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모산성에서 바라본 진남교반
오정산(△804m)은 문경시 호계면과 마성면의 경계에 위치하는 산이다. ‘오정’이라는 지명은 조선 전기 이 산에 있었던 오정사(烏井寺)라는 사찰과 관련이 있다고 추측한다. 아름다운 전망과 함께 주변에 진남교반, 고모산성, 오미자테마터널 등의 관광 명소들이 있어 더욱 흥미로운 산행지이다. 화창한 가을날씨 속에 오랫동안 기대해 왔던 오정산에 비로소 올라본다.
△산행일자 : 2023년 10월 6일 (금)
△산행코스 : 진남휴게소→고모산성→토끼비리→삼태극전망대→상무봉→오정산→역순으로 하산
△산행거리 : 11.7km (GPS측정 기준)
△소요시간 : 7시간 1분 (휴식/사진촬영 40분 포함)
진행 경로
오정산은 순환 코스를 통해 원점회귀가 원만하지 않은 산이다. 정상에서 서쪽 오천리 방향으로 원점회귀가 가능하지만 사람들의 발길이 뜸해 길 상태가 뚜렷하지 않은 듯하다. 이번 산행은 진남휴게소를 출발하여 정상에 오른 뒤 같은 길로 되돌아오는 코스로 진행하였는데, 긴 산행을 선호할 경우 정상에서 북쪽의 배나무산을 지나 단산까지 이어가는 것도 좋을 듯하다.
출발지점의 진남휴게소
진남휴게소는 오정산 산행과 더불어 주변의 진남교반과 고모산성 그리고 문경 오미자 테마 터널을 관람할 수 있는 곳이다.
오미자 테마터널
오정산 산행은 휴게소의 오미자 테마터널 입구에서 오른쪽 토끼비리 길을 따른다.
토끼비리
‘비리’는 ‘벼랑’의 경상도 방언이다.
문경 토끼비리는 오정산이 영강과 접하는 험한 벼랑의 바위를 깎아서 선반처럼 만든 길이다. 길이 500m로 영남대로에서 가장 험한 곳에 위치하며 길 중에서는 최초로 문화재로 지정되었다. 토끼비리라는 이름은 “고려 태조 왕건이 남쪽으로 진군할 때 이곳에 이르렀는데 길이 막혔다. 마침 토끼가 벼랑을 타고 달아나면서 길을 열어 주어 진군할 수 있었으므로 토천(兎遷)이라 불렀다.”라는 기록에서 유래한다.
병풍바위 전망대에서 바라본 고모산성 주변 경관
토끼비리 길이 끝나고 오정산 방향의 비탈로 이어지는 지점에 병풍바위 전망대 이정표가 있다.
절벽을 이루는 능선 끝 병풍바위 전망터에 다가서면 진남교반이 내려다 보이고 그 뒤로 고모산성과 백화산 능선이 보인다.
오정산 등산로
토끼비리에서 오정산으로 이어지는 산길 초반의 가파른 비탈에 긴 계단이 설치되어 있다.
갈림길 이정목에는 삼태극전망대까지 1.1km, 오정산까지 4.0km로 표시되어 있다.
구절초 | 청미래덩굴 | 산박하 | 이고들빼기
계단 끝에서 삼태극전망대까지는 전망이 없는 숲길로 이어진다. 나뭇잎에 덮인 길 주변에는 간혹 산짐승들이 파헤친 흔적과 배설물들이 보이기도 하여 이곳 산길은 사람들의 왕래가 많지 않은 곳임을 알 수 있다.
삼태극전망대 태극정
답답한 숲길에서 하늘이 열리면서 계단 위에 정자가 나타나고 정자에 올라서면 주변 경관이 멋지게 펼쳐 보인다.
남서쪽 어룡산에서 북쪽 주흘산까지 파노라마 경관
조령산, 주흘산 방향의 북서쪽 조망
북서쪽으로 문경의 황금빛 벌판을 가로지르는 중부내륙고속도로가 내려다 보이고, 그 너머로 희양산에서 백화산, 조령산을 지나 포암산으로 이어지는 백두대간 마루가 펼쳐 보인다.
주흘산 주변의 암봉들
주흘산을 중심으로 험준한 암릉을 형성하며 솟은 암봉들이 우람한 남성미와 함께 힘찬 기상을 전해준다.
주흘산과 포암산
청화산, 대야산 방향의 서쪽 조망
서쪽으로는 왼쪽에 속리산 마루가 살짝 드러나 보이고 속리산에서 청화산, 조항산, 대야산으로 이어지는 백두대간 마루가 선명하게 다가온다.
속리산~대야산
진남교반이 내려다 보이는 남쪽 조망
남쪽에는 영강이 휘감고 도는 진남교반 일원과 그 뒤로 어룡산 줄기가 펼쳐 있다.
진남교반의 삼태극 경관
삼태극(三太極)은 산과 물, 그리고 길이 만들어 내는 세 개의 태극문양으로 하늘과 땅과 사람(天地人)의 기운이 조화롭게 상생하는 것을 말한다. 영강 물줄기와 오정산의 산줄기, 그리고 길이 각각 삼태극 문양을 만들어 내고 있다.
남동쪽 조망
남동쪽으로는 문경에서 상주로 이어지는 중부내륙고속도로가 힘차게 뻗어있고 영강을 따라 나란히 이어지는 3번 국도가 내려다 보인다.
621봉으로 이어지는 등로
삼태극전망대를 지나 621봉을 오르는 길에 잠시 거친 바윗길이 나오고 경사가 가파르지만 그리 험하지는 않다.
621봉 전망터에서 바라본 오정산 정상부
621봉에 올라서자 진행 방향으로 전망이 트인다. 멀리서 볼 때 쌍봉으로 보이는 오정산 정상부가 솟아 있고, 왼쪽에 오정산에서 이어지는 배나무산과 단산 마루가 살짝 드러나 있다.
단산 왼쪽으로 보이는 조망
단산 왼쪽에는 포암산에서 꼭두바위봉을 지나 대미산으로 이어지는 백두대간 마루가 보이고, 그 사이에 험준한 수리봉~성주봉 암릉이 살짝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잡목들이 우거진 숲길
621봉에서 길은 잠시 능선 안부로 내려선다. 이후 644봉을 지나 상무봉까지 계속해서 오르막 숲길이다.
희미한 길을 따르며 큰 혼선은 없었지만 잡목들이 앞을 가로막아 이동에 불편한 곳들이 많다.
오정산 상무봉(△800m)
상무봉은 지도상에 이름이 없는 봉우리이다. 산 아래에 국군체육부대가 있어 등반 훈련장으로 이용되면서 붙인 이름인 듯하다. 페헬기장이 있는 상무봉에는 수풀이 무성한 채 전망이 가려 있고 남쪽으로는 문경대학교로 이어지는 길표시가 있다.
정상으로 이어지는 데크
상무봉을 지나 정상까지는 암릉 위에 데크 시설과 계단이 설치되어 있어 주변 전망을 감상하며 편리하게 이동할 수 있다.
정상에 다가서며 바라본 경관
정상아래 전망대
정상 직전 전망대에서 다시 한번 능선 서쪽에 펼쳐진 문경 일대에 펼쳐진 백두대간 경관을 바라본다.
오정산 서쪽 파노라마 경관
희양산에서 포암산까지 백두대간 마루와 주흘산
백화산을 중심으로 펼쳐진 백두대간 마루
속리산 좌우로 이어지는 백두대간 마루
까실쑥부쟁이 | 쑥부쟁이 | 구절초
계단으로 이어지는 데크로드 사이사이에 무리 지어 피어난 들국화들이 눈길을 끈다. 비교적 꽃송이가 큰 국화과의 야생화들이 가을산을 빛내고 있다.
오정산 남쪽 조망
오정산 남쪽 방향으로는 높고 특색 있는 산들이 거의 보이지 않는다. 문경의 황금빛 벌판 뒤로 멀리 대구의 팔공산이 희미하게 조망된다.
오정산 북동쪽 조망
오정산 북동쪽으로 왼쪽 뒤에 소백산으로 이어지는 백두대간 마루가 보이고 오른쪽에는 예천군과 경계를 이루는 산들이 조망된다.
공덕산, 천주봉 뒤쪽 백두대간 마루
오정산(烏井山, △804m)
오정산 정상에는 삼각점이 있고 이정목과 함께 작은 정상석이 세워져 있다. 이정목에 동쪽 호계지(~5.1km) 방향 표시가 있으나 인터넷 지도상에는 서쪽 오천리 방향으로 길이 나있다.
정상에서 바라본 북서쪽 조망
오정산 정상에서의 조망은 제한적이며 나무들에 가려 북서쪽에서 서남쪽 방향만이 어느 정도 보이고 있다.
속리산 방향의 서쪽 조망
오정산 남쪽 봉우리와 상무봉
오정산 정상을 돌아 나와 데크로드 중간에서 점심을 먹고 디시 왔던 길로 하산한다.
상무봉 너머로 보이는 경관
상무봉 오른쪽에 하산할 621봉이 보인다. 상무봉 너머로는 왼쪽에 김천의 황악산과 영동의 민주지산, 백화산 마루가 희미하게 보이고 오른쪽에는 속리산 주변 산들의 마루금이 아스라이 펼쳐있다.
산부추 | 누리장나무 | 청미래덩굴
상무봉을 지나 삼태극전망대로 하산하는 길은 대체적으로 어려움이 없는 내리막이다. 가을꽃이 드문드문 눈에 띄고 열매가 익어가는 숲을 관찰하며 여유롭게 하산한다.
삼태극전망대 태극정
다시 삼태극전망터의 태극정에 도착하여 마지막으로 주변 경관을 눈에 담고 토끼비리로 신속히 하산한다.
삼태극전망대에서 바라본 문경읍 방향 경관
토끼비리
고모산성 진남문
토끼비리를 지나 잠시 산성길을 따라 고모산성으로 향한다.
고모산성
고모산성은 삼국시대 5세기경 신라가 문경에 진출한 이후 축조한 성곽으로, 고구려의 남진을 방어하고 한강 유역으로 진출하기 위한 소백산맥 이남에 설치한 전진기지였다고 한다.
고모산성
이곳을 지나는 영남대로가 산성 북쪽은 문경새재로 이어지고 남쪽으로는 불정지역으로 이어지는데, 다른 곳으로는 길을 만들 수 없어 반드시 이곳을 통과해야 하는 길목이라고 한다. 그래서 임진왜란, 동학 농민 운동, 한말 운강 이강년 선생의 의병 항쟁 등 여러 차례 전략적 요충지로 이용되었다.
쑥부쟁이 | 코스모스 | 미국쑥부쟁이
세월의 무상함 속에 오늘도 말없이 피고 지는 야생화들이 성곽 주변을 장식하고 있다.
고모산성 남문
고모산성 남문
남문에서 서문으로 이어지는 길
고모산성 서문지에서 북문지와 동문지를 지나 남문지까지 이어지는 성곽은 아직 복구되지 않은 지역이다.
억새가 무성한 고모산성
억새 사이로 내려다본 진남교반
진남교반 일원은 경북팔경 중 일경으로 꼽는 자연경관이 수려한 곳이며, 역사적 · 시기적으로 다양한 유적이 산재한 곳이기도 하다.
고모산성에서 바라본 진남교반
오정산은 수려한 주변 경관과 함께 여러 유적들을 관람할 수 있는 곳이다. 진남교반 주변은 굳이 등산을 하지 않더라도 언젠가 다시 한번 방문해 보고 싶은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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