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한 산맥으로 충북과 경북의 경계를 이루는 소백산은 우리나라 12대 명산 가운데 하나로 봄이되면 잇달아 피어나는 꽃으로 “천상의 화원”에 비유된다. 비로봉을 비롯한 국망봉, 연화봉에 진달래 군락지가 넓게 산재해 있고, 5월 하순에는 분홍빛 철쭉이 푸르른 초원의 주목군락과 어우러지는 철쭉명산이기도 하다.
△산행코스 : 천동주차장 → 천동쉼터 → 천동삼거리 → 비로봉 → 제1연화봉 → 연화봉 → 제2연화봉 → 죽령탐방지원센터 .. (약 18.2km, 9:47분 소요)
철쭉이 만개하기에는 조금 이른 시기이지만
소백산은 철쭉이 아니어도 4계절 언제나 아름다운 산이다.
부드럽게 펼쳐진 산정의 푸른 고원에서 만나는 싱그러운 봄의 정취를 기대하며 천동에서 산행을 시작한다.
“... 오르기 힘든 산은 있어도 결코 오를 수 없는 산은 없듯이
산은 끊임없이 도전과 인내의 정신을 일깨워 준 나의 소중한 스승이었습니다...”
(다리 앞에 세워진 산악인 허영호 기념비문 중에서)
다리안폭포를 보기 위해 잠시 계곡으로 내려가 보았지만
바위절벽 뒤에 있는 폭포를 제대로 사진에 담으려면 시간이 꽤 소요될 듯 하여 포기했다.
다리안폭포는 폭포가 위치한 지역으로 들어오려면 입구 골짜기에 놓여 있었던 구름다리를 건너야만 했다고 하여 다리안폭포(橋內瀑布)라는 이름이 붙여졌다고 전해진다. 폭포수의 흐름은 삼단 폭으로 크고 작은 소(沼)를 이루고 있으며, 용이 승천할 때 힘껏 구른 발자국이 크게 찍힌 곳이 소가 되었다고 하여 용담폭(龍潭瀑)이라고도 부른다. (다리안폭포 안내문)
입구에서 다리안폭포는 제대로 보지 못했지만
계곡을 따라 오르며 폭포수 같은 멋진 계곡의 풍경들을 계속 만날 수 있다.
무심코 지나치기에 아까운 아름다운 계곡풍경이 계속되고 있다.
계곡을 흐르는 물소리를 들으며 봄 기운이 완연한 울창한 숲길을 지난다.
이정표 기준으로 탐방센터에서 4.3km 거리이며, 비로봉까지는 2.3km 남은 지점이다.
민백이 대궐터의 너덜길을 올라 능선에 이르니 뒷쪽(西)으로 전망이 트인다.
오른쪽에 금수산(1,015m), 가운데에 충주호를 사이에 두고 솟은 말목산(720m)과 제비봉(721m)이 보이고
제비봉 뒷쪽에 월악산(1,097m)이 연무에 싸여 희미하게 보인다.
능선에서 천동삼거리로 향하는 비로봉 서북쪽 일대는
소백산의 상징 중 하나로 천연기념물(244호)로 지정된 주목군락지이다.
주목군락지를 지나며 제철을 만난 야생화들도 제법 만날 수 있다.
연영초는 우리나라 경북(울릉도), 강원, 경기 이북의 산지에서 자라는 다년생 초본이다.
( ※ 연영초 )
깊은산 습기가 많은 곳에 자생하며 여름매미꽃 · 하청화 · 노랑매미꽃이라고도 한다.
( ※ 피나물 )
줄기와 가지의 꼭대기에서 갈라진 여러 대의 긴 꽃자루 끝에 1송이씩 하얀 꽃이 핀다.
깊은 산지의 응달이나 물가에서 자라며 어린 순을 나물로 먹는데 매운 맛이 있다고 한다.
( ※ 는쟁이냉이 )
강원도의 산지에 분포하며 우리나라에만 자생하는 특산 식물이다.
꽃의 모양은 소백산 깃대종으로 소개되고 있는 모데미풀과 유사한 듯하다.
( ※ 홀아비바람꽃 )
모데미풀 (소백산국립공원 깃대종) .. 미나리아재비과에 속하는 모데미풀은 한국의 특산식물이다. 4~5월에 흰색 꽃이 피며 한라산부터 금강산까지 넓게 분포를 하고 있고 특히 소백산국립공원의 비로봉과 연화봉에 많은 개체가 서식하고 있다. 지역적으로는 광범위하게 분포하지만 쉽게 발견하기 어렵고, 개체군의 크기가 극히 작아 멸종위기에 처해 있다. (안내문에서)
천동삼거리를 지나 비로봉 일대에 군데 군데 군락을 이룬 철쭉이 보이지만 아직 개화가 덜 되어 있다.
세 갈래 길로 통하는 비로봉 정상은 끊임없는 산행객들의 행렬로 붐빈다.
때이른 더위로 햇빛은 따갑지만 바람이 시원해 잠시 휴식을 취하기에 알맞은 날씨다.
연화봉의 천문대와 제2연화봉의 강우관측 탑이 보이고,
그 왼쪽 뒤로는 흰봉산(1,261m), 도솔봉(1,314m), 묘적봉(1,148m)으로 이어지는 능선이 보인다.
산아래 멀리 순흥지가 내려다 보이고 오른쪽은 풍기읍 방향이며
아래 계단은 비로사를 거쳐 삼가야영장으로 이어지는 길이다.
왼쪽 어의곡삼거리를 지나 오른쪽 국망봉으로 완만하게 능선이 이어지는데
군데 군데 분홍빛으로 물든 모습이 확연하게 구분된다.
정상 조망을 둘러보고, 점심을 먹은 후 계속해서 연화봉으로 이어가기 위해 다시 비로봉을 내려선다.
5월 20일이지만 비로봉 부근의 철쭉은 아직 이르다.
비바람에 꽃망울이 많이 떨어졌을 수도 있겠지만 아직 개화되지 않은 꽃봉우리들이 많이 보인다.
철쭉은 무리지어 피어난 화려한 모습도 아름답지만
꽃송이의 그 연한 질감과 매혹적인 연분홍 빛깔에 반하지 않을 수가 없다.
비로봉 아래 드넓은 초원지대에 주목지킴터가 외롭게 자리하고 있다.
궂은 날씨에는 이곳을 지나는 이들에게 잠시 휴식처가 되기도 하는데, 늘 지나치기만 할 뿐이다.
천동삼거리를 지나 연화봉쪽으로 향하며 아직은 철이른 철쭉의 개화 상태에 실망하여
계획했던 연화봉을 거쳐 죽령휴게소까지의 긴 산행을 계속할지 잠시 망설여 진다.
갈등 속에도 발길은 계속 연화봉쪽으로 향하고..
돌아보니 연초록으로 물든 비로봉의 싱그러운 봄빛이 꽃만큼이나 아름답게 다가온다.
능선을 온통 뒤덮을 정도의 화려함은 아니지만
순간 순간 마주치는 다양한 빛깔의 곱고 탐스러운 철쭉이 자꾸만 걸음을 재촉하는 듯하다.
지나온 길을 돌아보면 새롭게 펼쳐지는 싱그러운 산정의 봄빛도 오래오래 담아두고 싶은 풍경이다.
묵묵히 돌아앉은 뒷모습이 무척이나 고독해 보이는 이 바위도
이곳을 지날 때마다 잊지 않고 눈을 맞추게 될 것 같다.
연화봉쪽을 당겨보니 정상부 능선을 물들인 분홍빛이 드러난다.
금계호와 풍기읍이 내려다 보이는 남동쪽 금선계곡의 시원한 조망도 이 지점에서 보이는 절경중의 하나이다.
나무들이 우거진 숲속에 키가 큰 철쭉들은 바람의 영향을 덜 받은 듯 비교적 싱싱하게 꽃을 피워내고 있다.
제1연화봉 정상부는 야생식물 보호를 위해 출입이 금지되어 있어
능선에서 곧장 연화봉으로 향한다.
제1연화봉을 내려서며 만나는 철쭉은 지금까지보다 좀 더 화려한 분위기를 보여준다.
길가에는 제철을 만난 벌깨덩굴이 지천으로 피어 눈길을 끈다.
( ※ 벌깨덩굴 )
오후가 되니 연화봉 정상에 인적이 끊겼다.
오늘은 연화봉을 거쳐 비로봉으로 향하는 사람들은 꽤 있었지만
거꾸로 비로봉에서 연화봉쪽으로 오는 사람은 거의 보이지 않았다.
왼쪽부터 제1연화봉, 1382, 1399, 1409, 비로봉, 국망봉..
봉우리 주변마다 분홍빛이 또렷하다.
원경은 연무로 희미하지만 화려한 철쭉이 풍경을 살리고 있다.
남쪽으로는 희방사 코스로 이어지는 능선이 보이고
오른쪽 멀리 죽령을 사이에 두고 솟은 도솔봉이 보이는데
도솔봉 너머 묘적봉까지 소백산 국립공원에 속하는 구간이며, 백두대간이 이어지는 산들이다.
이제 제2연화봉을 지나 죽령으로 하산한다.
이 구간은 대부분 포장도로이며 햇빛에 많이 노출되는 비추구간이다.
이곳의 풍경이 소백산 철쭉의 하일라이트를 보여주는 경관 중 하나일 듯하다.
비슷한 장면이지만 여러번 봐도 지루하지 않은 멋진 경관이다.
천문대를 지나며 길은 계속 포장도로로 지루하게 이어지는데
딱딱한 시멘트 바닥과 따가운 땡볕을 거의 피할 수 없이 걸어야 한다.
길은 제2연화봉 정상을 우회하고 정상에 오르는 길은 반대편에 있다.
연화봉에서 2.7km, 죽령까지 4.3km 지점이다.
삼거리 한쪽에 백두대간 제2연화봉 기념비가 세워져 있다.
정상에는 대피소와 강우레이더 건물의 산상전망대가 있는데, 오늘은 갈길이 멀어 생략한다.
계속해서 길은 시멘트 도로로 이어지고 가끔 왕래하는 자동차가 사람을 더 힘들게 한다.
이 코스에 등로가 따로 조성되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 ※ 소영도리나무 )
자연생태계보호와 탐방객 안전을 위해 차량출입을 제한하지만
하산하는 사이 천문대와 관측소 관계자들의 차량인지 오르내리는 차량이 꽤 많았다.
지루한 시멘트 포장도로를 내려와 죽령휴게소에 도착하여 오늘 산행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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