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방산 정상석
모처럼 친구들과 겨울 산행을 약속한 날 하필이면 이번 겨울 들어 가장 추운 날씨를 보였다. 이날 계방산 지역의 아침 최저 기온은 영하 22℃, 우리가 도착한 10시경에는 영하 17℃에 달했다. 추운 날씨 덕분에 상고대를 볼 수 있었지만, 햇볕이 강한 맑은 날씨로 인해 시간이 지나며 점차 녹아내리는 모습이 조금은 아쉬운 날이었다.
△산행일자 : 2025년 02월 08일 (토)
△산행코스 : 운두령→계방산 (왕복)
△산행거리 : 8.8km (GPS측정 기준)
△소요시간 : 5시간 20분 (휴식 47분 포함)
운두령의 산행 들머리
운두령에 도착하자 예상외로 많은 등산객들이 몰려 있었다. 주차장은 이미 산악회 버스와 개인 차량들로 가득 차 있었고, 우리는 도로변에 차를 세워야 했다. 혹한에 대비하고 설산 산행에 필요한 장구를 갖추고 운두령을 출발한다.
돌아본 운두령 방향 경관
나의 계방산 산행은 이번이 두 번째다. 처음은 2016년 1월이었는데, 당시에도 추위는 여전했지만 눈이 많지 않았고 상고대는 볼 수 없었다. 오늘은 산정에 핀 하얀 상고대가 멀리에서도 확연히 드러나 보이는데, 상고대가 녹아내리기 전에 빨리 올라야 한다는 생각에 마음이 급해진다.
거제수나무
가늘게 피어난 상고대
줄지어 걷는 인파
본격적인 오르막 구간에 접어들자 예상대로 심한 정체가 시작되었다. 등산객이 몰린 데다 하산하는 사람들과 동선이 겹치면서 가다 서다를 반복한다.
햇빛에 반짝이는 상고대
잦은 정체로 시간이 지체되지만 덕분에 체력 소모를 줄이고 여유롭게 주변 설경을 감상할 수 있었다. 맑은 하늘에 정오가 가까워진 시간이지만 다행히 고도가 높아지며 아직 상고대가 녹지 않고 남아 있었다.
헬기장을 지나며
나뭇가지에 핀 상고대(서리꽃)
전망대에서 바라본 운두령 방향 조망
운두령에서 전망대까지 약 3km 거리에 2시간이 소요되었다. 중간에 별도 휴식 없이 걸었지만 정체로 인해 시간이 더 걸렸다. 지나온 방향으로 보래산 너머 치악산 마루가 보이지 않는 것으로 보아 오늘은 대기가 맑지만 원경은 제한적인 날씨다.
전망대에서 바라본 계방산과 오대산
적설량은 많은데, 눈꽃이 아쉬운 계방산이다. 기온이 낮음에도 햇볕이 강해 산정에 핀 상고대가 점점 녹아내리고 있다.
오대산 왼쪽으로 보이는 설악산과 방태산
북쪽의 방태산과 설악산 방향 조망
전망대에서 바라본 계방산 정상
전망대 부근 공터에는 점심을 먹기 위해 비닐막을 치고 자리를 잡은 등산객들이 많이 보인다. 정오가 지난 시간이지만 우리는 점심을 미루고 곧바로 정상으로 향한다. 전망대에서 정상까지는 1km 거리이다.
정상 인증을 위한 대기줄
정상에 오른 등산객들은 모두가 정상 표지석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길 원한다. 그러다 보니 많은 사람들이 몰리는 산 정상에는 늘 긴 줄이 형성된다. 다행히 우리 일행들은 긴 줄을 서서 오랜 시간 기다릴 만큼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
계방산 정상(△1,577m)
정상에서 하산로는 출발지 운두령 외에 노동리 방향으로 두 가지 길이 더 있지만, 운두령 코스 외에는 러셀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예정대로 운두령으로 다시 되돌아와야 했다.
소계방산과 오대산 방향의 북동쪽 조망
방태산과 설악산이 보이는 북쪽 조망
오대산 오른쪽 황병산 방향의 동쪽 조망
발왕산과 가리왕산 방향의 남동쪽 조망
출발지 운두령 방향의 남서쪽 조망
정상아래 전망대로 향하며
오후가 되면서 산정에 핀 상고대가 빠르게 사라졌다. 역시 눈꽃 산행은 아침 일찍 서둘러 출발해야 한다. 겨울산은 눈꽃이나 상고대가 있는 것과 없는 것의 차이가 매우 크기 때문이다. 눈길을 걷다 보니 예상보다 힘든 순간도 있었지만, 겨울산의 멋진 경관 속에서 뜻깊은 추억의 시간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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