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금강 산행은 일반적으로 진고개에서 노인봉을 거쳐 계곡을 따라 소금강 분소에 이르는 구간을 진행한다. 이번에는 산행보다 야영에 중점을 둔 만큼 소금강산 자동차캠핑장에서 1박을 하고 여유롭게 만물상까지 왕복하면서 만난 계곡의 풍경을 사진으로 남겨본다. 이 시점(10월 15일) 소금강 계곡의 단풍 상태에 참고가 될 수도 있을 듯하다.
ㅡ ▶ 노인봉산행기 ㅡ
이곳은 ‘1569 율곡 유산(遊山) 길’로 지정되어 곳곳에 이에 대한 안내판이 설치되어 있다.
율곡은 1569년 이곳을 방문한 뒤 강한 인상을 받아 기행문인 「유청학산기」에 그 감회를 남겼는데
소금강이라는 이름도 이 청학산기에서 유래된 것이라고 한다.
주차장을 지나 계곡길로 들어서며 만나는 소금강의 첫 명소이다.
무릉계폭은 계곡 초입 암반에 새겨진 '무릉계(武陵溪)'란 글씨에서 유래하는데
이는 중국 시인 도연명의 무릉도원과 같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한편, 율곡의 「유청학산기」에 '창운(漲雲)'이라 명명한 아름다운 소(沼)에 대한 묘사가 나오는데
이곳이 바로 그곳이라고 한다.
“무릇 낭떠러지가 오이를 깎아 세운 듯하고
날아 떨어지는 샘물이 백설을 뿜어냈다.
암석 위에서 소요하며 외로운 소나무를 어루만지다가,
해가 지고 어둠이 깔려서야 승사로 돌아와서
그 못을 ‘창운(漲雲)’이라 이름하였다.”
연화담은 폭포 아래로 물이 떨어지는 모습이 마치 연꽃 봉오리 같다고도 하며,
옛날에 관음사의 스님들이 계곡물에 연꽃을 뛰우며 놀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도 한다.
금강사는 소금강 내의 유일한 사찰로 정가 스님이 1964년에 창건했으며,
원래 신라 시대에 건립된 관음사가 있던 절터라고도 하나 정확한 기록은 없다고 한다.
식당암(食堂岩)은 100여 명이 앉을 수 있는 대형 너럭바위로
통일신라의 마지막 왕자였던 마의태자가 성을 쌓고 군사들을 훈련시킬 당시
군사들이 식사하던 곳이라는 전설이 전하는 곳이다.
율곡은 당시까지 식당암이라 부르던 바위를 비선암(秘仙巖)으로 고쳐 부르고,
식당암 서쪽의 가장 높고 특이한 봉우리를 촉운봉(矗雲峰)이라 하고,
주변 계곡을 천유동(天遊洞)이라 하였으며, 산 전체를 청학산(靑鶴山)이라 명명했다.
율곡에 의하면 이곳은 당시 오대산이나 두타산 등에 비해 잘 알려지지 않아 찾는 이가 없다고 했으나
소금강은 1970년 국가지정 명승 제1호로 지정될 만큼 경관의 가치를 인정받은 곳이다.
고도에 따라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아직은 전반적으로 단풍이 이른 상태다.
올해 이곳 소금강 계곡의 단풍은 약 1주일 후인 10월 20일 전후에 절정을 이룰 듯하다.
안내문에 따르면 구룡폭포는 소금강을 대표하는 폭포로
구룡소에서 나온 9마리의 용이 폭포를 하나씩 차지했다는 전설이 전해지는 명소이다.
제1폭을 상팔담, 제6폭을 군자폭, 제9폭을 구룡폭이라 부르며
제8폭 왼쪽 하단 반석에는 미수 허목이 쓴 구룡연(九龍淵)이란 전서체의 바위 글씨가 있다고 한다.
만물상은 계곡 내 기암들이 삼라만상의 온갖 형상을 하고 있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사람의 얼굴 형상으로 비치는 귀면암(鬼面岩)은 만물상의 대표경관이다.
같은 바위지만 보는 위치에 따라 다른 모습으로 보이는데,
만물상은 귀면암, 거인상, 촛대석, 이월암과 같은 여러 이름으로도 불린다.
만물상은 화강암으로 이루어진 수직 암석 사면으로 차별 풍화와 차별 침식에 의해 형성된 지형이다.
계곡과 바위들이 사진으로 잘 표현되지 않았지만 실제는 무척 웅장한 경관이다.
사계절 내내 아름다운 소금강이지만
단풍과 어우러진 소금강의 가을 풍경은 가히 무릉도원이라 부를 만하다.
어느 멋진 가을날 다시 한번 찾아올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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