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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과사진

소백산 .. 어의곡~국망봉~비로봉

by kelpics 2023. 6. 1.

국망봉에서 바라본 소백산

 

 

 

계절의 여왕 5월이 지나가며 소백산 산정은 싱그러운 초록빛으로 한껏 충만해 있다. 매년 이맘때쯤이면 소백산은 철쭉을 보러 오르는 등산객들로 붐비는데, 올해도 결국 철쭉이 피는 시기를 제대로 맞추지 못했다. 예년에 비해 꽃이 2~3주 일찍 핀 데다 절정을 이룰 시기에 비가 내려 낙화를 더 재촉한 듯하다. 아쉬움과 감탄이 교차했던 소백산에서의 하루를 기록해 본다.

 

 

△산행일자 : 2023년 05월 31일 (수)
△산행코스 : 어의곡주차장→늦은맥이재→상월봉→국망봉→비로봉→어의곡주차장
△산행거리 : 16.5km (GPS측정 기준)
△소요시간 : 8시간 40분 (휴식/사진촬영 51분 포함)

 

 

 

 

 

진행 경로

 

 

어의곡에서 늦은맥이재로 올라 국망봉을 거쳐 비로봉 정상을 돌아오는 코스는 이번이 3번째다.
능선 안부인 늦은맥이재까지(~5km) 전망 없는 계곡길로 다소 지루할 수 있지만, 길이 완만하게 이어지기 때문에 비교적 편하게 오를 수 있어 선호하는 편이다. 이후 비로봉까지(~5.2km)도 오르내림이 많지 않은 능선길로 곳곳에 펼쳐지는 멋진 전망을 즐기며 걸을 수 있다.

 

 

 

 

 

을전 탐방로 입구

 

어의곡주차장에서 을전길을 따라 500m 정도 오르면 늦은맥이재로 이어지는 탐방로 입구가 나온다.
어의곡주차장은 공간이 협소한 관계로 항상 펜션 주차장을 이용(₩5,000)하게 되는데, 오늘은 정우네 펜션 앞마당에 주차를 하고 산행을 출발한다.

 

 

 

 

 

계곡을 건너는 구름다리

 

탐방로 입구에서 숲길로 들어서서 15분 정도 걸으면 반가운 구름다리를 만난다. 출발이 조금 늦은 시각이지만 오늘도 이쪽으로 오르는 사람들이 그리 많지 않아 호젓한 산행이 되고 있다.

 

 

 

 

 

우거진 숲길

 

우거진 숲이 햇볕을 가려주고 가끔씩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이 쾌적한 산행을 이어가게 해 준다.

 

 

 

 

 

잣나무 숲길

 

중간쯤 오르자 벌써 하산하는 등산객이 보인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정상부의 철쭉 상태를 물었더니 꽃이 많이 졌다고 한다. 짐작했던 바이지만 일말의 기대가 사라지는 순간이다.

 

 

 

 

 

계곡 풍경

 

길은 계속해서 계곡의 물소리와 함께 이어지는데 오늘은 계곡의 수량이 그리 풍부하지는 않다.
등로에서 계곡으로의 접근은 길이 없어 무척 조심스럽기도 하다.

 

 

 

 

 

하늘을 덮은 나뭇잎

 

약 2시간을 걸은 뒤 늦은맥이재에 도착하기 전 잠시 휴식을 취한다. 경사가 급하지 않고 천천히 걸은 덕분에 체력 소모가 많지는 않았지만 막바지 경사로를 앞두고 간식으로 체력을 보충한다.

 

 

 

 

 

늦은맥이재(△1,224m)

 

늦은맥이재는 충북 단양군과 경북 영주군을 잇는 옛 고개로 백두대간이 지나는 능선 안부이다.
을전 탐방로 입구에서 4.5km 거리에 2시간 20분이 소요되었으며 비로봉까지(~5.2km) 대략 중간을 지나는 지점이다.
늦은맥이재에서 왼쪽 신선봉 구간은 자연생태계 보호를 위해 출입이 금지되어 있다.

 

 

 

 

 

상월봉으로 이어지는 숲길

 

늦은맥이재를 지나 상월봉까지 계속해서 완만한 경사의 전망 없는 숲길이다.
숲을 지나며 길가에 피어난 야생화를 만나는 것 또한 즐거운 일인데, 철쭉은 일시에 꽃잎이 떨어져 버린 듯하다.

 

 

 

 

 

낙화

 

 

 

 

 

박새 | 미나리냉이 | 삿갓나물

 

 

 

 

 

상월봉(△1,372m)

 

상월봉(上月峰)은 소백산 북단에 위치한 봉우리 중 하나로, 경북 영주시 순흥면과 충북 단양군 가곡면의 경계를 이루고 있다. 정상석은 세워져 있지 않고 한 산악회에서 정상 표지판을 나무에 걸어놓았다.

 

 

 

 

 

상월봉에서 바라본 국망봉

 

철쭉이 한창일 때에는 분홍빛으로 물들었을 국망봉 능선이 초록빛 녹음 속에 희미한 흔적만 남아 있다.
산정이 온통 초록빛으로 감싸진 모습에서도 이미 철쭉철이 지났음을 말해주고 있다.

 

 

 

 

 

상월봉 북서쪽 조망

 

상월봉에서 늦은맥이재로 뻗어 내린 산줄기는 북서쪽으로 또 하나의 줄기를 형성하며 신선봉, 민봉으로 솟아 오른 뒤 소백산 북단의 구봉팔문으로 연결된다. 청명한 하늘아래 시원하게 펼쳐진 초록빛 경관이 또 다른 장관으로 다가온다.

 

 

 

 

 

상월봉 동북쪽 조망

 

상월봉에서 북진하는 대간길은 늦은맥이재에서 동북으로 분기한 능선 따라 이어지다가 오른쪽 고치령으로 내려선다.

 

 

 

 

 

상월봉 주먹바위

 

가까이에서는 숲에 가려 보이지 않던 상월봉의 인상적인 주먹바위가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구인사를 창건한 승려 상월이 저 바위에서 도를 깨우쳤다 하여 ‘상월불(上月佛) 바위’라고도 부르며, 저 상월불바위가 있어 ‘상월봉’이라 부른다고 한다.

 

 

 

 

 

국망봉 능선의 철쭉

 

대부분의 철쭉이 꽃이 지고 녹음이 무성해졌지만 간혹 꽃이 남아있는 나무들이 있어 아름다운 풍경이 되어준다.

 

 

 

 

 

소백산 국망봉(△1,420m)

 

소백산 국망봉(國望峯)은 소백산맥 중 비로봉(1,439m) 다음으로 높은 봉우리이다. 정상에는 큰 바위 무리가 있어 시원한 전망과 함께 멋진 사진 포인트를 제공한다.

“국망봉의 명칭은 신라 말에 경순왕이 고려에 투항하자 마의태자(麻衣太子)가 은거지를 찾아 금강산으로 가는 도중 경주를 바라보며 망국의 눈물을 흘렸다는 설이 있고 또한 선조(宣祖) 때 수철장(水鐵匠) 배순(裴純)이 왕이 승하하자 왕성을 바라보며 3년 동안 통곡하였다는 설에서 유래한다.”

 

 

 

 

 

국망봉 남서쪽 조망

 

남서쪽으로 소백산 주능선을 따라 주봉인 비로봉(~3.1km)이 솟아있고, 그 뒤로 연화봉과 죽령을 지나 도솔봉으로 이어지는 백두대간 줄기의 산들이 펼쳐 있다.

 

 

 

 

 

국망봉 서쪽 조망

 

서쪽에는 월악산(△1,097m), 금수산(△1,016m), 동산(△896m) 등 제천시와 경계를 이루는 산들이 보이는데, 바위에 한 등산객이 금수산 쪽을 바라보고 앉아 멋진 배경이 되어주고 있다.

 

 

 

 

 

국망봉 북쪽 조망

 

국망봉 북쪽에는 신선봉과 민봉 능선 뒤로 왼쪽에 백덕산(△1,350m), 가운데에 가리왕산(△1,561m), 오른쪽에 두위봉(△1,470m) 등이 보이고 있다.

 

 

 

 

 

국망봉 동북쪽 조망

 

동북쪽에는 상월봉 뒤로 함백산(△1,572m), 태백산(△1,567m), 문수산(△1,207m) 마루가 배경을 이루고 있다.

 

 

 

 

 

국망봉 동남쪽 조망

 

봉화읍이 내려다 보이는 동남쪽에는 영양군의 일월산(△1,219m)과 봉화군의 청량산(△870m) 등 경북의 고봉들이 희미하게 머리를 드러내고 있다.

 

 

 

 

 

불꽃바위

 

국망봉 바위에 올라 주변 전망을 둘러본 뒤 남쪽 능선을 따라 비로봉으로 향한다.
국망봉에서 비로봉까지는 3.1km의 고도 편차가 크지 않은 능선길로 꾸준히 걸으면 약 1시간이면 닿을 수 있다.

 

 

 

 

 

기암 뒤로 보이는 국망봉

 

국망봉에서 능선을 따라 조금 내려서면 초암사 갈림길이 나온다.
갈림길 부근의 너른 공터에서 점심을 먹고 산행을 이어간다.

 

 

 

 

 

능선 숲길

 

초암사 갈림길을 지나며 등로는 다시 전망 없는 숲길로 이어진다.
등로가 비좁은 곳이 많아 마주 오는 등산객을 만나면 잠시 멈춰 서서 길을 양보해야 하는 일이 자주 일어난다.

 

 

 

 

 

큰앵초 | 애기나리 | 졸방제비꽃

 

 

 

 

 

능선에 솟은 기암

 

어의곡 삼거리에 가까워지면서 다시 전망이 트이기 시작하고 능선에 솟은 우람한 기암 아래로 순흥저수지가 내려다 보인다. 순흥저수지 위쪽 죽계구곡을 따라 초암사를 경유하여 국망봉에 오르는 코스는 아직 미답으로 언젠가 걸어 볼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어의곡 삼거리에 오르며

 

숲을 빠져나와 어의곡 삼거리로 향하는 언덕에 올라서자 시야가 활짝 열리면서 또다시 멋진 경관이 펼쳐진다.

 

 

 

 

 

국망봉 방향

 

마치 양탄자를 깔아 놓은 듯, 부드러운 능선을 뒤덮은 초록빛 녹음은 이 계절에 소백산이 보여주는 또 하나의 멋이다.

 

 

 

 

 

연화봉 방향

 

어의곡 삼거리에 오르자 제2연화봉의 강우관측탑과 함께 비로봉 남쪽 소백산 주능선이 한눈에 들어온다. 부드럽게 솟아올라 초록빛으로 무성해진 봉우리들이 포근하게 느껴진다.

 

 

 

 

 

비로봉길

 

바위무리가 있는 북봉을 지나며 싱그러운 초원의 비로봉이 아름답게 펼쳐지고,
능선에 듬성듬성 자라는 철쭉군락은 마치 평화롭게 초원을 거닐며 풀을 뜯는 양 떼들을 연상케 한다.

 

 

 

 

 

소백산 비로봉(△1,439m)

 

오후 3시가 넘어서며 정상은 예상외로 한산해져 정상 인증을 위한 사람들의 줄도 그리 길지 않았다.
정상 인증을 마치고 잠시 주변 경관을 사진에 담아본다.

 

 

 

 

 

남서쪽 연화봉 방향 조망

 

남북을 사선으로 잇는 소백산권의 백두대간 줄기는 비로봉 남서쪽 제2연화봉(△1,357m)을 너머 죽령(△696m)으로 내려선 뒤 다시 솟아올라 도솔봉(△1,314m), 묘적봉(△1,148m)으로 이어진다.

 

 

 

 

 

서쪽 충주호 방향 조망

 

서쪽 충주호 방향에는 월악산국립공원 내 월악산(△1,097m)과 금수산(△1,015m) 등 또 다른 명산들이 자리하고 있다.

 

 

 

 

 

북서쪽 치악산 방향 조망

 

북서쪽 어의곡 방면에는 백운산(△1,086m), 치악산(△1,288m), 백덕산(△1,350m) 등 직선거리 약 60km의 산들까지 조망된다.

 

 

 

 

 

북동쪽 국망봉 방향 조망

 

북동쪽 국망봉~신선봉 능선 너머로는 왼쪽 가리왕산(△1,561m)에서 오른쪽 함백산(△1,573m)까지 정선의 고봉들이 배경을 이루고 있다.

 

 

 

 

 

동북쪽 태백산 방향 조망

 

국망봉 오른쪽 너머로는 태백산(△1,561m) 국립공원의 산들이 보이고 그 오른쪽으로 청옥산(△1,279m)과 문수산(△1,207m) 등 봉화의 높은 산들이 조망된다.

 

 

 

 

 

동쪽 통고산 방향 조망

 

비로봉 동쪽에는 울진의 통고산(△1,067m)이 보이고 그 오른쪽으로 영양군의 일월산(△1,219m)과 경북 도립공원 청량산(△870m) 등이 조망된다.

 

 

 

 

 

영주시가 내려다 보이는 남동쪽 조망

 

영주시가 내려다 보이는 남동쪽에는 주왕산국립공원의 산들과 청송의 보현산(△1,124m), 그 오른쪽으로 안동의 학가산(△810m) 등이 조망된다.

 

 

 

 

 

어의곡 삼거리로 향하며

 

비로봉 정상에서 모처럼 원경이 트이는 맑은 날씨를 만나 360도 조망을 사진에 담고 어의곡 방향으로 되돌아간다.

 

 

 

 

 

어의곡삼거리로 향하며 바라본 북봉

 

 

 

 

 

북봉 능선의 철쭉

 

 

 

 

 

북봉 바위에 올라 바라본 소백산

 

오후의 늦은 시간으로 이어지며 왁자지껄하던 산객들도 하나둘씩 하산길에 나서고 산정에는 다시 고요한 적막이 흐른다.
보고 또 봐도 아름다운 정상 풍경을 다시 한번 눈에 담고 어의곡 방향으로 하산한다.

 

 

 

 

 

어의곡으로 내려서는 길

 

 

 

 

 

어의곡 삼거리로 오르는 길

 

 

 

 

 

자작나무 숲길

 

 

 

 

 

잣나무 숲길

 

 

 

 

 

소영도리나무 | 국수나무 | 관중 | 고광나무

 

 

 

 

 

탐방로 입구를 나서며

 

 

소백산이 주는 아름다움의 본질은 무엇보다 부드럽게 곡선을 이루는 산정의 모습이 아닐까 생각된다. 때문에 어느 계절이나 멋을 자랑하는 산이지만 이 계절 초록빛으로 뒤덮인 소백산은 더욱 포근하고 친근감 있게 다가오고 있었다. 비교적 긴 산행에 피로를 느끼면서도 다른 계절이 오면 꼭 다시 찾아보고 싶다는 생각을 갖게 하는 산이다.

 

 

 

 

 

소백산 탐방로안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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