장선마을의 천등산 들머리
골목에 들어서자 천등산 안내도가 보이고 안쪽에 천등산 방향 이정표도 보인다.
첫 갈림길 이정표.. 진행 초반은 예상보다 길이 완만하고 낙엽에 덮혀 있지만 이정표가 잘 세워져 있어 진행에 별 무리가 없다.
들머리에서 30분쯤 오르자 뒷쪽으로 첫 전망이 트이고..
시루봉과 미륵산(능바위산), 장재봉이 연이어 솟아 있다. 비교적 낮은 산들이지만 서로 어울리며 멋진 산세를 그린다.
슬랩에서 바라본 남쪽 경관
좀 더 오르자 능선 오른쪽에 슬랩이 보인다.
슬랩에 다가서니 남쪽으로 용계천(장선천)이 흐르는 금당리가 내려다 보이고, 그 뒤로 선녀봉과 써래봉이 해를 등지고 솟아있다.
이제부터 바윗길이 이어지면서 길은 험하지만 멋진 전망이 펼쳐져 걸음을 멈추게 하는 일이 잦아진다.
능선으로 연결되어 있는 불명산-시루봉-미륵산 산행코스를 예상해 보며, 저 곳에서의 천등산쪽 조망도 상상해 본다.
다시 거대한 슬랩이 눈앞에 나타나고.. 우회로가 있지만 경사가 급하지 않으니 조심스럽게 올라 본다.
슬랩 위에 오르니 기대했던 대로 시원하게 전망이 열린다.
산 아래에 출발지 원장선마을이 내려다 보이고, 오른쪽에 17번 국도와 한국게임과학고등학교 건물도 보인다.
장선리 뒤로는 조화롭게 솟아있는 불명산~장재봉의 봉우리들이 한눈에 들어온다.
서쪽으로는 옥계천과 합류한 장선천의 물길이 멀리 논산천으로 이어지고, 그 물길을 따라 형성된 마을들이 내려다 보인다.
선녀봉과 써래봉이 있는 남동쪽 방향은 산행 내내 역광 상태로 남아 사진에 잘 담기지 않는다.
선녀봉 왼쪽으로 금남정맥 줄기에서 선야봉으로 갈라진 능선이 보이고, 선야봉 왼쪽으로 백암산이 보인다.
얼마전 다녀온 선야봉과 백암산을 이곳에서 보니 더 친숙하게 다가온다.
암릉과 슬랩을 지나며 이곳저곳 전망터를 들락거리다 보니 어느새 감투봉과 정상부가 눈앞에 다가온다.
남쪽 사면에 거대한 슬랩을 이루는 감투봉은 반대편에서 볼 때 더 멋지게 보인다.
평평하게 보이는 정상에 비해 날카롭게 솟은 감투봉의 모습이 천등산 경관의 하일라이트라 할 수 있다.
금오봉, 서각봉, 마천대, 칠성봉 등이 보이는 대둔산 남릉의 모습이다.
남북으로 뻗은 대둔산의 기암절벽은 동쪽에서 볼 때 가장 폭넓고 멋지게 보이는데, 이곳에서도 그 위세가 드러나 보인다.
돌아보니 감투봉을 조망했던 작은 봉우리가 보이고 그너머로 시루봉과 장재봉이 여전히 조화롭게 둘러서 있다.
고도가 높아지며서 선녀봉 뒤로 구봉산에서 운장산에 이르는 마루금도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선녀와 나뭇꾼의 고장 금당리는 천등산과 선녀봉~써래봉~불명산으로 에워싸여 사방이 산으로 둘러진 모습이다.
반석이 놓여진 감투봉 정상에 정상석은 보이지 않는다.
감투봉에 올라서니 정상쪽에서 함성 소리가 들린다. 도중에 앞질러 간 산객분이 벌써 정상에 도착한 듯하다.
시간이 많이 지체되었다는 생각이 들지만 주변 절경이 자꾸만 발길을 잡는다.
정상부가 멀리서 보이는 천등산의 듬직한 모습에 걸맞게 넉넉함을 보여준다.
감투봉 사면을 내려서며 건너편 천등산 능선 아래에 석굴도 보인다.
반대편에서 보았던 것보다 더 거칠고 날카롭게 보이는 감투봉의 모습이다.
천등산은 전라북도 완주군 운주면에 위치한 산으로 대둔산 도립공원에 속해 있다.
같은 이름의 천등산이 전국에 여럿 있는데, 우람한 돔형 바위산으로 기암절벽과 전망이 뛰어난 완주의 천등산은 후백제의 견훤이 산성을 쌓고 적과 대치할 때 산신이 환한 빛을 내서 앞길을 밝혀주어 승리를 거두었다는 데서 천등산으로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돌탑이 있는 정상에서는 나무들에 가려 주변 전망이 제한적이다.
북쪽으로 배티재를 중심으로 왼쪽에 대둔산과 오대산이 보이고, 오른쪽에 일출봉과 극기봉, 그 뒤로 서대산이 보인다.
극기봉 오른쪽으로는 인대산~바람골산 능선이 보이고, 오른쪽에는 진악산이 보인다.
조망이 제한적인 정상에서 잠시 남쪽 암릉으로 내려와 주변 경관을 담아본다.
가운데 진악산을 중심으로 왼쪽에 인대산, 오른쪽에 백암산과 선야봉이 보인다.
진악산 뒤에는 각호산~민주지산.. 마이산 뒤로 백운산~적상산.. 선야봉 뒤로 덕유산 마루금이 희미하게 펼쳐 보인다.
맨 뒷쪽 가운데 갈크미재를 중심으로 오른쪽에 세 봉우리가 뚜렷한 운장산과 그 오른쪽에 연석산..
왼쪽으로 곰직이산~북두봉~구봉산, 그리고 명도봉 마루금이 보인다.
북쪽 능선의 하산 지점에서 대둔산 조망을 위해 조금 더 이동해 보니 남·서쪽으로 전망이 열린 바위전망터가 나온다.
이곳에서 전망과 함께 따뜻한 겨울 햇볕을 즐기며 점심을 먹고 쉬어간다.
바위전망터에서 조금 더 진행하여 등로에서 벗어난 능선 끝에 다가가 보니 비로소 대둔산 방향으로 전망이 트인다.
천등산 산행의 묘미 중 하나는 바로 이웃한 대둔산의 절경을 한눈에 바라볼 수 있다는 점이다.
사진을 확대해 보면 오른쪽 케이블카 건물 위쪽으로 금강구름다리와 삼선계단이 보인다.
대둔산 조망을 마치고 다시 하산지점으로 돌아와 광두소 입구로 향하는 석굴쪽으로 하산한다.
능선에서 잠시 내려서면 바위 옆으로 전망터가 나오고, 왼쪽에 감투봉의 북쪽 사면을 가까이서 조망해 볼 수 있다.
바위전망터에서 약 10분 정도 내려오니 이정표가 보이고 길이 석굴 앞으로 이어진다.
석굴 앞으로 다가가 보니 깎아지른 바위절벽 아래에 터가 조성되어 있고 여러 사람들이 생활하는 듯한 집기와 시설들이 보인다.
왼쪽에는 자연석을 이용한 석탑도 보이고 돌계단으로 이어지는 굴 안쪽에는 불전이 마련되어 있을듯 하다.
무너져 내릴 듯 위태로워 보이는 바위 아래에서 한 할머니가 문을 열고 나와 사진을 찍지 말라고 한다.
석굴을 지나며 긴 돌계단이 이어지는데, 누가 이 길을 조성했을까 궁금증이 일기도 한다.
석굴에서 20여분 내려오니 길 옆에 자연석으로 보이는 돌기둥이 서있어 마치 암자로 들어서는 일주문 같은 느낌이 들게 한다.
옆면에는 ‘매각처분 되어가고 있다’는 붉은 페인트의 문구가 보인다.
얼어붙은 폭포
숲을 벗어나 큰 길로 내려서니 무슨 거창한 공사가 진행되는지 드넓은 터를 조성하고 있다.
공사장을 지나 보를 건너고 내장선마을로 이어지는 17번 국도에 접속하여 산행을 종료한다.
천등산은 기암절벽의 수려한 경관과 탁월한 전망으로 대둔산의 연장선상에 선 느낌을 주는 산이다.
산행 중 조망되었던 미답의 주변 산들은 점차 시야를 넓혀 가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비교적 짧은 거리에 긴 시간이 소요되었던 것도 그만큼 눈길을 끄는 경관이 많았던 탓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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