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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과사진

운탄고도1330 ··· 5길, 만항재~화절령

by kelpics 2023. 11. 12.

운탄고도 1177 갱

 

 

 

운탄고도 1330은 영월, 정선, 태백, 삼척을 아우르는 폐광지역을 걷는 총길이 173.2km의 길이다. 이 중 5길은 정선 화절령에서 함백산 소공원(만항재)까지 이어지는 길로 “광부와 광부 아내의 애틋한 사랑의 길”로 소개되고 있다. 좋은 계절을 다 흘려보내고 11월 들어서 하필이면 가장 추웠던 날 친우들과 함께 다녀온 운탄고도 5길 트레킹 기록을 사진으로 남긴다.

 

 

△일자 : 2023년 11월 11일 (토)
△코스 : 운탄고도 1330 5길 (만항재→화절령)
△거리 : 21.4km (GPS측정 기준, 알바 포함)
△소요시간 : 7시간 19분 (휴식 1시간 포함)

 

 

 

 

운탄고도 1330 소개

 

 

 

 

 

운탄고도 1330 5길 안내도

 

 

 

 

 

진행 경로

 

 

일반적으로는 화절령(꽃꺼끼재)을 출발하여 만항재에 도착하는 방향으로 진행하지만, 우리는 거꾸로 만항재에서 시작했다. 고도가 높은 만항재에서 시작하는 것이 화절령에서 시작하는 것보다 좀 더 수월하게 걸을 수 있기 때문이다.

 

 

 

 

 

백두대간 만항재 표지석

 

운탄고도 5길의 시/종점인 만항재(晩項-)는 강원도 정선군 고한읍과 영월군 상동읍, 그리고 태백시가 만나는 지점에 위치한 고개이다. 함백산(1,573m) 줄기가 태백산(1,567m)으로 흐르다가 잠시 내려앉은 곳으로, 우리나라에서 포장도로가 놓인 고개 가운데 가장 높은 지점에 위치한 고갯길로 알려져 있다. 만항재 아래에는 일제강점기부터 탄광 개발이 시작된 만항(晩項) 마을이 있고, 고개 중턱에는 만항소공원이 조성되어 있다. (한국지명유래집)

 

 

 

 

 

만항재를 출발하며..

 

오늘 아침 강원도 산간지역의 기온이 영하를 기록했다. 10시경 출발 시점의 기온은 영상으로 올랐으나 하루종일 구름이 많은 흐린 날씨를 보였다. 한겨울에 비하면 그리 추운 날씨가 아니지만 첫추위에 모두 과할 정도의 겨울 옷차림으로 나섰다.

 

 

 

 

 

길바닥에 보이는 얼음

 

물이 고였던 길바닥에 얼음이 얼었다. 이번 겨울 처음으로 관찰되는 얼음이다. 낮은 기온에 바람결이 쌀쌀하지만, 신선함이 전해지는 날씨이기도 하다.

 

 

 

 

 

산정의 풍력 발전기

 

만항재를 출발하면서 산정에 설치된 풍력 발전기가 가장 먼저 눈에 띄는데, 오늘은 바람이 부족한지 모두 날개가 멈춰 있다.

 

 

 

 

 

이정표와 게시판

 

운탄고도를 걸으며 자주 마주치는 길안내 이정표와 게시물들이다. 구간마다 다른 모양의 이정표와 중복된 것들도 있어 점차 통일이 필요할 듯하다. 길 중간중간 목판에 시를 새겨 세워놓은 것은 길을 걸으며 더욱 서정적인 느낌을 갖게 한다. 자연환경을 훼손하는 등산 리본을 나뭇가지에 달지 말 것을 요청하는 게시판도 있다.

 

 

 

 

 

걷기 좋은 자연 속 길

 

나무들은 어느새 추위에 맞설 채비를 마치고 겨울을 기다리는 앙상한 모습이다. 계절에 따라 눈앞에 펼쳐지는 풍광은 다르겠지만 고지대에 조성된 쾌적한 이 길은 사계절 언제나 걷기 좋은 아름다운 길일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자작나무 숲길

 

만항재 3.2km 지점을 지나면서 자작나무가 울창한 숲이 눈길을 끈다. 이후에도 자작나무가 보이는 곳이 많기 때문인지 만항재에서 하이원 CC까지 약 9.5km 구간을 자작나무코스로 소개하기도 한다.

 

 

 

 

 

주황색의 노박덩굴 열매

 

잎이 진 갈색 숲 언저리에 노박덩굴 열매가 점점이 붉은빛으로 반짝인다. 노박덩굴은 노란 열매가 달린다고 붙여진 이름이며, 노란빛이 도는 붉은색으로 익은 노박덩굴 씨앗은 겨울에도 떨어지지 않고 가지에 매달려 있다.

 

 

 

 

 

단체 트레킹에 나선 사람들

 

혜선사 부근 쉼터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는 사이에 단체로 트레킹을 하는 사람들이 지나간다. 간혹 오토바이나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은 보였지만, 오늘은 이곳을 지나는 사람들을 거의 만나보지 못했다.

 

 

 

 

 

약수터

 

쉼터를 출발하여 곧바로 약수터를 지난다. 약수터는 만항재에서 약 4km 거리에 위치해 있는데, 지금은 안내판에 음용불가로 마시지 말라고 적혀있다. 목적지인 화절령까지 식수를 보충할 수 있는 곳이 없어 하절기에는 출발 전 물을 충분히 준비해야 할 듯하다.

 

 

 

 

 

약수터를 지나면서 바라본 장산 줄기

 

지금까지는 계속되는 내리막 길에 시원하게 전망이 트이지 않았는데, 약수터를 지나 오르막이 시작되면서 시야가 열리고, 길 왼쪽으로 한동안 조망의 중심을 이루는 장산(△1,409m)과 서봉(△1,265m) 줄기가 건네다 보인다.

 

 

 

 

 

남동쪽으로 태백산이 보이는 조망

 

약수터를 지나 좀 더 언덕에 올라서자 남동쪽 풍력 발전기가 늘어선 능선 너머로 태백산(△1,566m) 마루가 조망된다.

 

 

 

 

 

1,450m 고지를 바라보며 북쪽으로 이어지는 길

 

만항재에서부터 길 오른쪽 능선을 따라 도열하듯 서있던 풍력발전기가 이곳까지 따라오고 있다.

 

 

 

 

 

쉼터

 

하이원 CC 갈림길에 닿기 전 쉼터를 만나 점심을 먹고 쉬어간다. 여유롭게 걷다 보니 만항재에서 약 7.5km를 걷는데 2시간 반이 소요되었다. 우리가 목표로 했던 시간당 평균 3km를 준수한 셈이다.

 

 

 

 

 

쉼터 지표면에 군락을 이룬 솔이끼

 

 

 

 

 

소백산이 보이는 남서쪽 조망

 

점심을 먹고 난 후 계속해서 화절령을 향해 진행하는데 남서쪽에 새로운 전망이 펼쳐지며 완만한 능선 너머로 소백산 마루가 보인다.

 

 

 

 

 

당겨본 소백산 방향 조망

 

산 정상은 아니지만 고도가 높은 길을 걷다 보니 시야가 열리는 곳에서는 원경을 조망할 수 있게 된다. 약 40km 떨어진 소백산이 선명하게 보일 정도이니 오늘은 날씨가 흐리지만 대기질은 무척 깨끗한 날이다.

 

 

 

 

 

나뭇가지 사이로 보이는 하이원 CC 리조트

 

만항재 8.3km 이정목이 보이는 지점을 지나며 나뭇가지 사이로 하이원 CC 리조트 건물이 보인다. 하이원 CC 갈림길 까지는 1km 더 가야 한다.

 

 

 

 

 

절개지를 따라 이어지는 길

 

바위를 깎아 낸 절개지를 지나며 현대식 장비가 없던 시절에 급경사를 이루는 산 사면에 길을 내는 일이 얼마나 힘든 작업이었을까를 상상해 본다. 사면 오른쪽 너머에는 하이원 CC가 있다.

 

 

 

 

 

언덕 위에서 태백산 조망

 

길은 절개지를 따라 오르막으로 이어지고 언덕에 올라서서 지나온 남동 방향으로 다시 장산과 태백산을 바라본다.

 

 

 

 

 

쑥부쟁이(?)

 

꽃을 피우기에는 너무 늦은 시기가 아닌가 생각되는 쌀쌀한 날씨에 길가에 피어난 꽃을 발견했다. 쑥부쟁이의 일종으로 추정되는데, 인터넷을 검색해 봐도 명쾌하게 이름을 확인할 수가 없다.

 

 

 

 

 

삼거리 갈림길

 

하이원 CC 갈림길 직전에 삼거리를 만났다. 오른쪽이 하이원 CC 방향이고 왼쪽은 지도에 없는 새로 난 길로, 계속해서 내리막으로 이어지는 길이었다. 길 상태가 지금까지와는 다르다는 느낌이 들었지만 방향이 맞다는 생각만으로  계속 진행했고 결국 코스에서 벗어나 한참 동안 진행하고 말았다.

 

 

 

 

 

코스를 벗어나 마을로 이어지는 신작로

 

얼마간 시간이 지난 뒤 이상을 감지하고 현재 위치를 안내센터에 문의한 끝에 코스를 벗어난 것을 알게 되어 결국 1시간가량을 알바로 허비하고 말았다. 어떻게 네 사람이 동시에 코스를 벗어난 걸 몰랐을까?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무작정 선두를 따라가는 심리적 경향이 있다고 한다. 각자의 주체적 판단 없이 무조건 대중을 따른다는 것이다. 이처럼 무의식적으로 군중심리에 의존하면 낭패를 보기 십상이다.

 

 

 

 

 

하이원 CC 갈림길을 지나 이어지는 길

 

요소요소에 잘 세워져 있던 이정표가 하필 그곳에 없었던 것도 문제 중 하나였다. 참고로 카카오맵에서는 “운탄고도 1330”을 검색하면 전체 루트를 볼 수 있다.

 

 

 

 

 

백운산 아래로 이어지는 길

 

하이원 CC를 지나 길은 한동안 백운산 아래로 이어진다. 시간 여유가 있다면 백운산 갈림길에서 정상 마천봉에 올라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정자쉼터

 

오후 4시 무렵 정자가 있는 쉼터에 도착했다. 일몰이 5시경이고 목적지 화절령까지 남은 거리가 약 4km이니 일몰 전까지 약 1시간이 남아 있어 어둡기 전에 무난하게 도착할 수 있겠다. 하지만 길을 잘못 들어 소비한 시간은 그만큼 휴식의 여유를 빼앗아 간다.

 

 

 

 

 

매봉산 너머로 보이는 백두대간

 

오후 4시가 되니 서쪽 하늘이 노을빛으로 물들기 시작한다. 매봉산(△1,271m) 너머 서남쪽으로 소백산 마루와 그 왼쪽으로 죽령을 지나 도솔봉으로 이어지는 백두대간 능선을 조망해 본다.

 

 

 

 

 

백운산 능선 위로 펼쳐진 푸른 하늘

 

해가 기우는 서쪽 하늘과 대조적으로 반대편 백운산 능선 위로는 맑고 푸른 하늘이 시원하게 펼쳐 있다.

 

 

 

 

 

1177 갱으로 향하며 바라본 서쪽 조망

 

1177 갱으로 향하며 다시 해가 기우는 서쪽 방향에 파도치듯 산너울이 펼쳐진다. 멀리로는 왼쪽 단풍산 너머로 제천과 단양의 경계를 이루는 금수산과 동산 마루가 역광속에 희미하게 조망된다.

 

 

 

 

 

1177 갱

 

해거름으로 긴 그림자가 드리워진 시간 1177 갱에 도착했다. 1177 갱의 숫자는 갱도 입구의 해발고도를 의미하며, 입구에 서 있는 광부의 동상은 도시락을 들고 퇴근하는 광부 아버지가 어린 딸을 보고 환하게 웃으며 인사하는 모습을 담은 것이라고 한다.

 

 

 

 

 

1177 갱과 막장 이야기

 

 

 

 

 

1177 갱 쉼터

 

예상외로 갱도 입구가 상당히 높은 지대에 위치한다는 것을 이곳에 와서야 알게 되었다. 지금은 볼거리를 제공하는 관광지가 되고 있지만, 막장에서 일하며 생계를 유지했던 지난 시절 누군가의 삶의 애환과 노고가 깃든 장소이기도 하다.

 

 

 

 

 

1177 갱 쉼터에서 바라본 조망

 

1177 갱 쉼터에 서면 해가 지는 서쪽으로 왼쪽에 소백산 마루와 오른쪽에 단양과 영월의 경계를 이루는 태화산이 조망되고, 산 아래에는 직동골이 아스라이 내려다 보인다.

 

 

 

 

 

도롱이연못 사거리

 

도롱이 연못은 1177 갱에서 약 10분 거리에 있다. 시간상 도롱이 연못에서 충분한 시간을 갖지 못하고 서둘러 화절령으로 향한다.

 

 

 

 

 

도롱이연못 전경

 

잣나무숲이 우거진 도롱이연못 주변에는 추운 날씨에도 텐트를 치고 야영을 하는 사람들이 여럿 보였다. 취사장이나 텐트용 데크 등 야영을 위한 편의 시설이 마련되어 있지 않지만 부근 화절령까지 차량이 접근할 수 있는 포장도로가 있어 가능한 듯하다.

 

 

 

 

 

도롱이연못의 유래

 

 

 

 

 

도롱이연못의 반영

 

 

 

 

 

꽃꺼끼재 도착

 

해가 막 넘어갈 시간에 목적지인 꽃꺼끼재에 도착했다. 꽃꺼끼재를 화절령(花切嶺)이라고도 부르는데, 지도에는 이곳을 꽃꺼끼재로, 북쪽 사북 방향으로 약 1km 아래 지점을 화절령으로 가리키고 있다.

 

 

 

 

 

꽃꺼끼재(화절령) 소개

 

 

 

 

 

운탄고도 1330 5길 소개 및 산불 통제 안내

 

도롱이연못 갈림길에서 꽃꺼끼재까지 약 1km 구간이 11월 1일부터 산불 예방을 위해 통제된다. 다행히 오늘은 길이 열려 있어 정상 루트를 통해 계획했던 꽃꺼끼재까지 이어갈 수 있었다.

 

 

 

 

 

운탄고도 1330 4길 출발점 및 안내지도

 

길의 끝은 또 다른 길의 시작이다. 화절령은 운탄고도 4길의 시/종점이며, 4길은 정선 예미역에서 화절령까지 28.76km의 길이 이어진다. 자연의 아름다움이 한껏 무르익는 계절에 한 번 걸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화절령으로 내려서는 길

 

차를 주차해 둔 만항재로 이동하기 위해 택시를 호출하고 택시가 도착하는 사북방향의 포장도로로 내려간다. 안내도에는 차가 접근할 수 있는  포장도로 끝 지점을 화절령이라 표시하기도 한다.

 

 

 

 

 

하이원호텔이 보이는 화절령 길

 

 

하이원 CC 부근에서 1시간가량 알바도 했지만, 어둠이 내리기 전 트레킹을 마칠 수 있어 다행이었다. 운탄고도 5길 트레킹을 마치며 언젠가 더 멋진 계절에 나머지 길도 꼭 걸어 볼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운탄고도 1330 전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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