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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과사진

[거창] 무룡산 ~ 삿갓봉

by kelpics 2023. 7. 7.

무룡산 능선에서 바라본 삿갓봉과 남덕유산

 

 

 

지난주부터 이어지던 장맛비가 잠시 멈춘 날 거창의 무룡산에 다녀왔다. 무룡산(舞龍山, △1,492m)은 덕유산 국립공원 내에 있는 산으로, 남덕유산에서 북쪽으로 이어지는 산줄기가 삿갓봉과 무룡산을 이룬 뒤 북쪽에 동엽령으로 이어진다. 무룡산 남쪽 능선에는 원추리 군락지가 있어 7월 하순경이면 군락을 이룬 원추리를 감상할 수 있으나 최근 개체수가 많이 감소해 예전만 못하다고 한다. 이번 산행은 원추리 절정기 대비 2~3주 이른 시기인 데다 최근 장맛비로 인해 성장이 둔화된 탓에 개화된 원추리는 거의 볼 수 없었다.

 

 

△산행일자 : 2020년 7월 6일 (목)
△산행코스 : 황점마을→삿갓재→무룡산→삿갓재→삿갓봉→월성재→황점마을
△산행거리 : 16.8km (GPS측정 기준)
△소요시간 : 9시간 3분 (휴식/사진촬영 48분 포함)

 

 

 

 

 

진행 경로

 

 

월성리 황점마을은 무룡산에 오를 수 있는 가장 짧은 기점이다. 대중교통이나 산악회 버스를 이용하는 경우 황점마을에서 무룡산에 오른 다음 동엽령을 거쳐 안성탐방센터로 하산하는 경로를 주로 이용하는데, 자차를 이용할 경우 왔던 길로 내려오거나 산행 거리를 조금 더 연장하여 삿갓재에서 삿갓봉을 거쳐 월성재로 하산하는 코스를 이용할 수 있다.

 

 

 

 

 

황점마을 위쪽 산행 들머리

 

월성리 황점마을 앞 37번 국도변에 주차를 하고 마을 위쪽의 삿갓재 탐방로 입구로 들어선다. 황점마을 코스는 남덕유산에 가까운 월성재 코스와 무룡산에 가까운 삿갓재 코스가 있으며, 국립공원 구간인 만큼 마을 입구에서부터 안내 표시가 잘 되어 있어 들머리를 쉽게 찾을 수 있다. 부근의 영각탐방센터에서 남덕유산에 오르는 코스는 탐방로 정비공사로 인해 올해 9월 20일까지 통제한다고 게시되어 있다.

 

 

 

 

 

계곡 풍경

 

산길로 들어서서 잠시 올라서자 우렁찬 물소리와 함께 계곡이 보인다. 장마로 물이 불어나 더욱 풍성해진 계곡에는 곳곳에 작은 폭포수를 이루며 멋진 광경을 연출하고 있다.

 

 

 

 

 

울창한 숲길

 

계곡을 건너고 숲을 지나면서 길은 막바지 오르막이 시작되기까지 비교적 완만하게 이어진다.

 

 

 

 

 

계곡 풍경

 

 

 

 

 

가파르게 이어지는 등로

 

출발 후 약 1시간이 지나 계곡물소리가 점차 희미해지면서 길은 가파른 경사를 이룬다. 경사로 직전에 휴식이 필요하지만 계곡에서 시간을 너무 많이 지체한 터라 계속해서 산행을 이어간다.

 

 

 

 

 

숲에 가려진 하늘

 

 

 

 

 

삿갓샘

 

삿갓재 아래에 있는 삿갓샘은 낙동강의 지류인 황강의 발원지이다. 이곳에서 식수를 보충할 수 있는데, 식수로 사용할 경우 안내문에 게시된 수질 검사 결과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삿갓재로 오르는 계단

 

 

 

 

 

삿갓재 대피소

 

황점마을에서 삿갓재까지 4.2km에 약 2시간이 소요되었다. 계곡에서 시간을 많이 지체했고 걸음이 느린 탓에 평균보다 20~30분 더 걸린 듯하다. 대피소는 먼저 올라온 한 팀이 점심을 먹으며 머물 뿐 다른 기척 없이 한적해 보인다.

 

 

 

 

 

삿갓재 대피소 전망

 

대피소에서는 남쪽으로 수망령을 중심으로 왼쪽에 금원산, 오른쪽에 월봉산이 조망된다. 원경을 살짝 당겨보면 대봉산 뒤로 지리산 마루금이 희미하게 모습을 드러낸다. 

 

 

 

 

 

대봉산 너머 지리산 조망

 

대피소 쉼터에서 잠시 휴식을 취한 뒤 무룡산으로 향한다. 삿갓재에서 무룡산까지는 2.1km 거리로 완만하게 이어지는 능선길로, 곳곳에 멋진 전망이 펼쳐지고 숲에서는 다양한 계절꽃들을 만날 수 있다.

 

 

 

 

 

큰까치수염

 

큰까치수염은 까치수염에 비해 잎이 크고 줄기가 갈라지지 않으며 줄기 끝이나 잎에 약간의 털이 보이기도 하지만 대체로 매끈하다. (▶큰까치수염)

 

 

 

 

 

새며느리밥풀

 

꽃며느리밥풀 속에도 여러 변종들이 있는데, 새며느리밥풀은 아랫입술의 밥풀 같은 2개의 무늬가 흰색이 아니라 꽃색과 같은 홍색이다. 다만 가지 위쪽 비늘모양의 잎인 포(苞)가 꽃색과 다른 녹색인 점이 의문의 여지를 준다. (▶꽃며느리밥풀)

 

 

 

 

 

무룡산

 

숲을 벗어나 무선 기지국이 있는 헬기장에 올라서자 진행 방향으로 완만하게 솟은 무룡산 정상부가 조망된다.

 

 

 

 

 

동남쪽 조망

 

무룡산 오른쪽에는 금원산이 마주 서있고 그 사이로 멀리 우두산에서 숙성산에 이르는 거창군 가조면의 산들이 보인다.

 

 

 

 

 

남쪽 조망

 

남쪽에는 월봉산 뒤로 황석산 마루가 모습을 드러내고, 대봉산과 백운산 뒤로는 지리산 마루가 여전히 희미하다.

 

 

 

 

 

삿갓봉 너머 남덕유산 조망

 

지나온 방향으로는 날카롭게 솟은 삿갓봉 뒤로 남덕유산 마루가 살짝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숲길

 

길은 다시 전망 없는 숲길로 이어지며 계절을 만난 야생화들이 눈길을 끈다.

 

 

 

 

 

덤불조팝나무

 

덤불조팝나무는 강원도 이북에 자란다고 하는데, 잎의 맥이 움푹 들어가 있고 잎 가장자리에 털이 있는 것이 유사종인 참조팝나무나 좀조팝나무가 아닌 덤불조팝나무로 여겨진다. 또한 덤불조팝나무의 꽃은 주로 4~5월에 피는데 고지대인 관계로 7월 초까지 꽃이 보이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덤불조팝나무)

 

 

 

 

 

숙은노루오줌

 

노루오줌은 우리나라 전역의 응달진 숲 속에서 자라며, 숙은노루오줌은 꽃차례가 직립하는 노루오줌과 달리 꽃차례가 옆으로 수그러진다. (▶노루오줌)

 

 

 

 

 

산꿩의다리

 

꿩의다리는 잎의 모양이 꿩의 발을 닮았으며 가늘고 긴 줄기는 꿩의다리를 닮았다. 산꿩의다리는 우리나라 전역의 숲에서 자라며 6~7월에 흰색으로 꽃이 피는데, 산에서 보이는 꿩의다리는 대부분 산꿩의다리이다. (▶꿩의다리)

 

 

 

 

 

삿갓봉과 남덕유산

 

길은 다시 숲을 벗어나 전망이 트이는 암릉으로 이어지고, 고도가 한층 높아지며 원경이 더욱 시원하게 펼쳐진다.

 

 

 

 

 

남쪽 지리산 방향 조망

 

 

 

 

 

돌양지꽃

 

6~7월에 노랗게 꽃이 피는 돌양지꽃은 높이 500m 이상 산지의 햇볕이 잘 들고 건조한 바위틈에서 자란다. 거친 바위틈을 앙증맞게 장식하고 있는 돌양지꽃도 이즈음 무룡산의 볼거리 중 하나이다. (▶돌양지꽃)

 

 

 

 

 

계단길

 

무룡산 정상에 닿기 전 완만한 산정에 초원이 펼쳐지고 그 사이로 계단이 이어지는데 이곳은 무룡산 특별 보호구역이다. 계단길 양쪽에 원추리 군락이 형성되어 있지만 아직 꽃은 거의 보이지 않는다. 원추리 군락 속에 또 다른 군락을 이루며 꽃봉오리를 맺고 있는 일월비비추도 꽃이 피면 멋진 장면이 될 듯하다.

 

 

 

 

 

원추리

 

무룡산 원추리는 7월 중하순경에 만개하는 듯하다. 올해는 장마가 일찍 시작되면서 비가 많이 와 개화 시기가 더 늦어진다고 한다. (▶원추리)

 

 

 

 

 

일월비비추

 

일월비비추 역시 7월 하순이 되어야 만개할 듯하다. 우리나라 전역의 산지에 자라는 일월비비추는 경북 영양의 일월산에서 처음 발견되어 붙여진 이름이며 꽃이 줄기 끝에 뭉쳐서 핀다. (▶일월비비추)

 

 

 

 

 

계단을 오르며

 

초원을 가로질러 이어지는 길가에 꽃이 만발하면 더할 나위 없이 멋진 풍경이 되겠지만, 짙게 드리워진 녹음을 배경으로 시원하게 펼쳐진 풍경만으로도 충분히 아름다운 길이 되고 있다.

 

 

 

 

 

암릉 위에서

 

계단이 끝나는 지점에서 쉴 곳을 찾아 잠시 등로를 벗어나 암릉에 다가가 본다. 햇볕을 가릴 그늘은 없지만 날씨가 흐리고 바람이 시원해 멋진 전망과 함께 휴식을 취하기 알맞은 곳이다.

 

 

 

 

 

암릉에서 남덕유산 조망

 

 

 

 

 

서쪽 조망

 

 

 

 

 

무룡산 정상부

 

점심을 먹고 정상을 향해 산행을 이어간다. 정상 부근에 암릉이 보이지만 무룡산은 대체로 완만하고 부드러운 산이다.

 

 

 

 

 

무룡산 정상 (△1,492m)

 

무룡산(舞龍山)은 경남 거창군 북상면과 전북 무주군 안성면의 경계에 위치한 산이다. 산 이름은 용이 춤추는 산이라는 뜻에서 유래되었으며, 옛 지명인 불영봉(佛影峯)은 부처님의 그림자가 비친다는 뜻에서 유래되었다는 설이 있다.

 

 

 

 

 

향적봉이 보이는 북쪽 조망

 

무룡산 정상은 나무숲에 가려 전망이 제한적이다. 남덕유산에서 이어온 덕유산 주능선의 북쪽 끝에 향적봉이 보이고, 동쪽에는 가야산을 비롯한 거창과 합천의 산들이 조망된다.

 

 

 

 

 

가야산이 보이는 동쪽 조망

 

 

 

 

 

삿갓재로 내려서며

 

무룡산 정상을 돌아 나와 다시 삿갓재로 내려간다. 삿갓봉을 중심으로 좌우로 뻗어 내린 능선이 마치 초록빛 날개를 펼치고 비상하는 한 마리 새와 같은 형상이다.

 

 

 

 

 

말나리 | 박새 | 긴산꼬리풀

 

7월 초 현재 말나리는 아직 개화하지 않았고 박새는 곧 꽃이 질 태세다. 개체수가 많지 않은 긴산꼬리풀은 현재 꽃이 한창이다. (▶말나리 | ▶박새 | ▶긴산꼬리풀)

 

 

 

 

 

삿갓재로 내려서며

 

삿갓재로 돌아와 곧바로 황점마을로 하산하자니 조금은 아쉬움이 남는다. 시간이 충분해 삿갓봉을 거쳐 월성재까지 이어가기로 한다.

 

 

 

 

 

돌계단에 새겨진 거리 표시

 

삿갓봉에 오르는 중에 백련사 12.0km, 영각사 7.2km라는 거리 표시가 새겨진 돌계단이 보인다. 도상 거리를 재어보니 대략 맞는 듯하다.

 

 

 

 

 

산꿩의다리

 

삿갓봉 오르는 길에 산꿩의다리가 유난히도 많이 보인다.

 

 

 

 

 

삿갓봉 (△1,418.6m)

 

삿갓봉은 봉우리의 모습이 삿갓처럼 뾰족한 것에서 붙여진 이름이며, 덕유산 줄기의 남서쪽 남덕유산과 북동쪽 무룡산 사이의 대략 중간 지점에 위치한다. 삿갓봉을 중심으로 동남쪽 사면은 경남 거창군, 북쪽은 전북 무주군, 서쪽은 전북 장수군에 속한다.

 

 

 

 

 

삿갓봉 북동쪽 조망

 

 

 

 

 

가야산이 보이는 동쪽 조망

 

 

 

 

 

지리산이 보이는 남쪽 조망

 

 

 

 

 

남덕유산이 보이는 남서쪽 조망

 

 

 

 

 

월성재로 향하는 숲길

 

전망 좋은 삿갓봉에서 휴식을 취한 뒤 남덕유산을 바라보며 월성재로 향한다. 삿갓봉에서 월성재까지는 작은 오르내림이 반복되며 1.9km 거리에 약 1시간이 소요된다.

 

 

 

 

 

돌아본 삿갓봉

 

 

 

 

 

월성재

 

월성재는 동쪽으로 경남 거창군 북상면 월성리와 서쪽의 전북 장수군 계북면 양악리를 잇는 고개이며, 남덕유산과 삿갓봉을 잇는 등로와 월성계곡과 토옥동계곡 방향으로 이어지는 등로가 만나는 사거리이다. 월성재에서 황점마을까지는 이정표 기준 3.8km로 비교적 편안한 길이다.

 

 

 

 

 

안전쉼터

 

월성계곡 코스에 새롭게 설치된 안전쉼터가 보인다. 하산하는 도중에 이용하지는 않았지만 필요시 안전하고 편안한 휴식처가 될 수 있겠다.

 

 

 

 

 

돌길

 

이곳 등로는 간혹 거친 돌길을 지나기도 하지만 비교적 경사가 급하지 않고 평이한 구간이 많은 편이다.

 

 

 

 

 

급경사 구간

 

계곡으로 이어지는 막바지 급경사 구간에는 계단이 조성되어 있어 안전하게 이동할 수 있으며, 일단 계곡에 내려서면 입구까지 계속해서 평탄한 길이 이어진다.

 

 

 

 

 

계곡을 건너는 다리

 

 

 

 

 

계곡 풍경

 

 

 

 

 

계곡 풍경

 

하산 막바지에 보이는 계곡에는 풍부한 계곡수가 작은 폭포와 소를 이루며 시원하게 흐른다. 시간 여유가 있다면 맑고 시원한 계곡물에 발을 담그고 싶은 마음이 간절한 곳이다.

 

 

 

 

 

입산 통제소

 

이어서 입산 통제소를 지나고 37번 국도변의 탐방로 입구를 나와 산행을 마친다. 삿갓재에 올라 무룡산을 다녀온 뒤 삿갓봉을 거쳐 월성재로 돌아오는 바람에 예상외로 산행 거리가 연장되었다. 시간이 많이 소요됐지만 청량한 여름 계곡과 시원한 전망 그리고 아름다운 야생화들을 접할 수 있어 즐거운 순간들이었다.

 

 

 

 

 

황점마을의 월성계곡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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