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음산 암릉에서의 조망
상주시 서쪽에 솟은 노음산(노악)은 갑장산(연악), 천봉산(석악)과 함께 상주 삼악으로 불리는 산이다. 대기가 깨끗하게 맑은 날이면 정상 부근 암릉에서 멋진 전망을 볼 수 있는데, 오늘은 미세먼지는 적었지만 날씨가 흐려 원경이 제한적인 날이었다.
△산행일자 : 2023년 06월 20일 (화)
△산행코스 : 석장승→남장사→관음선원→중궁암→노음산 정상→석장승
△산행거리 : 6.7km (GPS측정 기준)
△소요시간 : 4시간 32분 (휴식/사진촬영 27분 포함)
진행 경로
석장승이 있는 지점에서 남장사를 거쳐 반시계방향으로 정상에 올라 원점으로 되돌아오는 코스로 진행했다. 별칭에 악산(嶽山)이라는 이미지를 갖고 있지만 등로가 부드러운 편이며 위험구간마다 계단이 설치되어 있어 큰 어려움은 없었다.
석장승이 있는 산행 들머리
석장승 앞 도로 공터에 주차를 하고 산행을 시작한다. 석장승 옆에 노음산 산행 들머리가 있지만 오늘은 남장사 방향으로 정상에 오른 다음 이곳으로 내려오기로 한다. 이정표에 정상까지 3.3km로 표시되어 있어 어느 방향으로 오르나 정상까지 거리는 비슷하다.
남장사 석장승 (민속자료 제33호)
장승은 마을이나 사찰 입구에 세워 귀신과 액운의 출입을 막고, 절의 재산과 경계를 표시하거나 마을에서는 수호신의 기능을 겸하였다. 이 장승은 1832년에 세운 것으로 추정하며, 토속문화를 엿볼 수 있는 귀중한 민간신앙유산이다. (안내문)
남장사 가는 길
석장승이 있는 지점에서 도로를 따라 남장사로 향한다. 남장사까지는 700m이며 중간에 무료 이용 가능한 남장사 주차장도 있다.
남장사 일주문
남장사 주차장에서 조금 올라오면 남장사 일주문이 나온다. 일주문 편액에 노악산남장사(露嶽山南長寺) 광서 8년(1882년)이라 적혀 있어 그 이전에 세워진 것으로 추정하며, 조선 후기 건축기법과 조각기법이 잘 보존되어 있는 귀중한 자료이다. (안내문)
남장사 입구
일주문을 지나면 곧 남장사 사찰 입구에 이르는데, 다리 오른쪽의 느티나무 고목이 눈길을 끈다.
느티나무 보호수
이 느티나무 고목은 1982년에 보호수로 지정되었으며, 지정 당시 수령은 400년이라고 한다.
남장사 극락보전
남장사(南長寺)는 832년(신라 흥덕왕 7년)에 진감국사(眞鑑國師)가 창건한 유서 깊은 고찰(古刹)이다. 창건 당시는 장백사(長柏寺)라 하였으며, 1186년(고려 명종 16년) 각원(覺圓)이 지금의 터에 옮겨 짓고 남장사라 하였다고 한다.
극락보전 앞 전경
남장사는 창건 이래 여러 차례 신축과 중창을 거쳤으며, 현재는 극락보전을 비롯하여 영산전·보광전·금륜전·향로전 등이 있으며, 부속 암자로는 관음선원(觀音禪院)과 중고암(中高庵)이 있다.
남장사 보광전
남장사에는 불상과 그림, 보광전의 목각 탱화 등 보물로 지정된 여러 문화재가 있다. 늘 그렇듯 오늘도 주마간산식으로 사찰 외형만 살펴보고 지나간다.
남장사 부도전
남장사에서 관음선원으로 향하는 중간에 부도전이 있다. 부도전은 승려의 사리나 유골을 안치한 탑이 모여 있는 곳인데, 남장사에는 석가모니의 진신사리가 봉안된 흔적이 발견되었다고 한다.
관음선원
관음선원 안쪽에 들어서자 스님의 염불소리가 들리는 가운데 강아지가 요란하게 짖는다. 법당에는 보물(제923호)로 지정된 목각탱(불교 그림)이 있다는데 관람할 겨를이 없어 금세 돌아 나왔다. 요즘은 사찰에서까지 애완견을 기르고 있다.
관음선원의 울창한 소나무숲
산길로 접어드는 지점
관음선원 앞에서 시작되는 산길을 무심코 지나쳐 잠시 도로 따라 오르다가 반사경이 있는 지점에서 산길로 들어선다.
등로는 중궁암까지 비교적 넓게 조성되어 있고 경사가 가파른 구간에서는 지그재그로 나있어 큰 어려움 없이 오를 수 있다.
첫 전망
중궁암에 닿기 전 처음으로 바위 전망터가 나온다. 가운데에 갑장산이 보이고 왼쪽에 상주 시내가 내려다 보인다.
중궁암과 석탑
중궁암은 2020년 10월 화재가 발생하여 대웅전을 포함한 건물 3동이 모두 전소했다. 2023년 말까지 복원될 예정으로 현재는 임시 막사와 조그마한 건물이 남아 있고 뒤쪽 석탑 주변 나무에는 아직까지 산불 흔적이 남아있다.
중궁암 전망
중궁암에서는 동남 방향으로 상주 시내가 훤히 내려다 보이고 그 뒤로 식산, 갑장산, 기양산 줄기가 펼쳐져 있다. 아침이면 상주시 방향으로 떠오르는 아름다운 일출을 볼 수도 있을 듯하다.
북동쪽 조망
중궁암 돌탑을 지나 다시 정규 등로와 만나고 좀 더 오르다 보면 능선 오른쪽에 바위 전망터가 나온다. 전망터에서 북동쪽 소백산 방향으로 시야가 열리는데 오늘 날씨는 구름이 많아 원경이 트이지 않는다.
희양산, 백화산, 주흘산이 보이는 북쪽 조망
나무 계단
경사가 급한 암릉에는 나무 계단이 설치되어 있다. 상태로 보아 설치된 지 그리 오래되지는 않은 듯하며 계단길은 또 하나의 멋진 전망터를 제공한다.
천봉산과 비봉산이 보이는 동쪽 조망
희양산~주흘산이 보이는 북쪽 조망
운달산이 보이는 북동쪽 조망
다시 북동쪽으로 왼쪽에 주흘산, 가운데에 운달산 마루가 희미하게 보이고 그 오른쪽으로 소백산, 도솔봉 능선이 보이는 듯 하지만 흐린 날씨로 선명치가 않다.
정자 쉼터
전망을 감상하며 계단을 올라서자 능선에 생뚱맞게 정자가 나타난다. 이곳에서 상주시 방향으로 시야가 열리지만 전망이 그다지 좋지는 않은 곳이다.
다시 이어지는 계단길
계단을 오르며 애초에는 어떤 길이었을까 상상해 보지만 숲이 우거져 상태를 가늠할 수가 없다. 등산로에 지나치게 많은 계단이 설치되고 있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지만 안전과 편리를 감안하면 고마운 현상이기도 하다. 계단 끝의 전망과 산정에 피어난 여름꽃들을 사진에 담으며 정상으로 향한다.
털중나리
털중나리는 줄기와 잎에 솜털이 빽빽이 나있어 붙여진 이름이며, 7~8월에 꽃이 피는 중나리보다 이른 6월부터 꽃이 핀다. 참나리에 비해 키가 1m 안팎으로 중간 정도이며 잎겨드랑이에 주아가 달리지 않는다. (▶털중나리)
기린초
기린초는 꽃의 모양이 전설 속의 동물인 기린의 뿔을 닮았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며 산지의 바위 곁에서 자란다. (▶기린초)
노음산 (露陰山, △728.5m)
정상에는 넓은 대리석에 노음산을 소개하는 글이 새겨진 특이한 모양의 정상석이 놓여 있다. 정상석에는 “일명 노악(露岳)이라 부르는 노음산이 갑장산, 천봉산과 함께 상주 삼악(三岳)을 이루며, 울창한 수림과 기암석벽이 어우러져 철 따라 풍광(風光)을 달리하며 절경을 이룬다”라고 적혀 있다.
암릉 전망터
숲에 가려 전망이 없는 정상에서 남쪽 길로 잠시 내려오자 암릉이 나타나고, 암릉 위로 이어지는 계단에 올라서자 사방으로 시원하게 전망이 펼쳐진다. 오늘은 날씨가 흐려 전망이 깨끗하지는 않지만 노음산 최고의 전망터에서 주변 조망을 한 바퀴 둘러본다.
속리산에서 주흘산까지 북서쪽 조망
북서쪽에는 속리산에서 청화산을 지나 희양산, 백화산으로 이어지는 백두대간 마루금이 맨 뒤쪽 배경을 이루고 있다.
희양산~백화산 구간의 백두대간 마루금
날카롭게 이를 드러낸 속리산 마루금
팔음산에서 속리산까지의 서쪽 조망
서쪽에는 화서면을 지나는 당진영덕고속도로가 보이고 좌우로 팔음산, 원통산, 구병산, 봉황산 등 크고 작은 산들이 솟아있다.
서산~백화산의 남서쪽 조망
남서로 뻗어 내린 노음산 줄기 끝에 옥녀봉과 국수봉이 솟아 있고, 그 너머 끝에는 상주시와 충북 영동군의 경계를 이루는 산들이 펼쳐있다. 오른쪽에 어렴풋이 보이는 백화산은 연무 속에 신비스러운 모습으로 다가온다.
당겨본 학무산 방향 조망
학무산 너머로 보일 백두대간 황악산~삼도봉 마루와 그 오른쪽에 있을 민주지산은 연무에 가려 보이지 않는다.
상주시가 내려다 보이는 동남쪽 조망
동남쪽에는 갑장산과 식산이 상주시의 배경을 이루고 그 너머는 구미시와 군위군, 의성군과 경계를 이루는 지역이다.
당겨본 상주시 방향 조망
당겨보면 숨겨진 원경이 희미하게 모습을 드러내기도 하지만 먼산의 형태를 명확히 알아보기는 어려운 날씨다.
울창한 수림에 둘러싸여 아담하게 자리한 남장사
계단 아래 바위턱에 앉아 점심을 먹고 석장승 방향으로 하산한다. 멋진 전망터에서 발길을 돌리며 미세먼지 없는 깨끗한 환경은 언제쯤 회복할 수 있을까 생각해 본다.
숲에 들어서자 비라도 곧 쏟아질 듯 하늘이 더욱 어두워진다. 서둘러 북장사 갈림길을 지나 옥녀봉을 오른다.
노음산 옥녀봉 (△620m)
인터넷 지도에 이름이 없는 봉우리에 ‘안동중년시대회’에서 걸어 놓은 옥녀봉 표식이 보인다. 길 옆에 바위 무더기가 보일 뿐 별다른 특징이 없는 봉우리다.
석장승과 국수봉 갈림길 이정표
당초 계획은 이곳에서 능암리 방향으로 약 680m 거리의 국수봉을 다녀올 생각이었으나 늦은 오후에 비 예보가 있어 서둘러 석장승 방향으로 하산한다.
암릉을 지나는 길
정상에서 석장승으로 내려오는 코스는 길이 평이하고 경사진 구간은 길이 지그재그로 나 있으며 군데군데 이정표가 잘 세워져 있어 편안하게 트레킹을 즐길 수 있다.
국수봉과 백화산
능선길 전망터에서 국수봉과 그 왼쪽 너머로 백화산이 보이고 국수봉 동쪽 사면의 거친 암벽이 인상적으로 다가온다.
당겨본 백화산
백화산에는 삼국시대 축조된 것으로 추정되는 금돌산성(今突山城)이 있는데, 이곳에서 바라보니 전위봉들이 백화산 정상 한성봉 주변을 에워싼 듯한 모습을 하고 있다.
계곡길로 이어지는 능선 안부
석장승까지 900m 남은 지점의 능선 안부에서 길은 왼쪽 계곡길로 이어진다. 마지막까지 등로가 잘 조성되어 있지만 최근에는 사람들이 그리 많이 다니지는 않은 듯하다.
석장승이 있는 산행 입구
능선 안부에서 석장승이 있는 산행 입구로 내려오면 산행 종점이다. 노음산은 그리 높지 않으면서도 멋진 전망을 보여주는 산으로 날씨가 쾌청한 날에 오른다면 더욱 즐거운 산행이 될 것이다. 또한 등로가 잘 조성되어 있고 산행거리도 적당하면서 유서 깊은 사찰 탐방과 함께할 수 있는 장점이 있는 산이다.
노음산 산행안내도 (출처 : www.joytrai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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